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마르셀 뒤샹의 샘.미술의 개념을 어디까지라고 해야하나에 대한 논란으로 유명한 작품인데..이 책은 그런 미술계의 논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작품이었다.한국을 대표하는 고혼기 화백. 1980년대 나신시리즈 작품은 엄청난 고가로 거래되기도 하는데.. 이제 고령으로 더이상 그림을 그릴수 없게 되고..나신시리즈의 주인공이자 고혼기 화백의 뮤즈였던 어머니의 화랑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매혹적인 대표 김지연. 그녀는 고혼기를 발견하고 성장하게 만든게 어머니가 아니라 자신이었다고 생각하며 다시한번 갤러리 나래를 키우기 위해 고혼기 전시회를 기획하며 어시스턴트를 고혼기에게 소개한다.도박에 빠져있지만 작품은 완벽하게 위작하는 어시스턴트..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거나 포기해야 하는데 그러고싶지 않아 독신주의를 선택했던 고지식한 변호사 홍정훈..그가 김지연을 만나게 되면서 강력한 대권후보로 올라오게 된다.마약밀매조직 골든 게이트를 조사하던 후배 형사 김지환이 총상으로 죽고 그의 죽음이 골든게이트와 비리가 있었다는 식으로 종결되자 강청식 형사는 직접 골든 게이트 회장을 만나러 가는데..총성이 들리고 정당방위로 총을 쐈다고 말하는 강청식..고혼기의 위작 스캔들과 경찰 강청식이 어떤식으로 이어질까 했는데..읽다보니 이런식으로 엮이게 되고 이런식으로 결말이 나는구나 싶어 씁쓸했다.나처럼 예술쪽을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과 예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읽는 이 책은 어떻게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게 될지 궁금해졌다.단순한 그림이 아닌 금전적으로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진 작품들.나와는 다른 세계의 모습들이어서 신선했다*오타*133페이지 '1980년대의 것이라고 아니라는결과가 나왔다죠?' 138페이지 '계속 빈정대시는구요.' 215페이지 '하찰 것 없는'*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그림은 영혼이 스민 손에서 나오는 것이라네. 화가의 살아 있는 몸에서 나오는 것이지.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몸은 일종의 깊은 우물이라네. 작품을 건져 올리는. 자네 도 다 알고 있는 얘기이지 않은가?p.070"전부 다? 대신 그려주는 건가?" 홍정훈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숨기려 했지만 목소리에 동요가 묻어났다. 그는 사실 좀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남이 대신 그림을 그려주는 화가도 있다는 말인가? 금시초문 이었고, 거짓말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면 그 그림은 누구의 작품이 되는 거지?p.079"그런데 형사님, 그렇잖아요. 모든 애정을 깊이 지니다 보면 사물에 애착을 갖게 돼요. 애착은 사랑이 깃든 집착이죠. 거기서 의심이 시작한답니다. 뭔가 처음과는 다른데 하면서 흠을 찾게 되고요. 그분이 너무 고혼기 화백님의 작품을 사랑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 같아요. 형사님들은 그림에 애착을 가져본 적이 없으시죠. 그래서 양회장님을 이해 못 하실 수도 있어요."p.135강청식은 사람이 사람에게 첫눈에 반해서 진실한 사랑에 빠져들 수 있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말 따위를 믿지 않았다. 결국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데는 여러 합리적 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게 되는 데여 러 이유가 있는 것처럼.p.164결국 진품과 위작의 차이를 만드는 건 그 스탬프 뿐이군. 화가는 결코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위작하지 않는다. 위작의 여부는 화가 스스로가 판단한다. 예술에 문외한인 나 같은 어중이떠중이들이 아니라.p.229~230"아마 고혼기 화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자신은 지금 1980년대를 현재로 소환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러니깐 1980년대 작품이라고 명명을 하는 것만으로 1980년대 작품이 된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잖아. 고혼기 화백은 자기 작품을 소재로 하여 새로운 개념미술을 하고 있는 거지."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