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요일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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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개체 수를 적정하게 유지해 환경 파괴와 식량난 등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인류의 공멸을 막는다는 목적하에 시행하게 된 인간 7부제. 

신청자는 17세부터 7부제에 속해 일주일 중 하루를 담당하여 살아가게 된다. 즉, 7명이 하나의 신체를 나눠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기 직전의 밤. 여의도 한강공원의 새해맞이 행사장에서 깨어난 현울림 또한 7부제 중 하나인 수인이었다. 현울림이 이곳에서 깨어난 것은 보디메이트인 화인이 이쪽까지 와서 혼을 바꿨기 때문이다. 울림의 보디메이트이자 이 몸의 화요일 주인인 화인은 강지나. 보디메이트끼리는 몸 하나를 공유하기 때문에 만날 수 없지만 울림과 지나의 인연이자 악연이 시작된 것은 한참 전이었다.



인간 7부제인 사람은 일주일에 하루만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의 혼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은 바로 ‘낙원’이다. 수인인 울림은 수요일을 제외한 요일을 가상 현식인 낙원에서 살아간다. 낙원이라 불리는 곳은 정신의 세계이다. 이곳에서는 상상만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토성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도, 라면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낙원에서의 행동은 기억 정보를 불러들이기 때문에 라면을 먹어본 사람은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정말 라면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맛을 느끼거나 무맛으로 먹게 되는 것이다. 




울림의 친구 김달은 울림처럼 인간 7부제에 속한다. 그런 김달이 갑작스럽게 울림에게 선언한다. 정자를 받아 임신했고 자신은 이제 7부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7명씩 보디메이트로 묶여 인간 7부제로 살아가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 사회 필수 인력으로 분류되는 전문직(예를 들면 의료진)

- 17세 미만의 미성년자(17세가 된 후 인간 7부제로 살아간다)

- 임신부

- 36개월 미만의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

- ‘환경 부담금’을 내며 살아갈 정도의 재력을 가진 자

이렇게 7부제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의 신체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365’라고 한다. 말 그대로 7일 중 하루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365일을 자신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김달의 경우 임신부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김달의 임신으로 일곱 사람이 공유하는 신체에서 임신의 주체인 김달만 남고 나머지는 방을 뺀다. 보딜리스의 그들은 다른 신체가 배정되고 임신부는 출산 때까지 매일 오프라인에서 지낼 수 있게 된다. 임신 중, 그리고 36개월까지는 김달이 365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는 다시 7부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달이 낸 아이디어는 낙원에서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의대 본과 1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의대를 졸업하여 병원을 차리고 환경 부담금을 낼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김달은 365로 살 수 있다. 

그리고 김달은 공동 양육자로 현울림을 올리려 한다. 딸아이를 찾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최사장과 로봇 금붕어가 의심되는 금붕어를 키우는 젤리가 아닌 이 세계를 좋아하는 현울림에게. 





그런 울림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된다. 수요일에 눈 뜬 울림은 낯선 장소에서 눈을 떴다. 요트, 다이빙 슈트, 오리발, 호흡기…그리고 낯선 사람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울림은 필리핀 보홀 지역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도중 무리를 이탈했고 이후 실종 48시간이 경과되어 사고사 처리가 되었다.

울림이 스쿠버 다이빙을 했다. 물 공포증이 있어 깊은 웅덩이 조차 밟지 않는 울림이 스스로 물에 뛰어들었다. 울림은 필사적으로 이 몸의 화요일 주인인 강지나의 흔적을 찾지만 재판결과 현울림의 영구 사망으로 끝나게 된다.



마지막 사망 신고를 하기 위해 임시로 몸을 받은 울림은 입안에 머금은 청산가리를 무서워할 새도 없이 살아나갈, 지나를 처벌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다 무국적자에 대해 알게 된다. 무국적자는 시민으로 위장하고 돌아다닌다. 부자에게 돈을 받고 폐기 직전의 젊은 신체를 구해다 준다, 심지어는 이미 신체 없이 낙원에서 혼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신체를 구해다 준다는 공무원의 말을 들으며 울림은 자신이 살 방법은 무국적자를 찾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울림은 무국적자들의 본거지로 알려진 여울시로 향하게 된다. 지도에도,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도시.


우여곡절 끝에 여울시에 도착해 새 신체로 넘어가기 전 임시 신체를 받은 울림은 자신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파헤치려 한다. 그때 무국적자들이 소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강이룬. 한때 강지나네 집에 세 명의 아이가 같이 살았었다. 강지나를 골탕먹이기 위해 접근했지만 끝내 빠져버린 것은 자신이었던 그 과거를 울림은 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무재라고 소개한다. 강이룬을 모른다며. 이 신체의 옛날 주인 이름이 맞냐며. 울림은 이룬의 모습을 하면서도 이룬이 아닌 그 아이가 신경 쓰였고 지난번처럼 놓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반드시 곁에 있으리라 다짐한다. 


갑자기 죽어버린 아이,

항상 그 아이의 전날에 살던 아이,

얼굴은 같지만 조금은 달라진 아이

 

울림은 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그 아이와 같은 요일에 살아가기 위해 죽음의 진상을 파헤친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과거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시작에는 울림, 지나, 이룬 만이 아니었음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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