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세계사 - 서양이 은폐한 '세계상품' 인삼을 찾아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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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역사책이에요. 미국에서 인삼이 뒷산에만 가면 있는흔한 약초로 미국 최초의 교역품이자 최대 수입품이었다는 것, 루소가 인삼 애호가였다는 것, 일본에는 조선 인삼 거래용 고순도 은화가 있었다는 것, 미국에도 심마니가 있다는 사실 등 세계사 곳곳에서 인삼의 역사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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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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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는 재밌고 예뻐서 마구 마구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빅피처의 더글라스 케네디가 썼으니 재미야 말 할 것도 없고 따뜻함이 물씬 풍기는 예쁜 삽화, 빛난는 표지, 그리고 쫙쫙 펴지는 빨간 실 제본까지 정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책입니다.(이 제본 진짜 칭찬해)

 

책을 펼치면 중간에 덮을 없을 수 없을 만큼 재밌어서 잠자리에서 읽기 시작하면 잠들 수가 없습니다.(경험담 ㅎㅎ)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땐 시리즈발간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길만큼 책을 덮기가 아쉽습니다.

 

그림책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동화로

중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이야기 책으로 오랫동안 읽힐 것 같습니다.

 

방학이 길어지는 요즘 같은 때, 아이들과 엄마, 아빠, 온 가족이 함께 재밌게 읽을 책으로, 독서모임용 책으로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사람들에게 빛을 주는 영리하고 따뜻한 오로르는 사실 자폐아입니다.

부모님은 오로르에게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오로르는 상상의 '참깨나라'에서가 아니면 말을 할 수도 없고 학교도 다닐 수 없고 친구도 없습니다.

태블릿에다 무척 빠르게 글을 써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고 사람의 눈을 보면 생각을 읽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오로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말을 하는 신비한 능력''

오로르에게는 아직 없습니다.

 

부모님은 세상을 비추는 햇살같은 오로르라고 하지만, 언니는 오로르의 신비한 힘때문에 엄마, 아빠가 이혼했다고 하고 원망하는 등 세상의 편견어린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 편견어린 시선은 오로르 뿐 아니라 외모가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마무드 아저씨, 팡타그뤼엘 왕자님, 영리한 루시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애 좀 이상하네요. 그리고 왜 말은  안하고 태블릿으로 이러는 거예요?'

아무드할아버지는 경비원에게 경비원에게 소리치고 싶은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참 경비원을 쏘아보며 본 뒤에 말했다.

 '나도 얘랑 똑같아. 우리는 조금 다를 뿐이야. 문제 있어?"

 

 

언니가 콰지모도에게 말했다.

아저씨는 착한 괴물이에요?” 콰지모도가 말했다.

나는 괴물이 아니야! 나는 평범해. 외모가 다를 뿐이야.”

                            

하지만 오로르의 영리함과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마음은, 마음을 읽는 오로르의 신비한 비밀 능력과 함께 오로르를 어디서나 당당하고 따뜻하고 빛나는 존재가 되게 합니다.

오로르가 다른 사람의 눈을 보고 마음을 읽는 능력은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관심의 결과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너는 남달라서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모를 특별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니까

 

오로르, 너는 무서운게 없잖아. 그건 신비한 능력 때문이야.

 

오로르의 '참깨나라'는 모두가 아무 걱정도 없는 푸르른 세계입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힘든세상'의 잿빛을 힘들어하는 오브에게 오로르는 잿빛인 날이있어 푸르는 날이 더 아름답고 잿빛도 삶의 일부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렇지만 잿빛인데도 좋은 점도 있어. 잿빛인 날이 많기 때문에 푸르른 날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어. 밝고 행복한 날만 계속될 수는 없어. 잿빛도 삶의 일부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는 오로르에게 조지안느 선생님은

남한테 더 좋은 해결책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남을 억지로 변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 다른 사람을 돕는 건 다른 어떤 일보다 섬세한 일이고 선한 의도로 시작되지만 늘 행복한 결말로 돌아오는 건 아니니까요.

 

오로르 알아야 할 게 있어. 다른 사람의 행복은 너의 책임이 아니야. 네 행복이 다른 사람의 책임도 아니고.”

그래도 행복하게 남을 도울 수는 있죠?”

그래. 시도는 할 수 있어. 남을 도우려고 하는 건 아주 좋은 일이기도 해. 그렇지만 인생을 더 밝게 보도록 남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인생을 달리 보는 건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이야.”

