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내려온 전화 부크크오리지널 2
글지마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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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과 연결되는 시간은 단 18분. 


당신이라면 과연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가?


단,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망자와의 통화 중에는 침대 밖으로 발가락 하나라도 빠져나오면 안 된다는 것.



한국형 저승 판타지 소설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진 이번 책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신과 함께>를 시작으로 한국형 저승의 모습을 자주 그려보았던 내게 이 책은 현실과 저승의 경계를 허물어 마치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저승차사의 모습을 그린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이지만 100% 허구가 아니기에 독자 스스로 다채로운 상상도 가능하고 인물에 이입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그랑께 우리 동니가 왜 펄랭이 마을인 줄 아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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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지천에 깔리는 꽃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는 펄랭이 나무다.


아직 찬 겨울바람이 꽃을 건드리면 팽이 돌듯 펄렁펄렁 떨어지는 펄랭이 꽃이 있는 매력의 동네 펄랭이 마을.


어딘가 옛 시골의 정취가 느껴지기도 하면서 1003호, 1동이라는 말을 들으니 현대의 복잡한 도시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펄랭이 마을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꼭 독자들도 자신만의 펄랭이 마을에 도달하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인다.


시골과 도시의 경계 그 어딘가. 그러면서도 위와 연결되어 있는 미지의 공간 펄랭이 마을. 현실적인 판타지 소설에 상상하는 재미까지 덧붙여져 재미있었다.




일. 통화국 대리인은 전화 연결 중에 근무지를 벗어나지 아니한다.


이. 통화국 대리인은 저승의 진실을 생자에게 묘사하지 아니한다. 


삼. 저승차사는 개인의 판단하에 생자의 죽음에 개입하지 아니한다.


통화국 대리인이 지켜야 할 수칙


판타지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세계관 규칙이다.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읽어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작가가 만든 세계관에 더 몰입하게 한다.


통화국 대리인, 전화 연결이라는 요소가 저승과 연결 짓기에 생소하고 어색해서 내용이 더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갔다.


이야기는 통화국 대리인인 한봄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의 사정도 물론 언급되지만 구구절절하게 에피소드 하나마다 풀어가는 게 아니라 정말 통화국 대리인 한봄을 중심으로 그녀가 파악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내용이 전개되다 보니 중심이 잡혀있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비슷한 다른 영화나 소설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1. 왜 저승사자라고 부르면 안 되나요?


저승차사에서 '차사'는 '임금이 중요한 임무를 위하여 파견하던 임시 벼슬'을 뜻합니다. 물론 '사자'라는 단어 또한 '명령이나 부탁을 받고 심부름하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둘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승사자'는 예로부터 죽은 사람의 영혼을 잡아간다는 '귀신'을 지칭할 때 많이 사용하였으니 앞으로는 통화국 대리인들을 '저승차사'라고 불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억해 주세요. 보름날에는 '통화국 대리인', 그믐날에는 '저승차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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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저승사자라는 말이 더 익숙했고 많이 들렸다. 그러다 점점 '저승차사'라는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사실 별다른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저승사자는 구식의, 저승차사는 신식의 이름인 줄로만 알았다. 실제 용어를 이렇게 스토리 내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주니 나도 몰랐던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하고 하는 일에 대해 더 명확해진 느낌이었다. 


추가로 통화 시간 18분에 통화 요금은 66만 8백 원. 거의 중반부에 이 내용이 나오는데 읽자마자 놀랐다. 그러면서도 그렇게까지 해서 전화를 하고 싶은 상대가 있을까 떠올리기도 했다. 어떠한 대가도 아닌 그저 통화 요금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현실적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별거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표현하는 그때가 나에게는 '뒤집어진 무지개'로 느껴졌다


작가의 말


<달에서 내려온 전화>를 쓰게 된 계기, 쓰면서 느낀 점을 담담하게 풀어썼다.


누구나 다 말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아닌 '뒤집어진 무지개'라는 표현을 쓴 작가.


그 구체적인 의미가 궁금해지면서도 느낌만으로 뭔가 전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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