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책 - 2026년 3월 학교 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6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작 어떤 하루의 그림책 3
델핀 페레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온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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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거대한 책』 델핀 페레 / 이온서가

프랑스 작가 델핀 페레의 신작 『거대한 책』은 제목과 상반되는 아주 작고 아담한 판형을 통해 역설적인 미학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손바닥만 한 책을 마주하는 순간, 독자는 제목이 지닌 ‘거대함’이 물리적 크기가 아닌 그 내면에 담긴 세계의 깊이를 의미함을 직감하게 된다. 여기서 책의 작은 크기는 단순한 형식을 넘어, 독자를 책 속으로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세밀한 사유를 유도하는 중요한 서사적 장치가 된다.

총 일곱 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절제된 흑백 드로잉과 따뜻한 붉은색 계열의 배색을 활용해 이야기의 층위를 다채롭게 펼쳐낸다. 작은 페이지 안에서 돋보이는 과감한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이야기의 호흡을 조율하고 감정을 머금는 농밀한 공간으로 기능한다. 작은 화면 속 미세한 선과 여백이 만들어내는 여유 속에서 독자는 감정의 미묘한 파동을 경험하며, 이는 델핀 페레 특유의 간결하고 철학적인 서사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거대한 책』은 외형적 크기를 넘어 형식과 내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하나의 ‘철학적 사유의 장’이다. 작가는 다정한 동물 캐릭터들을 빌려 일상의 사소한 조각들이 우리 내면의 거대한 감정과 어떻게 맞닿는지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통찰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읽고 보는 도구를 넘어, 독자가 마음으로 머무르게 되는 커다란 세계다. 델핀 페레는 말을 아끼되 여운을 길게 남기는 서사의 미학을 담아냈고, 독자는 작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속에 투영된 자신의 광활한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 책은 그림책의 경계를 확장하며, 작고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 특별한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수업 시간에 함께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그림책을 만나 더욱 기뻐요.🫶)

#강민정북큐레이터
#거대한책 #이온서가
#Legrosli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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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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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문유석 /문학동네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나로 살 결심』은 23년 동안 판사로 살아온 문유석 작가가,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과 그 선택의 이유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문유석 작가의 책들을 모두 읽었다. 그의 글에는 언제나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냉소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 묘하게 쓸쓸한 농담, 혹은 단호한 진심 뒤에 툭 던져지는 짧은 유머. 그러다 문장을 읽는 중에 문득 소리 내어 웃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나로 살 결심』 1부와 2부에서는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문유석 작가 특유의 냉소적 시선과 현실 인식이 잘 드러난 문장들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공감이 가는 부분에서는 이번에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마지막 3부에 이르러서는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 마치 그가 글쓰기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10년차 짬에서 나오는 내공인걸까.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진솔함, 그리고 현장에서 몸소 겪은 진짜 고민과 힘겨움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나로 살 결심』은 이전과는 또 다른 결의 문유석을 보여준다. 타인의 기대와 역할에서 벗어나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와 용기를 그의 문장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용기는 단순히 멋진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회의와 자문, 자기 검열을 통과한 끝에 비로소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이다.

결국 이 책은 우리 각자가 감당하고 있는 ‘나답게 사는 삶’에 대해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그리고 조금은 날카롭게 질문을 던진다. 삶의 방향은 결국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그 선택의 책임 또한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는, 당연하지만 외면해온 진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우연치고는 너무 재밌는 순간이다. 유튜브 알림이 떴다. 유재석의 채널 뜬뜬에서 홍진경과 조세호가 출연하는 <세 번째 가짜의 삶은 핑계고>가 업로드 되었다고.

지금 나는, 정말 나로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문다.

