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버블 ㅣ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중앙의 아이들은 모두 눈을 감고 생활한다. 버블 속에 갇혀서.

갇혔다는 표현이 맞을까? 그들은 버블 속에서 생활하는 것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주인공 ‘평가자 07’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버블은 공동체의 모든 공간을 나누는 데 쓰이는 물체이자 인공지능이다. 

처음 버블이라는 말을 듣고 비눗방울을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더 단단하고 커다란 알이었다.

07은 다른 사람과의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하는, 서로 눈을 뜨고 마주하는 것을 꺼리는 사회에서 눈을 뜨지 않기를 다짐해야 하는 사람이다.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07은 중앙의 평가원에서 일한다. 그런 07에게 외곽에서 왔다는 126이 접근한다. 

“외곽으로 가고 싶지 않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126의 말을 듣고 외곽으로 향하는 07.

처음 버블에서 벗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눈을 뜨고 대화를 하는 것이 퍽 어색하기만 했다. 당연하다. 아무리 그런 삶을 상상해왔더라도 07은 평생 중앙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126은 07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하고, 외곽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든든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07과 126은 예미 주민과 평가자 사이를 넘어 더 친밀해진다.

그리고 07은 점점 알게 된다. 버블 밖의 외곽 사람들은 칭찬이 칭찬이 아닐 수도 있다고. 그들이 한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중앙에서 벗어나 외곽으로 간 07, 온영.

온영은 외곽 평가원에서 자꾸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중앙에서 배웠던 외곽과는 달랐다. 중앙에 나고 자랐던 온영은 자신이 아는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이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버블은 정말 온영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장치였던 것일까?

온영은 외곽으로 나갈 기회를 얻는다. 126, 즉 한결과 약속된 것은 아니었다. 온영은 두 눈으로 진실을 마주하려 한다. 완벽해 보였던 세계의 균열. 그 균열을 애써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그 균열을 메꾸려는 사람도 있다. 

온영은 그 균열 너머의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기꺼이 나서는 사람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