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박서련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 최초의 서구식 끽다점. 아니 북촌 일대에 처음 들어선 서구식 끽다점 카카듀!
1920년대.. 집안 대대로 의관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 이경손. 자연스레 의원이 될거라는 주변인들의 생각과 달리 대대로 역관집안에서 태어나 수재소리를 듣다 별안간 목사가 된 매형에게 반해 있던 이경손. 그를 따라 교회 활동에 빠져 지내다 시들해졌을 무렵 문학을 만난다.
영화 감독이 된 이경손의 이야기와 홀로 부산으로 촬영을 내려와서 마주친 매력적인 여성 앨리스가 매형의 첫째딸 미옥임을 알게되고..
앨리스와 함께 서양식 카페 끽다점을 오픈하고 '카카듀'라는 이름을 짓는다.
100년전의 우리 나라의 모습..
그때의 영화감독.배우.예술가들. 그리고 독립운동가 등 많은 이들이 등장하며 나에게는 너무도 낯설면서 신비로운 1920~30년대의 경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책의 주인공인 이경손이 실존인물인것조차 몰랐던 1인.
실존인물임을 알고보니 소설보다 다큐를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그 혼란의 시대에도 예술은 계속되고 있었고..누군가는 독립운동을 위해 힘쓰고..누군가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불안해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던 카카듀! 이름마저 매력적인 카카듀!
영상화 되면 너무 좋을꺼 같다.^^
그리고 현앨리스 미옥이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부산에서 처음 마주쳤을때는 단순히 세련된 여성상이구나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녀의 과거와 카카듀를 오픈하게 된 배경들을 모두 알고나서는 헉!했다는~~
앨리스의 이야기가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직은 내게 이 도시가 아무렇지 않지가 아니하구나.
그런 줄로 알고 찾아온 도시에서, 아무도 쫓아내지 않았는데도 마치 쫓겨나는 모양으로 나는 가고 있었다. 마치 곰처럼. 사냥에 실패하고 진이 빠졌으나 곰이라서,사람이 아닌 곰이라서 할 수 없이 네발로 기어야 하는 것처럼.
p.072

그러고 보면 나는 부산에 다 두고 온 게 아니었다. 그곳에서 운규를 얻었으니까. 부산에서 나도 모르게 잃었거나 두고 온 것들 모두와 합쳐도 견줄 수 없이 귀한 나의 배우, 나의 동료, 나의 라이벌.
이제 와 생각하면 운규에게 가장 미안하다
p.089~090

"악의 없는 헛소문이라도 큰 피해를 낼 수 있지요. 그런데 누군가를 무너뜨리려고 거짓을 꾸며내는 인간도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인간은 입체적이지만 표정은 앞면에만 있어요."
p.189

카카듀는 정말로 카카듀였구나.
우리가 함께 만든 가게는 그야말로 거짓의 전당이었구나.
나는 내가 배우인 줄 알았지만 나 또한 관객 중 하나였구나.
p.290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더는 카페를 찾지않는 손님들을 이해하듯 앨리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야 나는 감독이고, 배우고, 이야기꾼이니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나의 특기라야 하니까. 끝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나 자신뿐이었다.
p.303

#카카듀 #경성제일끽다점 #박서련 #안온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