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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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는 악과 고통이 있고, 거기 희생되는 무고한 사람들이 있다.
신이 선하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없다면 그는 무능한 존재이다.
신이 선하지 않고 다만 전능하며 그것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그는 악한 존재이다.
신이 선하지도, 전능하지도 않다면 그를 신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러므로 선하고 전능한 신이란 성립 불가능한 오류다.(책속에 등장하는 신의 부재에 대한 논증)-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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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코레아니쿠스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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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소한 것에만 분노하는가?" 어느 작가는 이렇게 물었다. 몰라서 묻는가? 거대한 것은 우리에게 분노할 자유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에 가로막힌 물이 제 갈 길을 찾아 우회하듯이, 분노의 흐름도 도전을 허용하지 ㅇ낳는 거대한 것을 피해 사소한 곳으로 흐를 수밖에.-44-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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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일하라 - 성과는 일벌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이슨 프라이드 &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지음, 정성묵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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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가로젓는 연습을 해라. 좋은 아이디어라도 더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거절의 힘으로 우선순위를 바로잡아라. 고개를 가로저어서 후회할 일은 별로 없다. 하지만 넋 놓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다 보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
사람들은 불편한 관계가 될까봐 고개를 가로젓지 못한다. 하지만 질질 끌려 다니느니 한번 부딪히는 게 낫다.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지 못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지고 원치 않는 방향으로 끌려 다니게 된다.-165-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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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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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주는 무한할 거야. 이 우주에 내가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라면, 생각만 해도 추워. 무주에서 보내던 그해 겨울이 기억나. 얼마나 추웠는지 몰라. 그때 달달달 떨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내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것은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일이었어. 그게 누구든, 나는 연결되고 싶었어. 우주가 무한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 건 뭐래도 상관없어. 다만 내게 말을 걸고, 또 내가 누구인지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우주에 한 명 정도는 더 있었으면 좋겠어. 그게 우주가 무한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면 나는 무한한 우주에서 살고 싶어.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울 것 같아."-68쪽

발이 구두에 딱 맞는 순간, 신데렐라의 영혼이 어땠을까, 생각하면 말이야. 그녀는 평온하고 겸손했을까, 아니면 이제 내 팔자는 고쳐졌다 싶었을까? 아니면 왕자가 보고 싶어졌을까? 어서 빨리 구두를 신고 왕자에게 달려가 그 품에 안기고 싶었을까? 다 아니야. 그녀가 이를 악물며 참았으나,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건 득의만만한 표정, 가족 누구와도 공유해본 적이 없는 자신감이었을 거야. 자기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자의 표정 말이야. 그 장면은 항상 나를 위로해줘. 들어봐, 그건 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기적이나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 있었고 이를 증명하는 작은 단서만 하나 있어도 나와 함께 그 시간을 공유한 사람은 끝내 포기하지 않고 나를 찾아올 거란 얘기잖아.-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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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4년 3월
구판절판


"사람들은 내가 사기 결혼을 당했다고 말했어요. 그 사람 아내가 아기를 낳지 못하니까 처음부터 아이를 얻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요. 그렇지만 사기라는 것은 그들의 생각이고, 그들의 의견은 내 인생에 눈꼽만큼도 영향을 미치지 못해요. 나는 한 사람을 사랑했고 그와의 생활은 아름답고 소중했어요. 오직 그것만이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내 몫의 진실이죠."-192쪽

그렇지만 만약 그때 누군가 연희에게 한 가지 소원을 물었다면 서슴없이 대답했을 것이다. 생의 가장 마지막 순간을 그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것. 자신도 세중도 저마다의 삶을 다 살고 나서, 이번 생에 부과된 사회적 의무나 가정적 책임, 주어진 과업을 각자 완수한 다음, 한 일 년쯤 여분의 삶이 허용된다면 생의 가장 마지막 네 계절쯤을 그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것.-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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