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아침
한희수 지음 / 은(도서출판)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작가에게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도대체 작가는 이런 소설을 왜 쓰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이야기는 소설이라 말할 수 있지만 한편의 예술 작품이라는 문학적 시각에서 평가하면

과연 이런 소설도 작품으로서 평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처음부터 마치 과거 간통죄로 경찰에 신고된 불륜 남녀의 조서 혹은 진술서를 보는 듯 내내 배영우와 강지영의 성관계를 언급하는 동시에 그들의 행동에 대해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을 위한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잣대를 같이 들이대 보자는 듯 강요하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 심한 평가를 한건 아닐까?

하지만 작품이 3분 2가 넘겨서 실제로 징계처분 통보서까지 소설에 등장 시키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읽는 내내 보편적 인간에 대한 성찰이라기 보다 억울한 일을 당한 한 개인이 한풀이 삼아 쓰거나 그 불편한 심기를 누군가 대신해 소설로 발표함으로서 해소하기 위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 개인의 한풀이도 당연히 문학으로서 가치와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행간의 의미를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등장인물들에게 윤리적 도덕적 인간의 잣대에 대해 잘잘못을 평가해보고자 하고 사건의 전개나 이야기 등 소설이 가져야 하는 독자의 읽은 재미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점에 정말 짜증스러웠다

 

그 뿐 아니라 작가가 서술하는 소설 속에서 한국 신학교와 그 신학교를 다니는 교수 및 학생들의 사고는 너무나 전근대적이고 융통성이 없어 보여 정말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었다

 

나는 독자가 소설을 읽으며 특별한 교양이나 지적 습득을 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 하지 않는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남는 시간에 누구나 하는 가벼운 취미활동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니까.. 그러나 문학 혹은 예술로서 소설을 쓰는 작가의 생각은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 한다 그들이 독자에게 지식과 교양을 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소설에서 교양과 지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적어도 작가는 독자가 자신의 소설을 읽으려 시간을 투자한 만큼 그 독자에 대한 상상력과 그 상상력으로 인해 독자가 작은 센스정도는 얻을 수 있도록 독자 이상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설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끝까지 상상력은커녕 흔한 일상에서 발생하는 남녀관계, 직위의 고저에 따른 권력관계를 시간에 따라 지루하고 단순하게 서술하고 계속 반복되며 각 인물간의 차이나 캐릭터가 전혀 녹아들지 않은 지루한 대사와 지문의 반복만 계속 될 뿐 각 인물의 캐릭터나 심리적 변화에 따른 소위 기승전결에 대한 이야기의 변화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다시금 작가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끝까지 읽어 내기가 고통스러웠고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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