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심 많은 늙은이
세르반테스 지음 / 오늘의책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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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번 소설이라는 전체 제목일 붙어 있는 이 단편들은 정말로 모범적이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나친 질투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 남을 깔보거나 무시하지 말라는 내용, 인간들의 작은 욕망들의 추함 등. 하지만 이 책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차원의 교훈을 뛰어넘는 교훈의 반전이 있다. 질투심 많은 늙은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젋은 부인은 동네의 건달의 노림을 받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철저한 질투심으로도 막지 못한 부인의 배신을 상상하게 되고 질투의 덧없음의 교훈을 기대한다. 하지만 세르반테스의 이야기에서 부인은 자신의 정절을 지켰고 노인은 부인이 배신했다는 오해 속에서 죽음을 맞는다. 세르반테스가 이 이야기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교훈은 무엇일까? 세르반테스는 모든 것은 인간의 자유 의지에 따라서 이뤄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했지만 이외의 교훈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만의 착각인가? 교훈이야 어쨌든 세르반테스의 작품 속에 나오는 작은 유머를 찾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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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판 란마 1/2 1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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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루미코의 만화는 지극히 일본적인 만화다. 그의 만화엔 일본술을 병째로 들고 일본 부채를 들고 유카타를 입고 춤을 추는 일본 아저씨들을 비롯해 일본의 많은 풍습들이 녹아 있다. 그리고 그런 일본적인 것들은 다카하시 루미코의 만화에 서민적인 따뜻한 웃음으로 녹아 있다. 여성들의 속옷을 훔치고, 남의 방을 엿보고, 여성들의 특정 신체 부위에 접촉을 시도하는 현실에서는 치안으로 몰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특성조차 다카하시 루미코의 만화에서는 웃음을 주는 장치로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그들의 뻔뻔한 캐릭터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다카하시 루미코의 만화를 보면 강하고 정의감 넘치는 여자 주인공, 다소 우유부단한 남자 주인공, 변태적 성향을 가진 주변 사람들 등 그 등장 인물들의 특징적인 캐릭터들이 반복해서 나온다. <란마 1/2>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슷한 캐릭터를 가진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다카하시 루미코의 만화들은 그래도 웃음을터뜨리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그것이 다카하시 루미코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 비슷한듯 유치한듯 짜증나는 듯한 캐릭터들과 상황에서도 유머와 따뜻함이 녹아 있는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그녀의 재주는 정말 탁월하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찾게 되는 다카하시 루미코 만화의 매력.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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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 1
우르줄라 하우케 지음, 강혜경 옮김 / 해나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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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결에 이 책을 골랐던 건 이 책이 출판 되었을 때 읽었던 꽤 호의적인 서평의 기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옆집 찰리네 아빠와 누나가 한 말을 통해 독일 사회 문제 전반에 걸친 토론과 성찰을 요구한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찰리네 가족과는 달리 보수적인 성향을 대표하는 우리 아빠의 생각은 참 많이 다르다. 그리고 진보적이고 공평한 찰리네 식구들의 말에 별로 딱부러지는 논거 없이 반박하는 아빠의 모습은 답답해 보이고 이런 사람 때문에 우리가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되지란 비난도 하게 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찰리네 식구들과 그들의 의견에 전적인 찬성을 보내는 아들에 대해 '현실을 그런게 아니야.'라는 논거로 밖에 반박하지 못하면서 화를 내는 아빠의 모습이 내 자신과 우리 사회 대부분의 어른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 졌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사회 문제는 독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고 찰리네 가족들의 진보적인 주장은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 문제들이다.

그래서 난 이 책에서 주장하고 싶어하는 내용 보다는 나와 현대인을 대표하는 듯한 아빠의 모습을 통해 날 반성해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찔려 했던 양심이 얼마나 잘 작동하게 될는지는 장담할 순 없지만 그래도 아마 전보다는 더 날 반성하며 살게 될 것 같다. 사회의 여려 현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는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여러가지 다양한 관점을 지니게 될 것 같아 그들이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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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여자 - 개정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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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만켈의 작품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다소 건조한 문체와 담담한 사건 진행과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삶에 찌든 듯한 생활들이 작품을 다소 지루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면도 있지만 그런 특성들이 나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복잡하고 잔인한 사건을 저지르는 뛰어난 범인과 몇 발짝 뒤쳐져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 헤메이는 형사들의 정신적인 고뇌와 육체적인 피로. 그리고 주인공으로서 사건의 지휘를 담당하는 발란더의 리더로서의 고민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누구나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일에서 좌절을 맛보게 될 때는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고 새로운 직업에의 유혹에 방황을 하곤 한다. 헤닝 만켈의 작품 속 주인공은 우리의 이런 삶을 너무나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고민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에 못지 않는 추리소설로서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 묘사는 이와 다른 재미를 준다. 점점 잔혹해 지는 범죄를 양산하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발란더와 동료들의 고민은 각종 흉악범죄가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헤닝 만켈의 작품은 그 사실적인 묘사와 사회 비판적인 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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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이야기 1
모리나가 아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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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이야기는 황당하다. 그렇게 가난할 수가 있겠는가 싶고, 그런 무책임한 부모가 사람인가 하는 의구심도 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타로의 일상도 자세히 보면 말이 안된다. 하지만 이건 만화다. 과장이야 심하겠지만 금전감각과 생활능력 없는 부모들도 세상에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과연 모든 동물과 식물을 배를 채울수 있냐 없냐의 단순한 기준으로만 볼 수 있을까 싶지만, 우리는 사실 수많은 것들을 너무나 단순한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고 있지 않은가.

충분히 짜증날 수 있는 상황과 캐릭터들을 가지고 따뜻한 웃음이 번지는 상황으로 역전시킨 것은 작가의 탁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흔히들 '얼굴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하는데 만화만큼 그말이 있는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타로 이야기의 황당한 상황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에는 타로를 비롯한 등장 인물들의 잘생긴 외모도 한 몫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머리 아프지 않는 즐거움을 얻고자 만화를 보는 분이라면 충분히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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