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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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저자: 유홍준
• 펴낸곳: 창비
• 완독: 24년12월8일
• 별점: ★★★★★

• 마음에 드는 문장

p109
그래서 '인생도처유상수' 라고 했다.
p256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을 지키자.

..........

• 읽기 전

유홍준.
그의 이름 앞에는 문화유산답사기 라는 매김말을 붙여야 어울립니다.
역마살 낀 진지하고 유쾌한 선생님.
우리 문화 가득채운 보따리 매고 팔도강산 유랑하는 발걸음 가벼운 베스트셀러 글쟁이.

거실 책장을 둘러보니 명작순례, 국보순례, 막내가 보는 만화로 그린 문화유산 답사기까지 참 많이도 쓰셨습니다. 분야에 한 획을 그은거지요.

유홍준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니.
반갑지 아니할 수 없어 부리나케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 읽는 중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는 한국에서 온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루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주디덴치)

저도 수년전 백화점 내 갤러리를 지나다가 달항아리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바라만 보다가 적힌 가격에 놀라 다시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천지에 널린 정자는 어떻구요.
흔하고 친숙해서 지나쳐 왔지만 상당수 외국인이 손에 꼽는 한국의 아이콘입니다.
천혜의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정자의 자태는 한폭 그림이니까요.

한편, 100년의 가치가 있어 국보로 남길만한 건축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예리합니다.
당시는 고래등 같은 초호화 기와집이 지금은 우리네 국보라는 사실과 폐가가 즐비한 시골을 중과세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에 한 수 또 배웁니다.

'구동존이'
'인생도처 유상수'

같음을 함께 하고 다름은 남기는 자세와 모든 것에는 연유와 변수가 도사린다는 마음가짐은, 수틀리면 적이 되는 냉정한 세상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
.

책의 앞부분은 굵직한 에피소드랑 여러 사안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고, 중간 이후는 스승과 친구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백남준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잘려진 검은 넥타이 편은 시공을 달리할때 예술의 가치와 사람의 자리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라 해도 비디오 구경도 못해본 사람이 넘실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자 말마따나 누구지? 비디오라는 새 기계 발명가인가 보다 하니까요.
그보다는 리얼리즘 신학철 화가가 그린 질경이, 되새김, 마지막 농군이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결혼 생활은 자잘한 디테일부터 중요하다는 리영희 선생의 자상한 주례사와 문제제기의 깨달음을 삶으로 가르친 당찬 백기완 선생이 그리운 요즈음.
20년 감옥생활 중 한번도 불평이 없었던 신영복 선생의 사진 속 미소와 사색이 저를 위로합니다.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가수 알리와 나란히 앉은 시인과 스포츠 감독들의 뒷모습에 새삼 찡했고, 춤꾼 이애주의 춤선이 보여준 우리 민족의 한이 오윤의 판화에서 해학으로 승화되는 서사는 참으로 감동입니다.

한국의 현대사 그 자체인 저자의 글은 첫장부터 끝까지 줄곧 겸손합니다.
과연 평생을 스스로 뒷것이라고 낮춘 김민기와 자유로운 소시민 홍세화의 친구분 답습니다.

• 읽은 후

책장을 덮으며 제가 찾은 주제어는 아름다움 입니다.
운주사 와불을 타고 감은사탑 등에 대고 날아다니는 저자를 상상해낸 아름다운 친구의 마음.
멋진 스승과 온갖 지인들의 진하고 아름다운 소통.
저자의 지나온 이야기를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책.
역사와 문화에 쌓인 흙먼지를 후우 불어 날려주는 단비 같의 책.
샘물가에서 옆구리에 꼭 끼고 얼굴을 씻겨주던 고향 누님의 맑은 손길과 진배없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글쓰기에 대한 조언은 어쩌면 저자의 인생만사 책 한권 정성으로 귀기울여 들어드린 독자에게 건내는 감사 선물 아닐까요.

