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논어 - 자신을 갈고닦는 200가지 문구
미사키 류이치로 지음, 이소담 옮김 / 스카이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나도 그랬다. 이 책 서론에 적혀있는것처럼 논어는 도덕규범을 다룬 책인것 같아서 덮어놓고 읽을 마음이 나지 않았다.

게다가 조선시대에 유교는 기득권자들의 정치적도구로 전락하게 되면서 반상의차별, 적서의차별, 남녀의 차별을 조장하는데 일등공신이 아니던가..

그래서 무턱대고 논어에 대한 반감이 있었나 보다.

 

그런데 요즘 서점가에 논어열풍이 부는것을 보면서, 한권쯤은 읽어봄직하지 않나? 하는 마음에서 이책으로 논어의 맛을 살짝 보게되었다.

우선 저자가 일본인이다. 한자로 쓰여진 논어를 일본어로 풀이하고, 그것을 한국어로 다시 번역한 책이다.

몇번의 번역과정을 거쳤지만 뜻이 명료하게 잘 전달되어 쉽게 읽을수 있어 좋았다.

논어를 주제별로 20가지로 나눠서 학이편~ 요왈편까지 한권으로 논어를 맛볼수 있다는 점이 이책의 강점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반드시 행간의 의미를 조목조목 살펴가면서 읽어야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용을 보면 공자는 시종일관 군자와 소인을 나누면서 (소인과 여자를 같이 묶기도) 우리가 군자의 속성과 행동을 닮아갈것을 권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군자는 좋고, 소인은 나쁘다는 것을 넘어 마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것처럼 군자와 소인은 결정론적이라는 느낌마저 들게하는것이 조금 거슬렸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책 한권을 다 읽고나니, 공자가 말한 군자와 소인은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라 소인이 노력하면 군자가 될 수 도있고, 군자가 자칫하면 소인이 될 수 있는것처럼 군자와 소인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한다는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동서고금을 막론한 고전의 으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질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정신을 가진 인간들은 정신과 물질사이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이때에

도덕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을 밝혀놓은 논어가 다시 회자되는것은 시대의 요구일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어떻게 사는것이 인간다운 삶인지 그 길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