#문학동네
#나로살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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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롱스타킹 (삐삐 출간 80주년 기념 특별판) - 린드그렌이 선택한 24가지의 삐삐 이야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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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삐삐!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고민없이 펀딩을 신청한것 같아요. 마음
속 삐삐와 같은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살고있을거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간직하며 보며 물려주고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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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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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문형배 / 김영사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한길만을 묵묵히 걸어 종착지에 도달한 문형배 재판관. 호의에 대하여는 그가 판사로서 걸어온 긴 여정 속에서, 개인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해온 수많은 글들 중 120편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면, 그 사람이 누구와 만나고 무슨 책을 읽는지 말해달라.” (p.131)

 

내가 타인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요즘 무슨 책 읽어?”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며,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늘 궁금하다. 특히 존경하는 이들의 사유 세계는 더 알고 싶어진다. 그런 면에서 문형배 재판관의 이 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풍성한 충만함으로 다가왔다.

 

호의에 대하여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재판관의 일상이야기, 2부는 독서일기, 그리고 3부는 사법부 게시판에 올린 글들이다.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한 부분은 2'독서일기'였다.
내가 읽었던 책을 그분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앞으로 내가 읽게 될 책들을, 그는 어떻게 해석하고 느꼈을까?
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커졌다.

 

1부의 일상 이야기에서도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매일 판결을 내리고 주문을 작성해야 하는 재판관의 눈에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온통 악의로 가득 찬 풍경일까?
그렇지 않았다. 문형배 재판관은 말한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호의선의의 선순환이며, 그것이 사회를 단단하게, 또 아름답게 만든다고. 그리고 그는 그 믿음이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그는 언제나 환경을 먼저 개선하고, 지원을 우선시했다. 피고인에게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이행하게 한 뒤, 그 결과를 양형의 고려 요소로 삼는 태도에서 그의 따뜻한 시선과 인간 중심의 사법 철학이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나는 호의란 단어의 무게를 새삼 느꼈다.
진정한 호의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을 문형배 재판관의 글에서 차분히, 그리고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었다.

 

#호의에대하여 #문형배 #김영사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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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줄줄줄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4
장여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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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book

 

줄줄이 줄줄줄장여희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표지. 파란 줄들이 시원한 느낌을 전하며, 장여희 작가의 말놀이 그림책 줄줄이 줄줄줄은 시각적 호기심과 언어적 재미를 모두 안고 독자를 맞이한다.

 

이 책은 가로 판형을 선택해 이라는 소재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각화한다. 표지에서 시작된 한 줄은 책의 마지막 장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며, 그 안에 펼쳐지는 서사와 말놀이는 유쾌하고도 리듬감 있게 흘러간다. 문장이 단순히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줄줄이이어지면서도 줄줄흘러넘치는 언어적 재미를 자아내, 읽는 이의 입가에 절로 미소를 띄게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예상치 못한 전개가 등장하며 독자의 기대를 능숙하게 비틀고, 그 안에서 다시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낸다. 단일한 선 위를 걷는 듯 보이지만, 그 선 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매우 역동적이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비선형적 구성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몰입도를 높이며, 유아 독자들은 물론 함께 읽는 어른들까지도 즐겁게 몰입할 수 있게 한다.

 

특히 흥미로운 요소는 색의 전환이었다. 시원한 파란색 계열로 이어지던 배경이 어느 순간 강렬한 빨간색으로 반전되며 시각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색의 변화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서사의 흐름을 바꾸는 장치로 기능하며, 그 전환의 순간은 극적인 감정의 반응을 유도한다.

 

줄줄이 줄줄줄은 단순한 말놀이 그림책을 넘어, 언어와 시각, 감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완성도 높은 그림책이다. ‘이라는 단일한 개념을 중심으로 질서, 흐름, 긴장, 반전을 모두 품어내며 다층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연령에 따라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을 듯 하다.

 

말놀이 그림책의 정수를 보여주는 반가운 작품이다.

책의 흐름을 따라 줄줄이연결되는 감탄과 웃음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개미들 죽는 줄!’

 

#줄줄이줄줄줄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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