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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소원
유은정 지음 / 반타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진짜 경고하는데 절대 저녁에 읽지 마세요.
무서운 걸 잘 보는 편도 아닌데 여름만 되면 왜 이렇게 호러 소설을 읽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 여름은 특히 무더웠는데 이 소설 덕분에 조금은, 아주 조금은 시원했던 것 같다.
여고를 배경으로 무서운 얘기를 한다길래 기껏해야 교실 정도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 소설은 더 깊은 심연을 건드렸다.
수영과 발레를 섞은 ‘아티스틱 스위밍’.
배주아는 우수한 선수인 송혜송과 함께 이번 듀엣을 해야 했다. 송혜송이 아니면 안 된다. 송혜송이 아니면 12월 국대 선발경기가 물건너간다.
하지만 혜송은 이미 사랑이라는 파트너가 있었다.
주아는 그런 사랑을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김사랑…걔만 없으면 자신이 송혜송의 파트너가 된다.
인영여고에 또 다른 혜송이 전학왔다.
엄혜송은 평소 송혜송을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광팬 구다은과 친해진다.
사실 책 초반에 이미 불행소원을 비는 법이 나와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마다 의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와중에 전학생이라니. 엄혜송은 독자의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어쩌면 그것까지가 작가의 큰 그림일까.
하여튼 사춘기 여고생들은 제각각 시기와 질투, 그리고 수상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자 남몰래 품어왔던 아이들의 불만을 해결해줄 ‘불행소원’
불행소원은 수영장 물을 그릇에 담아 불행소원을 빌고 그 물을 불행 당했으면 하는 사람의 몸에 뿌리면 된다. 이때 물이 마르기 전에 상대의 몸에 닿을 수 있는 소유물에 적셔도 된다.
그래서 나중에는 아이들이 떨어진 물만 봐도 닿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모습이 나온다.
소원이 이루어지면 불행을 당한 상대에게 불행을 비는 법이 적힌 메시지가 전달된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쉽게 말하자면 이거다.
a가 b의 불행소원을 빌었다. 내용은 지난번처럼 다치게 해주세요.
a의 소원이 이루어진 시점에 b의 핸드폰으로 ‘불행소원을 비는 법’ 문자가 가게 된다.
도대체 왜 이런 장치를 넣었을까 생각해봤는데, 불행소원을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널리 퍼지길 바라는 나쁜 마음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더 무서운 것은 불행소원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당신의 불행소원을 빌었을 수도 있다.
내 목 뒤에 떨어진 물 한 방울이 어쩌면 불행소원을 빈 아이가 수영장에서 가져온 물일 수도 있다.
피할 수는 없지만 알게 된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독성의 불행소원.
당신이라면 그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한 입도 먹지 못하고 떨어뜨리는 장난스러운 소원을 빌 것인가,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죽어버리라고 빌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