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던 아이 라임 청소년 문학 59
은이결 지음 / 라임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모르던 아이]가 성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과 그 시간을 지나온, 그리고 때때로 그 시절을 조우하는 어른들에게 인상 깊은 소설이 되기를 바란다는 작가님의 말이 책을 읽기전 마음의 문을 살포시 두들기는 듯 합니다.

 

총 5편의 단편집으로 된 [잘 모르던 아이]

 

- 스토커

사람이든 물건이든 한번 꽂히면 그것밖에 모르는 지애는 지나치게 열정적이다. 최근 동네로 이사 온 중학교 후배 쏭에게 꽂힌 지애는 등굣길에 쏭의 취향과 SNS를 알아낸 뒤 뜨거운 애정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는데... 이 부분은 꼭 어릴적의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 시절 나에게도 뜨거운 열정과 들이대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하는... 

스토커는 상대방은 원치 않는데 일방적으로 애정 공세를 하면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측에는 불쾌감과 폭력성을 안겨준다. 책에서도 이런 관계에 대한 섬뜩한 반전의 내용들이 담겨있다.

 

- 한 소리가 있어

가족들 사이에 분노가 전염병처럼 돌던 그때 그 불똥이 주인공인 유경에게 고스란히 쏟아진다. 그러다 유경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상자 속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고 그 개를 미끼로 집을 나간 언니를 불러들일 생각을 한다. 언니는 개에게 이름도 붙여 주고 살뜰히 챙겨주지만 그런 평화는 아빠로 인해 오래가지 못한다. 다시 혼자가 된 유경은 또다시 정체 모를 소리에 민감해지기 시작한다. 

가정불화로 인해 환청에 시달리는 유경이의 불안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낸 이야기.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흐느끼는 것의 정체를 알아 버렸다. 그건 시커먼 그림자에 짓눌린 이름 없던 강아지의 비명이었다. 내 품으로 달려든 용구의 몸부림이었다. 본문 내용중...(p.68)

 

- 너의 시작

얌전하고 단아한 '자영'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잠룡 태권도 관장님이 아빠인 자영에게는 '잠용' 아니면 '차용'이라고 불린다. 이런 자영은 친구들 사이에서 우정, 연애, 가족 등 고민을 털어 놓으면 생각나는대로 대답을 해주는 상담사로 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의 상담만 해주던 자영에게도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이 생기게 된다. 

너의 시작은 청소년기에 꼭 한번은 있을법한 방황과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각자의 빛깔을 찾아가는 성장기의 이야기이다.

 

- 동생년

제목부터가 어떤 내용이길래 '년'이라 하는지 궁금했다. 여름 방학을 하는 날 엄마는 사고를 자주 치는 딸 해진을 재혼한 아빠에게로 보내버린다. 그 곳에서 자신보다 키가 한 뼘이나 큰 의붓 여동생과 아줌마 배 속의 아기의 존재를 만나게 된다. 아빠가 이룬 가정으로 보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해진 옆에 살갑게 굴며 언니를 '엉니'라고 부르며 달라붙는 지원이.

재혼으로 인해 양쪽 가정에 마음 둘곳을 찾지 못한 상태로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지쳐 버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파탄이 난 가정에서 아이들은 이렇게 지쳐가고 그리움으로 목이 마르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 한켠이 쓰리다.

 

- 잘 모르던 아이

졸업식 날... 축하받고 싶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은 졸업식. 씁쓸한 마음으로 폭설이 내린 산을 보기 위해 여행길에 나선 이진은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시간 여행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