너무도 좋은 책 한권을 소개해드려요.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저처럼 가슴 따뜻한 시잔 보내셨으면 좋겠어서요.이 책은 음..혼잡하지 않은 건물들 사이에 한 3층정도? 슬라이드식 통유리를 활짝 열어놓으면 빼곡한 나무들의 우듬지가 보이고 그 사이로 지나는 바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어떤 느낌인지 아시려나? 한여름보다는 살짝 단풍이 들어가는 초가을정도의 그런 느낌이 가득한 책이었어요.제목이 '편지 가게 글월'이어서 나도 모르게 현대시점 책이 아닐꺼라고 생각했었드랬죠. 요즘처럼 메신저로 연락주고 받는 시대에 편지 가게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듯해서리.. 당연히 과거 시대 얘기라고 생각했나봐요.근데 책의 질감까지 편지를 읽는 기분의 물씬나는 책이었어요.작가님의 글체도 너무 예쁘고 햇살에서 향기가 나는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데.. 오히려 그런 문장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답니다.^^음..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썼던게 언제였던가 생각해봤어요.십여년전 애인이던가 ^^;마지막 편지를 받아본건 또렷하게 기억이나요. 소개팅에서 만났었던 아무개씨. 두번째 만남에 너무도 단정한 글씨체로 손편지를 전해줬었드랬죠^^..그러고 보니 손편지를 받은 기억은 이렇게 또렷하네요..그만큼 손편지라는 게 받으면 담고있는 정성이 느껴져서 기억이 오래가나봐요.요즘에는 독서노트도 핸드폰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필사노트 등을 쓰지 않으면 펜을 직접 들고 종이에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하게 되는일이 없는 것 같아요.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글씨체 역시 다른것 같은데..그 사람 특유의 글씨체가 있어서 전 우리 언니.오빠.아빠. 엄마의 글씨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답니다. 이 책에는 많은 편지들과 사람들이 나오는데..각자의 인물에 따라 글씨체도 달라서 글씨체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편지 가게 글월'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면 쉬는 날 당장 달려가보고 싶은 장소예요.. 살구빛 벽도 보고싶고 예쁜 편지지도 보고 싶고. 구군가가 적어놓은 편지를 읽어도 보고싶고 그곳에 앉아 나도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고도 싶네요. 만약 원철씨 편지를 그곳에서 읽었으면 폭풍오열로 힘들었으려나? ^^;로맨티스트 원철씨 때문에 눈물나서 혼났어요. 원숙씨를 향한 마음이 편지를 뚫고 나와 고스란히 전해져서리ㅠㅠ연희동 '글월' 너무 방문해보고 싶네요. 왜 서울에는 이렇게 멋진곳이 많은겁니까! 전주에도 분점 내주세요! 한옥마을과 너무 어울리겠구만요 ㅠㅠ이 책을 읽고서 누군가에게 글월을 써보고 싶어지는 책이었답니다.그래서 서평을 이렇게 손글씨로 써 보아요 ^^;인친님들도 분명 저와 같은 마음이 드실꺼예요~~너무나도 좋은 책 감사했습니다.조금쯤 단순한 일을 반복하며 효영은 마음 한쪽에 생긴 생채기를 자기도 모르게 어루만지고 있는 중이었다.p.022제가 사는 곳 건너편에는 편지지를 파는 편지 가게가 있어요. 가게 이름은 '글월'인데, 글월이 편지를 높여 부르는 순우리말이래요.평소에 무심코 쓰는 단어를 더 높이고 소중하게 부르는 단어가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스마트폰 하나로 24시간 타인과 연결되는 세상에편지를 높여 부른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 궁금해지기도 했고요.p.046뭐라도 주고 싶다는 손님의 마음이 눈에 선해 거절할 수가 없었다. 손님이 글월을 떠나자, 효영은 봉지에서 오이를 하나 꺼내 아삭! 씹었다. 입안 가득, 싱싱한 여름이 부서졌다.p.111타인의 물건을 똑같이 소중히 여겨 주는 마음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 서른이 넘지 못한 효영이었지만 그 마음이 귀한 거란 것쯤은 알고 있었다.p.114글월에 흐르는 고요한 음악을 듣다보니. 호영은 문득 누군가의 옆에 무해하게 남는다는 것이 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도록 옆에 있어도 괜찮은 것들은 결국 나를 바꾸려는 의지가 없는 것들이었다. p.135"부담 갖지 마세요. 편지는 편지예요. 그냥 마음만 담으면 되는." "그게 제일 어렵지 않아요?"p.177결국 글이라는 건 과거라는 우물에서 길어올린 물 한 동이라는 재료가 필요했다. 서툴고 부끄러워도 물 한 동이를 퍼내야 다음 할 말이 차올랐다. 그렇게 과거라는 우물을 정화한 사람은 현실에서도 자기 마음을 투명하게 볼 줄 알았다.p.205하지만 찬란히 부서져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절대 실패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찬란하게 부서졌다는 결과를 얻은 거죠. 물론 꿈 을 상실한 시간을 견디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살다보면 또 설레는 일은 생기거든요. 진짜, 언젠가는요.p.245꿈을 가진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거 진짜 귀한 거거든요. 힘들지만 세상에서 나를 설레게 만드는 게 존재한다는 거요.p.313속초를 다녀오고 나서 그날의 내가 충분히 멀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어떤 감정은 눈앞에 너무 찰싹 붙어 있어서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으니까요. p.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