맑디 맑은 저자의 겸손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청량한 재치와 버무려져 한상 그득 담겨 있는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남녀노소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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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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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저자: 유홍준
• 펴낸곳: 창비
• 완독: 24년12월8일
• 별점: ★★★★★

• 마음에 드는 문장

p109
그래서 '인생도처유상수' 라고 했다.
p256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을 지키자.

..........

• 읽기 전

유홍준.
그의 이름 앞에는 문화유산답사기 라는 매김말을 붙여야 어울립니다.
역마살 낀 진지하고 유쾌한 선생님.
우리 문화 가득채운 보따리 매고 팔도강산 유랑하는 발걸음 가벼운 베스트셀러 글쟁이.

거실 책장을 둘러보니 명작순례, 국보순례, 막내가 보는 만화로 그린 문화유산 답사기까지 참 많이도 쓰셨습니다. 분야에 한 획을 그은거지요.

유홍준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니.
반갑지 아니할 수 없어 부리나케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 읽는 중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는 한국에서 온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루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주디덴치)

저도 수년전 백화점 내 갤러리를 지나다가 달항아리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바라만 보다가 적힌 가격에 놀라 다시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천지에 널린 정자는 어떻구요.
흔하고 친숙해서 지나쳐 왔지만 상당수 외국인이 손에 꼽는 한국의 아이콘입니다.
천혜의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정자의 자태는 한폭 그림이니까요.

한편, 100년의 가치가 있어 국보로 남길만한 건축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예리합니다.
당시는 고래등 같은 초호화 기와집이 지금은 우리네 국보라는 사실과 폐가가 즐비한 시골을 중과세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에 한 수 또 배웁니다.

'구동존이'
'인생도처 유상수'

같음을 함께 하고 다름은 남기는 자세와 모든 것에는 연유와 변수가 도사린다는 마음가짐은, 수틀리면 적이 되는 냉정한 세상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
.

책의 앞부분은 굵직한 에피소드랑 여러 사안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고, 중간 이후는 스승과 친구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백남준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잘려진 검은 넥타이 편은 시공을 달리할때 예술의 가치와 사람의 자리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라 해도 비디오 구경도 못해본 사람이 넘실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자 말마따나 누구지? 비디오라는 새 기계 발명가인가 보다 하니까요.
그보다는 리얼리즘 신학철 화가가 그린 질경이, 되새김, 마지막 농군이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결혼 생활은 자잘한 디테일부터 중요하다는 리영희 선생의 자상한 주례사와 문제제기의 깨달음을 삶으로 가르친 당찬 백기완 선생이 그리운 요즈음.
20년 감옥생활 중 한번도 불평이 없었던 신영복 선생의 사진 속 미소와 사색이 저를 위로합니다.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가수 알리와 나란히 앉은 시인과 스포츠 감독들의 뒷모습에 새삼 찡했고, 춤꾼 이애주의 춤선이 보여준 우리 민족의 한이 오윤의 판화에서 해학으로 승화되는 서사는 참으로 감동입니다.

한국의 현대사 그 자체인 저자의 글은 첫장부터 끝까지 줄곧 겸손합니다.
과연 평생을 스스로 뒷것이라고 낮춘 김민기와 자유로운 소시민 홍세화의 친구분 답습니다.

• 읽은 후

책장을 덮으며 제가 찾은 주제어는 아름다움 입니다.
운주사 와불을 타고 감은사탑 등에 대고 날아다니는 저자를 상상해낸 아름다운 친구의 마음.
멋진 스승과 온갖 지인들의 진하고 아름다운 소통.
저자의 지나온 이야기를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책.
역사와 문화에 쌓인 흙먼지를 후우 불어 날려주는 단비 같의 책.
샘물가에서 옆구리에 꼭 끼고 얼굴을 씻겨주던 고향 누님의 맑은 손길과 진배없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글쓰기에 대한 조언은 어쩌면 저자의 인생만사 책 한권 정성으로 귀기울여 들어드린 독자에게 건내는 감사 선물 아닐까요.

