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여자 - 개정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헤닝 만켈의 작품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다소 건조한 문체와 담담한 사건 진행과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삶에 찌든 듯한 생활들이 작품을 다소 지루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면도 있지만 그런 특성들이 나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복잡하고 잔인한 사건을 저지르는 뛰어난 범인과 몇 발짝 뒤쳐져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 헤메이는 형사들의 정신적인 고뇌와 육체적인 피로. 그리고 주인공으로서 사건의 지휘를 담당하는 발란더의 리더로서의 고민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누구나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일에서 좌절을 맛보게 될 때는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고 새로운 직업에의 유혹에 방황을 하곤 한다. 헤닝 만켈의 작품 속 주인공은 우리의 이런 삶을 너무나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고민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에 못지 않는 추리소설로서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 묘사는 이와 다른 재미를 준다. 점점 잔혹해 지는 범죄를 양산하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발란더와 동료들의 고민은 각종 흉악범죄가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헤닝 만켈의 작품은 그 사실적인 묘사와 사회 비판적인 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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