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꼬마 니콜라 5
르네 고시니 지음, 장 자크 상페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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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는 세상의 어른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다르다. 우리가 볼 때는 천하제일 말썽쟁이 니콜라와 친구들이지만, 자신들이 볼 때 자신들은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싶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 뒤에 내쉬는 선생님과 선생님의 한숨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재밌게 놀고 있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왜 싸움이고 소란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었던 것 같다. 늘 부모님께 착한 딸이고 싶었고 선생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의지와 상관 없는 일들이 일어나 반대로 어른들을 화나게 하는 경우가 생겼고 그럼 난 내 맘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어른들로 인해 상처를 입었었다.

니콜라와 그 친구들의 장난은 이제는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약간의 두려움으로 다가 오기도 한다. 니콜라와 그 친구들 같은 아이들을 한꺼번에 가르쳐야 한다면 그건 정말 지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이 책을 꺼내 보고 웃는 것은 니콜라와 그 친구들에게서 지나간 내 초등학교 시절의 내 동심을 추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니콜라와 그 친구들 때문에 골치를 썪는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다양한 반응과 다양한 성격을 통해 난 어떤 부류의 어른인지 비교해 보고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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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브라운 신부 전집 1
G. K. 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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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추리소설 모음집에서 '브라운 신부'가 나오는 '푸른 십자가'를 읽고 난 브라운 신부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순진하고 어리숙해 보이는 브라운 신부의 재치와 당당함 그리고 우산과 꾸러미를 챙기며 허둥지둥하는 모습 등이 나에겐 너무나 정겹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브라운 신부의 전집이 나왔다고 했을 때 참 반가웠다. 그리고 설레는 맘으로 읽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내 머릿 속에서 상상하는 브라운 신부의 이미지가 차츰 바뀌었다. 푸른 십자가의 어리숙하고 순진한 모습의 기발한 재치를 가진 신부님이 아니라 너무나 날카롭고 냉정한 신부님으로 바뀌어 버렸다.

사람의 본성을 파악해서 범인을 찾는다는 면에서 브라운 신부와 미스 마플은 비슷한 추리 기법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사건을 접하는 태도에는 둘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미스 마플은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그것을 과시하려는 듯한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그녀의 태도는 늘 겸손하다.

하지만 브라운 신부는 단편이라는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사건해결의 흐름를 독자가 따라가기에 힘든 면이 있다. 사건을 해결할 때의 브라운 신부는 독심술사 같다. 범인을 찾는 과정이 너무나 단순하고 쉬워 보인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고 설명해 줄 때의 그는 겸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찾기 힘들게 너무나 냉정해 보인다.

그리고 간혹 보이는 이교도라고 통털어 일컬어지는 동양인과 동양 문물에 대한 비하도 읽으면서 상당히 거슬렸다. 주인공인 브라운 신부가 카톨릭 사제라는 신분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동양문물을 천박하고 사악한 것으로 단정하는 그의 태도가 상당히 못마땅했다.

어쨋든 브라운 신부 전집 1권을 일고 난 후 내가 가지고 있던 브라운 신부의 이미지를 잃어서 좀 섭섭하다. 그러나 전집 5권 중 아직 1권 밖에 읽지 않아 내가 그를 잘못 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다음 권을 읽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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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의 나레이션 1 - 시공 애장 컬렉션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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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왔던 작품들을 볼 때면 그 작품을 처음 접했을 무렵의 온갖 추억이 쏟아져 나온다. 작품 속에서 세영이가 옷을 산 쇼핑백엔 'OO양품점'이라고 쓰여 있다. 이제는 양품점에서 옷을 사는 10대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학기 중의 자율학습, 중 3 여름 방학 부터 시작된 방학 마다의 보충수업. 변진섭과 김완선, 최수종이 청춘 스타였을 그 무렵.

동생들과 함께 다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너무나 생생히 묘사된 17세 우리들 맘에 다시 한번 놀랬다. 하나씩 늘어나는 고민들 - 부모님께 말하기 힘든 일들, 친구와의 우정, 이성에의 관심, 하고 싶지만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일들에 대한 안타까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실망, 신체적인 콤플렉스, 너무 커서 실현 가능성 없어 보이지만 가지면 즐거운 미래에 대한 꿈들 등 요즘 17세들에겐 조금 촌스럽고 고전적으로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그 시절 17였던 우리들에겐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라 너무 소중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당시엔 '책방'이 없고 만화 가게를 가야만 만화를 볼 수 있었다. 몰래 몰래 보던 그 시절에 비해 분명히 지금 만화를 보는 사람들은 늘었고 만화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당시 그 큰 만화방에는 우리 나라 작가들 작품으로 가득찼었는데 요즘 책방에는 우리 나라 작가의 작품이 절반도 되지 않고 작가들의 작품 활동도 그 당시보다 활발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강경옥을 비롯해 친숙하고 실력있는 우리 작가들의 작품으로 다시금 만화방이 꽉 차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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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대결 1 - 눈동자의 집 위험한 대결 1
레모니 스니켓 지음, 강민희 그림, 한지희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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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이들이 나오고 그 아이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악당이 나오는 동화의 경우 대부분의 결말은 갖은 고통을 이겨낸 아이들이 결국은 행복을 찾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런 결말을 원하고. 하지만 이 책의 경우 바이올렛, 클로스, 서니. 이 3삼매는 화재로 졸지에 부모를 잃고 괴상한 친척에게 맞겨져 생명의 위협을 받는 등 고초를 격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악당인 친척에게서 벗어나지만 또 다른 불행을 가져다 줄 장소로 보내지고 맙니다.

작가는 작품 서두에서 붙어 이 책은 절대 해피엔드로 끝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작품 중간중간 그 사실을 확인합니다. 해피엔드로 끝맺을 충분한 소재를 만들어 놓고도 결국 작가의 권한을 이용해(?) 아이들을 불행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작가는 마치 일부러 남을 골탕먹이는 심술궂은 남자 아이 같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불행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큰 절망 속에서 작은 희망과 기쁨을 원동력으로 불행을 헤쳐나가는 모습과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나타나는 것이 삶의 진짜 모습과 닯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씁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나서 불행한 삼남매의 운명에 좀 가슴이 아플 수도 있지만 삼남매가 꿋꿋하게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권은 불행하게 끝나지만 최종적으론 힘든 운명을 개척한 삼남매에게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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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블루
유이가와 케이 지음, 홍성빈 옮김 / 신영미디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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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이 지나도록 싱글인 여성들의 모습을 적은 글이다. 뭔가 해결책을 제시한 것도 아닌고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세상의 결혼 적령기를 지나고도 싱글인 여자들의 이런 삶, 저런 삶을 평가하고 있는데 들고 있는 예도 긍정적인 예보다는 부정적인 예가 훨씬 많다.

여성들의 사회 생활이 늘어나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세상에서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지난 여성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이 책을 보면 이런 여성들은 잘못하면 엇나갈 위험성이 충분한 불안한 존재로 비춰지는 것 같다.

물론 그런 불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의 심리도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 책은 공감과 불안을 이끌어 내는 것 말고는 다른 무엇도 제시하지 못한다. 오히려 나쁜 사례들과 아닌 척 점잖게 비판하는 작가의 태도가 좀 불쾌했다. 결론도 열심히 살자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평소 결심 그대로다. 싱글이 정말 그렇게 우울한 블루인가? 그렇지만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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