맑디 맑은 저자의 겸손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청량한 재치와 버무려져 한상 그득 담겨 있는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남녀노소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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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사람은 파인애플을 좋아해 ㅣ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도재경 지음 / 열린책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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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춘천사람은 파인애플을 좋아해
• 저자: 도재경
• 펴낸곳: 열린책들
• 완독: 24년12월2일
• 별점: ★★★★★

• 마음에 드는 문장
p122
"세상을 떠나는 이가 머무는 곳은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 속이라는 것을"
p263
"왜 진심은 말하면 말할수록 더 외로워지는걸까. 어쩌면 솔직하다는 건 외로워지는 것과 같은 말인지도 모른다"
........

• 읽기 전에

책제목을 보고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한번 보고 지나갔다가 다시 되돌아 확인했던 춘천과 파인애플의 엇박자가 주는 묘한 어울림이 맘에 들었습니다.

기다리던 언박싱을 할때 곁에 있던 막내는 춘천에 사람이 살아요? 합니다.
동네 앞 개울 이름이 춘천이거든요.
눈이 똥그래 질만도 하지요.

하얀색 커버가 도화지 같아 또 맘에 듭니다.
그러고보니 글쓴이도 도씨네요.
도대체 뭔 내용일지 궁금해 한장씩 넘기다가 목차를 보며 무르춤합니다.
아직도 곁에 있던 얄개 같은 막내가 우헤헤 웃습니다.
방독면 쓴 바나나래요 아빠.

• 읽는 중에

경계.
사진 속 민제의 유년 시절은 나무 인형인데, 그는 지금 내 눈앞에서 나와 함께 웃고 떠드는 평범한 세상 친구입니다.
바나나 시그니쳐를 쓰는 이방인이자 고려인 N세대는 세상과 싸우고, 독하디 독해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암세포는 사람과 싸웁니다.
선과 악의 또다른 경계 앞에서 둘은 크게 다를바 없는 투사입니다.
유나 엄마 서은진 선생님 앞에 놓인 딜레마는 더 기가 막힙니다.
유나 엄마더러 엄마라 부르는 배양액 속 실험 숫자에 불과한 녀석에게
윽박지르지도 달래지도 못해 쩔쩔 매는 모습과 철책 앞에 선 엄경도와 김병장의 애매한 대치 상황이 비슷한 지점에서 오버랩 됩니다.
늘 애매하고 모호한 느낌으로 뿌옇게 매일을 버티는 저도 여러 경계의 동일선상 입니다.

결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어지고 나서,
등 뒤돌려 대고 서로에게서 멀어질때,
그토록 마음이 무거운 건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르하드를 꿈꾸던 민아가 먼 길 떠나 카트만두에 가 있을지, 태리 할머니의 수만번째 되는 또다른 기회의 궤에 놓일지 도무지 알 수 없기에.
소중한 이와의 결별은 시작을 기다리는 수확의 뫼비우스이자 온 우주로 굴러가는 커다란 굴렁쇠 입니다.
돌고 돌아 언제나 왔던 제자리 입니다.

사랑.
부시럭대며 요상한 몸짓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괴짜 장인.
온몸을 구기어 웅크려 기다리며 눈앞만 바라보던 유나 엄마.
수십년된 기억의 무한궤도 속에서도 당당하게 박력있던 멋쟁이 태리.
선배가 준 인형 하나 거머쥐고 윤회의 카트만두를 헤매이던 후배.
그들의 시공을 관통하는 유일함은 사랑입니다.
그렇담 나는 사랑일까요 푸른 먼지 일까요. 푸른 먼지 같은 사랑일까요.
또 한번 어지러워 무르춤합니다.

