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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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문형배 / 김영사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한길만을 묵묵히 걸어 종착지에 도달한 문형배 재판관. 호의에 대하여는 그가 판사로서 걸어온 긴 여정 속에서, 개인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해온 수많은 글들 중 120편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면, 그 사람이 누구와 만나고 무슨 책을 읽는지 말해달라.” (p.131)

 

내가 타인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요즘 무슨 책 읽어?”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며,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늘 궁금하다. 특히 존경하는 이들의 사유 세계는 더 알고 싶어진다. 그런 면에서 문형배 재판관의 이 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풍성한 충만함으로 다가왔다.

 

호의에 대하여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재판관의 일상이야기, 2부는 독서일기, 그리고 3부는 사법부 게시판에 올린 글들이다.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한 부분은 2'독서일기'였다.
내가 읽었던 책을 그분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앞으로 내가 읽게 될 책들을, 그는 어떻게 해석하고 느꼈을까?
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커졌다.

 

1부의 일상 이야기에서도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매일 판결을 내리고 주문을 작성해야 하는 재판관의 눈에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온통 악의로 가득 찬 풍경일까?
그렇지 않았다. 문형배 재판관은 말한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호의선의의 선순환이며, 그것이 사회를 단단하게, 또 아름답게 만든다고. 그리고 그는 그 믿음이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그는 언제나 환경을 먼저 개선하고, 지원을 우선시했다. 피고인에게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이행하게 한 뒤, 그 결과를 양형의 고려 요소로 삼는 태도에서 그의 따뜻한 시선과 인간 중심의 사법 철학이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나는 호의란 단어의 무게를 새삼 느꼈다.
진정한 호의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을 문형배 재판관의 글에서 차분히, 그리고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었다.

 

#호의에대하여 #문형배 #김영사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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