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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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3일, 보컬 기리노 줏타 사망'




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했다는 이 소설의 작가 아오바 유.


작가 설명부터 흥미로웠다.


작가와 책 속 디테일이 나와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책 소개를 보며 더욱 기대되었던 책이었다.



이 책 속 주인공은 밴드 'the noise of tide', 파도의 잡음의 멤버 기리노 줏타이다.


하지만 목차 속에 나온 이름 중 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2019년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2006년, 2009년, 2015년, 2018년, 2019년을 거쳐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그리고 각 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줏타와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읽다 보면 어느새 에필로그를 읽게 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음악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어디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음악을 들으며 힘들었던 하루를 이겨낸 사람,


'그냥' 계속 음악을 하는 사람,


음악을 틀며 얽매여있던 과거를 풀어버리는 사람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기리노 줏타의 음악. 정작 줏타가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따로 길게 풀어쓰지 않았지만, 사람이 바뀌어도 항상 한결같은 그의 모습을 보며 그가 음악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예측해볼 수는 있었다.




바람이 멎은 새까만 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이즈


예감은 아직 허상일 뿐


파도만이 반복되지



멀리서 울리는 천둥소리


물결치는 너의 원피스


마음을 흔들어놓네


견딜 수 없이 초조해



언제까지나 길 위에 서 있어


소원을 되풀이하면서


수평선 저 너머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줏타와 나쓰카의 추억을 담은 이 노래가 전혀 다른 사람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고,


결국 시간이 지나 간접적으로 그들이 만나게 될 수 있었다.


'수평선 저 너머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이라는 가사는 이미 세상을 떠난 줏타가 나중에 다른 곳에서 나쓰카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되지 않을까. 그들의 만남은 짧고도 강렬했으니 말이다.



같은 소원을 세 번 빌면, 세 번째에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미신.


처음에는 같은 사람이 소원을 세 번 빌면 그 세 번째에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같은 소원을 a, b, c가 빌면 그 소원은 마지막 c에게 이뤄진다는 말이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등장하는 단 하나의 소원. 살짝 초초하게 숫자를 세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소원은 누구에게 갔을지 말하면 너무 큰 스포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참 따뜻한 곳에 그 소원이 도착했다는 것이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모두 이어져있는 것이 놀라웠다.


다른 인물이, 다른 연도에 각각 줏타와 연결되어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인물과 인물끼리도 언젠가 본 적이 있고, 거대한 사건에 영향을 준 인물도 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는 줏타가 있다.



이 책의 원제는 '風に溺れる', 바람에 빠지다였다.


원제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니 저 제목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지만,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제목도 마음에 든다.


신기했던 것은 목차에 나와있는 각 장의 제목은 실존하는 곡명에서 따온 것이라는 점이다.


찾아보니 정말이어서 책을 다 읽고 노래를 꼭 찾아보았으면 좋겠다. 이런 사소하고 재미있는 디테일이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우리나라에 아오바 유의 소설은 이 책 한 권만 번역되었다.


이 책이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첫 번째 소설도 궁금해진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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