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우리의 목적지였다. 네비에 바다를 찍어놓고 가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틀었는데, 라디오에서는 DJ 가 MAROON5 의 <sugar>란 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뮤직비디오를 아주 많은 사람들이 봤다, 뮤직비디오가 참 달콤하다, 결혼하는 여러 커플이 나오는데 그 중 연기자가 아닌 실제 커플이 두 커플 섞여 있다, 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평소에 마룬파이브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아담 리바인의 목소리도 딱히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실상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는 손에 꼽는다- 관심도 없었는데, 실제 커플이 섞여 있다는 그 뮤직비디오만큼은 궁금했다. 옆에서 동행은 운전을 하는데, 나는 이 뮤직비디오를 볼 생각에 얼른 검색했다. 조수석에 앉아 혼자 뮤직비디오를 보는 일은 어쩐지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아 그 순간은 꾹 참았다.
우리는 결국 바다를 보진 못했다. 그렇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검색되는 뮤직비디오는 볼 수 있었다. 사실 나는 바다에 큰 흥미가 없었고, 평소에 바다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어딘가에서 기뻐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는 쪽이 훨씬 흥미로웠고, 바다보다는 그래서 이 뮤비가 좋았다. 레스토랑이었나, 패스트푸드점이었나, 나는 바다에 닿지 못한 동행과 함께 이 뮤직비디오를 봤다.
제일 처음 등장하는 여자의 근육이 대단히 인상깊다. 나는 여자나 남자나 근육질이 참말 좋단 말이지.
처음, 바다는 우리의 목적지였다, 라고 쓰고 보니,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소설 속 문장이 떠올랐다. 거기에서 남자와 여자가 연애를 시작하면서 주로 바다 위에서 데이트를 하는데, 바다는 그들의 친구였다, 라는 말이 나왔더랬다.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