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세상’을 만났다.
저자는 언론 미디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현재 뿐만 아니라 다가올 시대에 미디어가 갖고 있는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밀어닥치고 휘몰아치는 미디어 속에서 ‘어떻게 올자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넘쳐나는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제대로 즐기며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이용 가이드 북’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온갖 콘텐츠가 넘쳐나고, 언론의 신뢰가 땅여 떨어진 이때 언론인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교육자로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당연히 해줘야 할 조언이며 지침서이다.
책 내용을 소개하자면 1부에서는 미디어의 역할과 영향력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미디어 이용 습관을 점검해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사용하는 유투브, 소셜 미디어, 메신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과 미디어 세계에 들어온 인공지능의 모습도 알려준다. 3부에서는 가짜뉴스를 바탕으로 미디어의 교묘한 덫과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각 장의 끝에 ‘깨어 있는 미디어 주인되기’ 코너의 세 가지 실천 과제를 이 책을 읽는 학생들과 올바른 미디어 활용교육을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정말 유용한 팁이다.
그러나 이 모든 유용한 정보들 속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17세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지우고 생활한 체험담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잘 한 것이 소셜 미디어를 끊은 것이라고 말한다.
가족에게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고, 공부에 몰두하게 되었고, 건강하게 먹고, 자주 운동하고, 원하는 대로 책 읽을 시간도 생겼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지, 소셜 미디어에서 ‘좋아요’ 숫자나 신경 쓰고, 남의 글과 사진을 보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 스마트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학생들의 인권 침해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대도시와 다른 중소도시의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은 다양한 정보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가올 시대에 첨단기기를 사용해서 정보를 검색하고 선택해서 자신의 필요에 맞게 재가공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고민 속에 스마트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학생의 체험담을 읽으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내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진짜 세상’을 만났다.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어 있을 때 나는 세상과 연결되었지만 ‘진짜 세상’과는 떨여져 있었다. 소셜 미디어를 그만두면 방 안에만 갇혀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어 겁이 났다. 그런데 정작 소셜 미디어를 끊고 나서 알았다. 이제가 내가 갇힌 방에서 나와 진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은 꼭 필요한 기기이다.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도 스마트폰은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교육기자재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다양한 형식의 미디어는 엄청난 속도로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미디어의 영향력과 중요성도 점점 커질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를 읽고 쓰고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매우 중요하고 이 책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목적과 방향, 방법에 대한 좋은 지침서이다.
그리고 첨단기기나 미디어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학교와 사회를 통해 올바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는다면, 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며, 기존 세대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비판의 장을 열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교육자로서, 부모로서, 삶의 선배로서 잊지 말고 알려주어야 할 것은 미디어 속 연결된 수많은 세상의 삶들은 가상이 아닌 실재로 존재하는 삶이며, 중요한 것은 자신과 가족, 친구들과 같이 바로 내 옆에서 존재하는 삶과의 소통과 공감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조언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교사이자 부모인 내 자신에게도 정말 필요한 말이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유투브에 빠져 있는 것은 청소년만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