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듣기를 최대한 늦춰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 어떤 소제목보다 이것이 가장 궁금했다.
듣기를 늦춘다? 어째서? 화가 나거나 너무 흥분한다면 말을 실제보다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늦춰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슷한 맥락이다. 내가 말을 할 때 아무리 진심을 담더라도 때론 너무 과장되게, 때론 너무 적게 내 입을 떠나게 된다. 이미 내 입에서 떠난 말들은 다른 사람의 귀에 도착해 떠다니게 된다. 내가 하려는 b라는 말이 그 사람에게는 d라는 비슷한, 하지만 다른 말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비난이나 칭찬 듣기를 늦춰야 한다. 이는 상대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우리가 듣기를 적당히 늦춰 듣게 되면 그들의 말을 더 잘 듣게 되는 신기한 일이 생긴다.
반대로 말하는 이도 마찬가지다. 듣는 이가 듣기를 늦추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말하는 이가 말하기를 늦추는 것이다.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마음을 정리한 후에 내뱉는 말에는 가시가 없다. 과도하게 질소가 포장된 과자봉지가 아니라 맛있는 과자가 알차게 들어있는 가성비 갑 과자봉지, 아니 이야기봉지가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것은 너무 과장된 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내가 읽고 싶은 부분을 되돌아볼 수 있고, 되짚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멈춰 생각해보았다. 너무 공감이 되서, 이런 마음도 있구나 싶어서, 이건 배울 부분이구나 싶어서 등등.....
아마 인간관계에 너무 지치거나 고민이 많을때도 이 책을 찾게 되겠지만 나는 그보다 그냥 갑자기 나를 되돌아 볼 때! 이 책이 생각날 것 같다. 다른 이와 트러블이 없더라도 갑자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때 이 책은 내가 실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책, 그럼에도 실수를 했을 때 '괜찮다' '너만 그런게 아닐걸?'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