행복은 선택이에요?”

모든 건 선택이야.”

 

 

영리한 오로르는 따뜻한 마음과 박력있는 추진력과 경찰관들에게도 인정 받은 마음을 읽는 신비한 능력으로 주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따뜻한 해피 엔딩!!

 

나는 오로르니까요! 내가 하는 일은 뭐든 재밌어요. 내가 하는 일은 뭐든 모험이죠.’

그래서 다음은?”

또 오로르의 멋진 모험!”

무슨 사건인데?”

전혀 몰라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모험이죠!”

    

멋진 오로르의 다음 모험을 기대합니다.

오로르가 다음 모험을 할 때는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상하다는 비난의 시선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하고 나와 함께 살아갈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들이 더 많아지길

코로나19의 원인을 서로에게 미루고 혐오하는 일이 많아지는 전 세계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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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 - 살기 싫어 몽테뉴를 읽었습니다
이승연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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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고통의 정중앙에 있었던

작가는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고

 

하지만 더 이상 나는 망망대해를 홀로 부유할 것 같지는 않다. 두려움이 조금 가셨고, 비록 또다시 좌표를 못 찾고 나아가지 못한다 해도 그대로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서문 중)

 

라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본인이 몽테뉴를 만나면서 느꼈던 그 변화에 대해  매우 솔직한 자신의 여러 경험들-가족의 죽음, 건강, 믿었던 사람 대한 실망, 떨어지는 자존감 등 숨기고 싶은 것들까지-을 하나씩 꺼내며 이야기 해 준다.

 

그래서 이 책의 구성은 각 장마다 작가가 발췌한 몽테뉴의 <<수상록>>의 일부분을 보라색 활자로 적고, 그와 관련한 작가의 에세이가 검은색 활자로 인쇄되어 있다.(내용 뿐 아니라 표지와 본문 구성까지 참 예쁜 책이다.)

 

이 책은 인생의 고통 정중앙에 무기력하게 서 있던 작가가 그 고통을 받아드리고 이겨내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힘들었지만 난 다 극복했어.’

극복하니 세상이 아름다워.’

이겨내려고 노력해 봐

슬픔, 절망에 빠져있는 너는 이겨내려는 해결의지가 부족한 거야.’

안되는 건 없어.’

 

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냥 슬플 땐 타인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슬픔을 표현하고

힘들 땐 힘들다고 도움도 청해보고

잘못한 일은 인정하고 반성하고

나만 성공하겠다고 다른 이들을 이용하지 말고

돈이 없는 것은 불편한 것이지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도 해보고

서로 마음은 열되 함부로 강요하지 말고

친구와 주변인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살아보면 이 인생도 살아볼 만 하다고 얘기해 줘서 좋았다.

 

그리고, 작가의 여러 이야기 중 요즘 이슈가 되고 있고, 그로 인한 사회 갈등도 커지고 있는 미투 운동에 관한,

 

남성 중심을 여성 중심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양쪽의 머리와 가슴이 동시에 같이모여야 한다고 느꼈다. 누군가를 위한 세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어야 한다.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냥 서로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세상. (본문 242)

    

란 대목은 특히 평소 내가 미투운동이나 양성평등 문제에 대해 느꼈던 감정을 잘 정리해서 얘기해 주는 듯 시원해졌다.

 

내가 원하는 세상도 결국 나만, 우리만이 아닌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세상이니까.

 

책을 읽은 내내 나도 <<수상록>>을 큰 맘 먹고 읽어 볼까 하는 유혹에 빠졌었고 내 힘듦을 공감해 주며 지금 너도 괜찮아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아 좋았다.

    

몽테뉴의 <<에세>> 집필 원칙대로 진솔하게 자신의 <<에세이>> 써 준 작가 덕에 나도 조금 더 용기내어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진짜 고맙고 힘이 되어 준 책이다.

