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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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만났다고 믿었다. 어쩌면 악마인지도 몰랐다. 그냥 두 존재가 동시에 나타났구나 싶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을 향해 웃는 쪽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자비로운 신인지, 짓굿은 악마인지ㆍㆍㆍㆍㆍㆍ.
p.042

평생을 오직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수많은 '나'들이 찰나에 존재했다, 덧 없이 사라지고 다시 존재함을 반복하는 것뿐이었다. 탈피하고 그 껍질을 버리는 갑각류처럼,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p.097

"아니면 양쪽 모두지요. 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살지 않습니까. 결국 손님의 시간도 언제나 과거와 미래가 뒤섞여 있을 뿐입니다."
p.141

미래를 보여 주는 건 그리 중요치 않았다. 정해진 미래대로 가는지, 아니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지는 결국 행동의 문제니까. 바텐더 말처럼 똑같은 미래를 보고도 한 카페는 그 길을 따랐고, 또 다른 카페는 다른 길을 선택할지도 모르니까.
p.173

어른들이 그러잖아. 살면 다 살아진다고. 뒤돌아 볼 것도 없고 너무 멀리 내다볼 것도 없고, 그냥 지금 발끝만 보고 가면 어디라도 도착해 있는 거야. 결국 사는 건 다 위대한 일이야.
p.253


지금 티비에서 엄청 인기많은 드라마 '선재업고튀어'가 생각나는 책이었다.
모든 타임슬립물이 그러하듯 결론은 현재의 삶에 충실하자!가 아닐까..
과거에 대한 후회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아주 쓰잘데기 없는 일일뿐.
과거는 흘러간대로 다가올 미래는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오도록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중학교때부터 단짝이었던 나우와 이내 그리고 하제.
현재의 나인 나우는 하제와 사랑하는 사이인데..
원래 하제는 나우의 단짝이었던 이내와 연인사이였다.
불의의 사고로 열아홉에 세상을 떠난 이내.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연락이 닿으며 이내를 추억하다 자연스레 연인이 된 나우와 하제.
나우는 하제에게 프로포즈를 준비하고 길에서 만난 낯익은 검정 고양이를 따라 갔다가 이름도 없는 바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곳의 바텐더 왠지 뭐랑 닮은듯 하고..
그가 만들어준 칵테일을 마시고 15년전 고등학생이 되어 깨어난 나우.
이렇게 다시 돌아온 과거에서 나우는 어떤 결심을 하게 되련지..
모두가 단짝인 이내가 죽었으니 그를 살리기위해 돌아가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할듯하다.
하지만 현재의 나우에게는 하제가 있고..과거를 바꾸면 하제와 함께 할수 없을것 같고..이내를 구하면 하제를 잃을것 같고..
이내도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타임슬립 소설이라 읽는 재미도 좋았지만 한 시점이 아닌 후회가득했던 여러시점으로 돌아가서 그 후회의 과거를 바꿔보려하지만 이미 흘러버린 과거는 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음을..
후회하는 삶보다 그저 받아들이고 현재의 삶을 만끽하길 바라는 소설이라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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