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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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건전한 생각을 가진 것만으로는 곤란합니다. 결과를 잘 만들어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죠. 독일의 정치철학자인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은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함께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인 신념을 가질 뿐만 아니라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 신념을 현실세계에서 이루어내야 한다는 뜻이지요. 정부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 며죄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35쪽

선별적 복지만 고수한다면 부유층과 중산층의 '반(反)복지 동맹'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요. 세금 내는 사람 따로, 혜택 보는 사람 따로이니, 사회적으로 증세와 복지 확대에 대한 저항이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선별적 복지는 또 '낙인 효과'를 만들어 사회통합에 금이 가게 하죠. 국민을 '시혜자'와 '수혜자'로 구분하니까요. 예를 들어 학교급식의 경우 가난한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하면 '얻어먹는 아이'라는 낙인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적 효율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의 인권과 정서라는 측면에서도 배려가 필요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선별적 복지를 하다 보면 수혜 자격, 즉 가난을 입증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행정 비용이 든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고요.-95-96쪽

제: 무상급식과 관련한 논쟁 과정에서 '왜 이건희 회장의 손자까지 공짜 밥을 먹여야 하느냐'며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선 뭐라고 하시겠어요?

안:유시민 전 의원이 TV 토론에 나와서 그러더군요. "그렇게 세금을 많이 냈는데 먹여도 되지 않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부유층 자녀는 부모, 조부모가 이미 많이 낸 세금의 혜택을 당당히 누리는 것이지 결코 '공짜'로 먹는 게 아니죠. 가난한 집 아이들은 사회적인 부조를 받는 것이고요.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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