 

 

 

 

 

 

‘궁지에 몰렸을 때 자기의 착한 마음을 보이는 가장 명예로운 방법은 자기의 잘못과 남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기가 악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자기 힘으로 버티고 지연시키며, 마음에 없는 방향을 좇으면서도 결국은 일이 바르게 되기를 희망하는 일이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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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시절 소설Q
금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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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 시절 >> 이란 제목의 의미를 한 번에 옳게 유추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천진 시절이란 제목과 아기자기한 사진들로 꾸며진 책 표지를 보고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 하려는 소설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천진은 우리가 보통 텐진(天津)’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지역명이고

주인공 '상아'가 고향을 떠나

대도시 천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담담히 회고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낯 모르는 사람의 긴 인생 이야기도 불편하지 않게 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책을 펼치고 담담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 책을  끝까지 한번에 읽을 수 있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거북했던 상아(嫦娥)’라는 이름, 천진으로의 취직을 위한 무와의 갑작스런 약혼과 천진으로의 이주, 그리고 그와의 동거가 마뜩지 않고 상황에 끌려가는 느낌이 들지만 상아는 그에 적응해서 잘 살아간다. 그러나 개방과 자본주의 물결이 넘치던 1990년대 천진의 변화에 적응하며 상아는 무와 이별하고 직장을 옮긴다. 그 후 설 연휴로 돌아온 고향에서 늘 거북했던 이름 상아(嫦娥)’상아(尙雅)’로 바꾸며 천진으로 돌아가지 않는 결정을 내리며, 상아의 천진 시절은 끝이 난다.

 

상아나 정숙 뿐 아니라 나에게도 있었던 '천진시절'은 모든 것이 미숙한 청춘 시절이었다.

사랑, 아픔, 실패를 겪으며 생기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혼란한 감정들.

그래서 불안하고 서툴렀던 그 시절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남지만,

상화가 정숙에게 건넨

 

언니, 그냥 그렇게 된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

 

란 말처럼

 

'그냥 그렇게 된 시절이었다. '고 담담하게 추억하고, 새로운 오늘을 살아내면 되는 거다.

 

작가 금희는 길링성 출신의 조선족이다. 그 덕에 담담한 문체 속, 툭툭 튀어나오는 익숙하지 않은 어휘나 표현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불볕더위 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훈이를 주렁주렁 대동하고 헐금씨금 도착한 금성이네 아파트에서.....(10)

장조림에 넣기 맞춤한 민들레를 캤다’(23)

하들하들하고 고소한 두부는.....’(28)

나는 왠지 더욱 눈이 올롱해졌다.’(51)

무군은 나를 알아보았다는 작은 자부심에 즐거워하며 시물시물 웃었지만...’(64)

나는 발밤발밤 방으로 들어왔다.’(74)

동편의 넓은 황무지에는 갓 일떠서기 시작한 명품 아파트 단지들이 숨어 있었고....’(87)

사시장철 그녀가 앉아 있던 작은 사무책장도 기억난다.’(109)

그러나 절정으로 톺아오르기 위한 몸부림이.....’(143)

크고 둥그런 눈을 슴벅거리며.....’(178)

 

발음도 어려운 톺아오르기를 비롯한 하들하들’ ‘발밤발밤’ ‘올롱’ ‘시물시물’ ‘헐금씨금생경하지만, 어떤 뜻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맛깔나는 표현들이다.

또한, 상아의 고향 동네에서의 일상, 그리고 남동생의 혼인 과정에서 우리와 비슷하거나 다른 생활 모습을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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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냄새
박윤선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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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오로라 공주
속셈학원

친구들과 만나면 그 시절 얘기하며 웃고,
그 시절이 좋았노라며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그 시절

사실
그 때 우리들의
그 작은 머리 속은
친구 문제, 성적 문제,
선생님의 차별 대우, 형제 자매와의 갈등 같은 문제들로 복잡했었고

꽤 자주 부모님이나 선생님
몰래 해결해야 해야 할
무거운 비밀을 갖었었고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었다.

'수영장의 냄새'는

우리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곱게 포장했던
국민학교 시절의
그 복잡하고 치열했었던 하루하루를
그런 분위기와 어울리는
그림체로 그리고 있다.

또 이 만화의 전체 배경은
수영장 물빛인 파란색이지만
불투명하고 탁한듯 보여
그 또한 이 만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준다.

책을 읽고 나면
지금 그 시절을 지내고 있는
아이들 작은 머릿속의
치열한 고민들을
과자 한봉, 만화 한편, 자고 나면 잊혀질 문제로 무시하진 않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추억 뒤편의 또 다른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조금 무거운 만화지만

그 시절 내 생활은 이 만화처럼
복잡하고 아픈 문제가 더 큰 부분이 더 많았었고

지금 많은 아이들도 그렇게
하루 하루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는게
우리들 삶이라는 생각을 하면

'수영장의 냄새'는
그 시절
우리의 하루 하루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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