• 읽고 나서

가제본이니 색깔이 바뀌려나.
다보고 나서도 제 마음엔 하얀색으로 기억됩니다.
굵직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뤘는대도 청량하고 잔잔한 여운입니다.
글솜씨가 범상치 않은데도 우쭐대거나 유난하지 않아 슴슴한 감칠맛이 있습니다.

춘천사람은 파인애플을 좋아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에 선 아주 매력적인 책입니다.
저는 벌써 스무살 딸아이에게 빼았겼네요.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강추입니다.
고맙습니다.

#춘천사람은파인애플을좋아해
#열린책들 #가제본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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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ㅣ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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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제목 : 꿀잠선물가게

• 글 : 박초은

• 그림 : 모차

• 발행: 토닥스토리

• 완독 : 2024년 11월 9일

• 별점 : ★★★★

• 추천대상 : 쉽게 잠들지 못하는 모든 이

• 와닿았던 문장 

"백년이 지나야 한 바퀴가 도는 시계라면 서두를 것도, 급할 것도 없다."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포함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읽기 전

"잘잤어?" 하는 아침인사에 언제부터인가 자신있게 대답을 못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제 친구 J는 거의 잠을 못자고 뜬 눈으로 꼴딱 샐 때가 많습니다.

또 다른 멋진 친구 S는 새벽이면 깨서 잠들지 못하고 말똥입니다. 


다소 꽁냥뽀짝한 '꿀잠선물가게'라는 제목에 마법처럼 끌려 서평단을 신청했습니다.

속표지를 보니 부스스한 모습의 귀여운 주인공과 예사롭지 않은 부엉이가 기다리네요. 


• 읽는 중

커튼이 흔들릴 때마다 달빛으로 일렁이는 꿀잠선물가게에 주인장 오슬로와 사과 네 알 높이의 조수 부엉이 자자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다른 이유로 찾아와 어김없이 잠에 빠져듭니다.

자자가 대접하는 웰컴티 꿀차를 한모금 마시기 무섭게 꿈의 문을 두드립니다. 


한장 두장 읽다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속도가 남다른 시계를 마음에다 차고 구름나라로 가는 여권을 뒷주머니에 넣어 사랑하는 이가 좋아하는 체크무늬 셔츠를 떠올리며 웃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 유희를 생각하는 부모의 애타는 마음과 스노우볼 할아버지의 뒤늦은 깨달음에 잔잔한 감동을 받습니다.


• 읽은 후

쉽고 편안한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램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갑니다.

높은 가독성과 더불어 가볍지만 무겁고, 흔하지만 귀한 이야기들이 차곡이 담겨 있습니다.

만약 저에게 꿀잠선물가게에서 뭘 갖고 싶냐고 묻는다면, 빗자루이불을 잠깐 사용해 보고 싶으네요.

온갖 걱정 다 쓸어버리고 나서요.

깔끔시원한 맘으로 이불에 안겨 잠들고 싶으니까요.


오늘 밤하늘엔. 

두터운 눈썹달이 떴습니다.

문득 지금 달토끼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별들과 신나서 놀고 있을지, 한가로이 띠굴이며 쉬고 있을지, 며칠 후 마켓에 내놓을 물건 만들고 있을지 말입니다.


이번 보름달엔, 

주인장 슬로와 같이 달빛 맞으며 날아보고 싶습니다. 

저도 한번 부엉이 자자와 함께 은은함에 물들고 싶습니다.

한껏♥



#꿀잠선물가게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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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2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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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포함되거나 내용이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다산

• 저자: 한승원

• 발행: 열림원

• 완독 : 2024년 11월 13일

• 별점 : ★★★★★

• 맘에 드는 문장

"아름다운 이 강산의 풍광은 하늘이 만들었지만.. 깨달은 자의 눈이 새로이 빛나게 해석해야만 우리 강산은 더욱 빛나는 것이다."

"선비는, 이세상을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가라는 소명을 받고 사업을 하는 자"

.......


다산 정약용.

역사 속 유명한 인물입니다. 

