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제목: 춘천사람은 파인애플을 좋아해• 저자: 도재경• 펴낸곳: 열린책들• 완독: 24년12월2일• 별점: ★★★★★• 마음에 드는 문장p122"세상을 떠나는 이가 머무는 곳은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 속이라는 것을" p263"왜 진심은 말하면 말할수록 더 외로워지는걸까. 어쩌면 솔직하다는 건 외로워지는 것과 같은 말인지도 모른다" ........• 읽기 전에책제목을 보고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한번 보고 지나갔다가 다시 되돌아 확인했던 춘천과 파인애플의 엇박자가 주는 묘한 어울림이 맘에 들었습니다.기다리던 언박싱을 할때 곁에 있던 막내는 춘천에 사람이 살아요? 합니다.동네 앞 개울 이름이 춘천이거든요.눈이 똥그래 질만도 하지요.하얀색 커버가 도화지 같아 또 맘에 듭니다.그러고보니 글쓴이도 도씨네요.도대체 뭔 내용일지 궁금해 한장씩 넘기다가 목차를 보며 무르춤합니다.아직도 곁에 있던 얄개 같은 막내가 우헤헤 웃습니다.방독면 쓴 바나나래요 아빠.• 읽는 중에경계. 사진 속 민제의 유년 시절은 나무 인형인데, 그는 지금 내 눈앞에서 나와 함께 웃고 떠드는 평범한 세상 친구입니다.바나나 시그니쳐를 쓰는 이방인이자 고려인 N세대는 세상과 싸우고, 독하디 독해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암세포는 사람과 싸웁니다.선과 악의 또다른 경계 앞에서 둘은 크게 다를바 없는 투사입니다.유나 엄마 서은진 선생님 앞에 놓인 딜레마는 더 기가 막힙니다.유나 엄마더러 엄마라 부르는 배양액 속 실험 숫자에 불과한 녀석에게 윽박지르지도 달래지도 못해 쩔쩔 매는 모습과 철책 앞에 선 엄경도와 김병장의 애매한 대치 상황이 비슷한 지점에서 오버랩 됩니다. 늘 애매하고 모호한 느낌으로 뿌옇게 매일을 버티는 저도 여러 경계의 동일선상 입니다.결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어지고 나서,등 뒤돌려 대고 서로에게서 멀어질때, 그토록 마음이 무거운 건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다르하드를 꿈꾸던 민아가 먼 길 떠나 카트만두에 가 있을지, 태리 할머니의 수만번째 되는 또다른 기회의 궤에 놓일지 도무지 알 수 없기에. 소중한 이와의 결별은 시작을 기다리는 수확의 뫼비우스이자 온 우주로 굴러가는 커다란 굴렁쇠 입니다.돌고 돌아 언제나 왔던 제자리 입니다.사랑.부시럭대며 요상한 몸짓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괴짜 장인. 온몸을 구기어 웅크려 기다리며 눈앞만 바라보던 유나 엄마. 수십년된 기억의 무한궤도 속에서도 당당하게 박력있던 멋쟁이 태리.선배가 준 인형 하나 거머쥐고 윤회의 카트만두를 헤매이던 후배.그들의 시공을 관통하는 유일함은 사랑입니다.그렇담 나는 사랑일까요 푸른 먼지 일까요. 푸른 먼지 같은 사랑일까요.또 한번 어지러워 무르춤합니다.• 읽고 나서가제본이니 색깔이 바뀌려나.다보고 나서도 제 마음엔 하얀색으로 기억됩니다.굵직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뤘는대도 청량하고 잔잔한 여운입니다.글솜씨가 범상치 않은데도 우쭐대거나 유난하지 않아 슴슴한 감칠맛이 있습니다.춘천사람은 파인애플을 좋아해.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에 선 아주 매력적인 책입니다.저는 벌써 스무살 딸아이에게 빼았겼네요.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강추입니다.고맙습니다.#춘천사람은파인애플을좋아해#열린책들 #가제본 #서평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