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앞으로 나아갈 뿐 결코 뒤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잃은 것은 잃은 것이다. (스타킹훔쳐보기, 제3작, 상권, p.61)

 

 

그렇다. 사람은 과거를 너무 후회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생에는 나쁜 면도 있지만 좋은 면도 얼마든지 있다. 단지 사는 데 바쁜 사람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세상에는 잔혹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은 좋은 일만 골라 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시계를 되돌리려고 하는 위험은 무릅쓰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다시 되풀이한다고 해서 전보다 좋은 결과가 되리란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스타킹훔쳐보기, 제3작, 하권, p.53)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공허함 자체도 괴로웠지만, 더 치명적인 것은 마음속에서 어떤 것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었다. 어떤 상대라 할지라도 이전에 사랑한 이상에는 진실로 사라져 버리는 일은 없고,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진짜로 지워지는 일은 없는 것이다. 기억이 엷어지면 위로는 될지 모르지만, 기억보다 깊은 곳에 있는 괴로움은 영원히 계속된다. 어느 누구에게나 일단 마음의 문을 열면 그 상대를 마음에서 몰아내 버릴 수는 없게 된다. (스타킹훔쳐보기, 제3작, 하권,pp.176-177)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는 것보다 사랑을 잃는 쪽이 훨씬 낫다.

그런 오래된 격언이 갑자기 머리에 떠올랐다.

덧없는 위로, 허무한 지혜. (스타킹훔쳐보기, 제3작, 하권, p.191)

 

 

 

소녀는 게임을 이동식 침대 앞의 커피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그림 한 장 걸려 있지 않은 벽을 바라보았다.

"왜 벽에는 그림을 걸지 않으세요?" 하고 테리가 물었다.

"벽을 보았을 때, 무엇이든지 좋아하는 것이 보이라고 비워 놓았어" 하고 케이트가 대답했다. "여기는 내 방이고, 다른 사람의 방이 아니기 때문이지."

소녀는 지금까지 어른이 이처럼 자신의 생각에 딱 들어맞고, 설득력이 있게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터부, 상권, p.265)

 

 

 

남자에게 빠져 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실감했다. 마치 숨이 끊어질 정도로 가속도를 더해 하늘을 날거나, 정신이 아뜩해지는 추락과도 같은 것이었다. (스타킹 훔쳐보기, p.220)

 

 

 

"우리가............이러는 게 아니었는데....................." 로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할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행복했잖아." (스타킹훔쳐보기, 제2작, 하권, p.115)

 

 

 

일상적이고 단순한 것들은 손에 쉽게 들어왔다. 그러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 소중한 것만은 영락없이 품에서 빠져 나가 버린다. 인간이 영원하지 못한 것처럼. (스타킹훔쳐보기, 제2작, 하권,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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