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으로 들어가기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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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또 한 권의 인생 작품을 만났다.

마치 <가재가 노래하는 곳>,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는 느낌이었다. 

등장인물, 전개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분위기가 비슷했다.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엄마는 죽었어요.”

“두 달 전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이다는 엄마를 죽였다. 하지만 죽이지 않았다.

이다는 덤덤했지만 매우 위태로웠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나가서 걷거나 뛰었고, 혼자 숲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에는 저 먼바다까지 자기 몸을 던지기도 했다.

이 모든 건 이다가 엄마를 죽였기 때문일까.

이다의 엄마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었다. 이다는 엄마의 죽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엄마를 죽였다고 했다.


엄마가 죽고 이다는 집을 떠났고, 멀리 떠났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흐르는 강물처럼> 모두 주인공을 지탱해 줄 무언가가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이 마리안네, 혹은 크누트였다고 생각한다.

낯선 여자아이에게 기꺼이 자신의 가게에 알바 자리를 내어주고 집에 들인 크누트와 마리안네.

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아무리 우울하고 힘들어도 결국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이다는 마리안네와 크누트를 통해 엄마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자꾸만 엄마를 자신이 죽였다고 하면서도, 엄마와 재미있는 기억은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도 엄마를 떠올리는 이다의 모습이 마치 열한 살의 어린아이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삶의 의지를 잃고 정처 없이 헤매는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의 완벽한 결말은 무엇일까?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 엄마와 완전한 작별을 고하는 것?

솔직히 마지막으로 갈수록 불안했다. 바로 마리안네의 병 때문이었다.

하늘도 무심하지. 이다에게 마리안네까지 빼앗을 셈인가 싶었지만 다행히 그러진 않았다.

독자는 결말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 좋았다.

나는 마리안네가 이다와 함께 오래 살아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이다의 곁을 빨리 떠나도 전부 좋았다. 어떤 결말이든 좋았을 것 같다.



비, 폭풍, 바다. 

이런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불안하고 위태로웠는데 

이제 종종 비가 올 때면 이다가 생각날 것 같다.

또 어디선가 저 수평선 너머를 향해 위태롭게 헤엄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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