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이해솔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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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나는 죽을때까지 한 발자국도 내딛어보지 못할 곳임을 알기에 그곳에 대한 열망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다녀온 사람들은 대체 뭘 깨닫기 위해 그 고행을 선택하는건지.. 아니면 뭔가를 버리기 위해 그러는것인지.. 궁금할뿐이다.
책의 제목은 왜 산티아고로 도망 갔을까 이지만. 도망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망은 이곳이 싫어 다른 곳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며 떠나는거지만. 작가님은 다시 돌아올 힘을 키우기 위해 그곳을 선택하신 거니까 도망은 아닌걸로~~~
다시 돌아왔을때 스펙타클하게 큰 변화는 없을꺼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올 아주 작은 힘을 얻는것만으로도 값진 시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단순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나로써는 그곳을 걸어볼 자신은 없지만 책 속에 나와있는 모든 장소들을 눈으로 보고싶기는 하다. 작가님 사진을 너무 잘 찍으셨다. 나도 가보고 싶은데 걸을 자신은 없고...

원래 의도와 달라졌다고 해서 즐기지 못하는 건 시간이 아까운 일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세라비, 하기로 했다.
p.031

순례길은 무언가를 얻으러 와서 결국은 비우고 가는 길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굳이 이방인이 된 이 길에서 나는 무엇을 비우고 또 발견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p.121

이길 위에는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있을 뿐이다.
벌레를 싫어하는 나,
목이 마른 나,
사람을 좋아하는 나,
틀에 박힌 걸 싫어하는 나,
빨리 다음 목적지로 가고 싶어 하는 나.
p.134

매일 걷는 사람들이 바뀌는 길이고, 목적도 달라지고 있다.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진실을 순례길이 담담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p.156

생각보다 삶에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을 나는 순례길에서 깨달았다. 불행을 기꺼이 마주하고 삶의 태도를 스스로 결정한다면, 내 삶은 가치있게 빛날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새벽부터 성실하게 걸으며 평범하게 마주했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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