애민사상과 공렴의 가치를 삶으로 증명해 보인 꾸준한 구도자입니다. 

백성과 세상을 향한 유익하고 바른 사업이 지상 최대 과제였던 선비입니다.

한마디로 멋있는 지식인 입니다.


두 권으로 쓰여진 소설 '다산'은, 정약용의 삶을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묶었습니다.

한승원 작가님의 신출한 필력으로 구절구절 묵직한 문장을 새털처럼 가볍게 독자 품에 안겨줍니다. 


때는 조선 정조시절.

젊은 선비들과 백성들 사이에 천주학이 스멀스멀 전파됩니다.

모친 신주를 태우고 결국 목잘린 윤지충은 불쏘시개 역할이었습니다.


다산 형제들은 주자학을 누더기옷에 천주학을 새 비단옷에 견주어 조물주 앞에 모두가 평등하며, 천명이란 주자가 주장하는 본연지성이 아니라 하늘의 명령이라고 명징히 재정의 합니다.

반면 정약용은, 

천주학을 일정 부분 비판적으로 걸러 수용합니다.

급기야 천주학에 온몸을 불사른 약종형님과 설전을 벌입니다.


동생이 간곡히 뜯어말려도 천주학 본연의 길을 택한 약종형님이 독자인 저도 야속합니다.

대대손손 피로 얼룩질까 걱정하는 가족의 절규마저 외면한건,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형제 사이 열등감 때문일까요?

타고난 성품탓에 소외감과 외로움에 흔들려서 옹고집이 된걸까요?


"악을 쓰고 살아배겨라."

온갖 고초를 겪은 형제들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국 셋째형 정약종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둘째형 약전과 막내 약용은 멀리멀리 유배길을 떠납니다.

형은 섬으로 동생은 깡시골 구석입니다.

갈랫길에서 얼싸안고 눈물보인 형제는 그길로 다시는 살아서 못만납니다.


정약용.

불세출의 천재, 아내와의 사랑꾼.

유배도 아랑곳없는 불굴의 창작열과 자식에 대한 교육열. 

달이 차면 기울듯, 어떤 상황에서도 이면을 보는 통찰력. 

타고난 예술성과 섬세한 시적 감수성.

예리한 촉과 분석력을 지닌 명재판관.

주자학과 천주학의 경계에 서 있었던 대학자.

목민심서를 포함한 수백권의 저서, 거중기, 수원화성.


정조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어도,

셋째 형이 뜻을 굽히기만 했어도,

서용보 등의 시기 질투만 없었어도,

조선은 어쩌면 다산 선생님 덕에 많은 부분 공정하고 보다 평등한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요? 과학 기술 분야 또한 말할 것도 없구요.


이 세상 모든 진리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편하고 유용하게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다산.

심지어 도둑 강희맹의 아들 향한 가르침을 떠올리는 모습에서는, 세상 모두를 스승 삼는 다산 특유의 겸양의 미덕을 엿볼수 있습니다.

물이 키우고 바람이 날려보내야 비로소 용이 되는 이무기처럼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거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산 정약용은 여러모로 아까운 인물입니다. 


책을 덮어도 여운이 깁니다.

십팔년 세월 지아비의 부재 동안 두물머리 본가를 지키고 굳건히 감내한 아내 홍씨의 눈물이 하염없이 비되어 내리고, 연두빛 머리 강진 처자의 기구한 거문고 가락이 은은한 달빛되어 가뭇없이 날아갑니다.

다산이 속 텅비고 올곧게 살아가는 대나무 같다고 '탁옹'이라 부르며, 지기지우를 나눈 또 다른 거사 초의 스님이 건낸 말로 마지막을 갈음합니다.

좋은책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석가모니에게 불교를, 공맹자에게 유학을, 탁옹 선생에겐 사람을 배웁니다. 

그래서 푹 빠져 헤매입니다요."



#다산 #정약용

#한승원작가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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