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너머 사람 - 살고 싶은 사람을 삶과 연결하는 마지막 상담소
하상훈 지음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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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목소리 너머 사람 / 하상훈 / 김영사

- 살고 싶은 사람을 삶과 연결하는 마지막 상담소

 

다리란, '두 점과 두 점을 잇기도,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힘이다.'

한강의 19개의 다리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건너는 길일뿐만 아니라, 그 중간중간 숨겨진 74개의 작은 다리들이 있다. 이 다리들은 우리가 감히 말할 수 없는 마음의 다리들이다. 어쩌면 나를 당신을 그리고 우리를 이해하고 보듬기 위한 작은 희망의 표시들이다.

 

<목소리 너머 사람>은 국내 최초 전화 상담 기관인 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이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목소리 너머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한 저자의 진심이 종잇장 위에서 아릿하게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순한 글이 아닌, 온전히 살아 숨 쉬는 목소리처럼 다가온다.

 

저자 덕분에, 나는 '다리'라는 단어에 더욱 깊이 집중하게 되었다. 다리는 물리적인 연결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교감의 역할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저 막연히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알지만 모르고 있었던 것들. 그런 미묘한 감정들이 나를 감각하게 했다.

 

책의 날개에 저자가 "언젠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면, 당신은 누군가의 생명을 지킨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는 이틀에 한 번은 꼭 전화해서 "밥 먹었냐"고 물으신다. 30년을 함께 살던 때도, 가장 자주 하셨던 질문은 "밥은?", "아침 안 먹고 가?", "저녁은?" 같은 질문들이었다. 너무 익숙해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았고, 때론 귀찮게 여겼던 질문들. 책을 덮고 오늘 엄마의 전화를 받으며 깨달았다. 그 질문들이 사실은 내가 살아갈 힘의 밑거름이었다는 것을.

 

 

뜬금없는 상황이나 지나가는 말 속에서 벅참을 느껴본 적이 많다. 나 역시 저자처럼 힘든 누군가에게 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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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왜 낳으셨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에게
홍지연 지음 / 이엘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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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왜 낳으셨어요? /홍지연 지음/이엘북』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일은 선택이지만, 부모로 산다는 일은 수많은 질문에 직면하는 일이다.

이 책은 부모가 된 우리에게 너무 늦게 던져진, 그러나 너무나 절실한 질문을 다시 꺼내놓는다.

책은 단순히 ‘육아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대 부모들이 감당해야 하는 불안, 무기력, 죄책감, 그리고 고립감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내가 이 아이의 엄마로 괜찮을까?”, “이 길이 맞는 걸까?”라고 수없이 자신을 되묻는 부모들에게 이 책은 따뜻하면서도 정직하게 답한다.

부모도 인간임을 인정하자는 메시지가 인상 깊다.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과 죄책감 사이를 헤맨다’는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저자눈 ‘좋은 부모가 되라’는 압박 대신, ‘당신의 아픔도 소중하다’고 말한다. 나 자신을 돌볼 수 있어야 아이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통찰은, 부모라는 정체성에 갇혀 자신을 잃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위로다.

육아서라기보다는 부모됨’ 대한 심리 에세이에 가깝다. 아이를 낳았지만 때때로 후회하는 감정을 느끼는 이들, 부모가 되며 이전의 자신을 잃었다고 느끼는 이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죄책감에 무너지고 있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왜낳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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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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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l 유선경 지음l 앤의서재]

 

세상이 을 잘 맞추라더니, 이제는 질문을 잘하라고 한다. 나는 어떤 답을 상상하며 질문을 해야 하는 걸까?

 

<감정 어휘>, <어른의 어휘력>의 유선경 저자가 질문이라는 무궁무진의 세계로 초대했다. 작가의 신작 <질문의 격>당신이 답을 찾지 못했다면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이다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질문은 모르는 게 있어서 하기도 하지만 더 나은 답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해 올바른 방식으로 질문하면 새로운 관점이나 사고력 확장 그리고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고 그 결과 자기주도적 삶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는 동안 주체적인 인간이 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저자는 책에서 옮은 방식으로 질문하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다양한 학자들의 질문법들을 인용하며 설명한다.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독자가 직접 질문을 해볼 수 있는 워크지가 함께 있어 바로바로 대입이 가능한 점이 이 책의 유용함이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이 질문법들이 내 삶과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세상의 패러다임을 전환 시키는 위대한 사람들의 위대한 질문들을 분석한다. 세종대왕부터 마르크스. 앤디 워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질문들로 확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질문의 격은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본질적인 힘임을 일깨우는 책이다. 일상적인 호기심에서부터 철학적 성찰까지, 질문의 스펙트럼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깊이 있는 통찰을 선사한다.

 

 

#질문의격 #유선경

#앤의서재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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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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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l황영미 장편소설l우리학교]

 

책장을 펼치는 순간, 마치 내가 다시 10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의 표지에는 여름의 따뜻한 온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소설의 서사 역시 한여름의 무더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청량한 푸른빛의 나무들은 마치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매력을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황영미 장편소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은 주인공 홍지민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예민하고 날카로운 사춘기 시절, 세상의 중심이 친구이고 모든 문제의 원인 또한 친구인 시기다. 동시에 이성에 대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어느 날, 지민은 친구들이 자신을 두고 허언증 개찐따 주제에라고 말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된다. 모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지민은 큰 충격에 빠진다. 사실 지민은 자신의 아픔과 불안을 감추기 위해 무심코 던졌던 말들로 인해 허언증을 가진 아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자아에 대한 혼란이 그녀를 깊은 외로움으로 몰아넣는다.

현실에 지친 지민은 밍글이라는 익명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혼자 급식 먹는 법’,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짝남 마음 어떤 것 같아?’와 같은 글은 누군가에겐 사소할지 몰라도, 지민에게는 간절하고 진지한 고민이다. 이 공간에서만큼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연결되며, 조금씩 위로받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청소년들이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청춘의 연애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민낯과 자아 정체성, 그리고 성장의 통증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데 있다. 지민과 그녀를 둘러싼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 상처와 질투, 공감과 화해의 순간들이 세심하게 그려져 있어 독자들은 그들의 감정에 쉽게 이입하게 된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관계의 불안정성, 사회적 압박 같은 문제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성장소설이다. 문학이란, 삶의 복잡한 감정들을 들여다보고 말로 표현하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특히 혼자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잦은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고백해도되는타이밍

#황영미장편소설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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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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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 라곰 | 원제: The Second Chance

최근 읽은 ‘죽음’을 다룬 이야기 중 가장 불편함 없이 다가온 소설이었다. 오히려 공감 어린 끄덕임과 함께, 작가의 재치 있는 문장에 몇 번이나 웃음이 나왔다.

영국 소설 『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은 주인공 넬(Nell)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넬은 20년 전 한 점쟁이에게 자신의 죽음 날짜를 예언받는다. 바로 2024년 12월 16일. (놀랍게도 내 생일)

그날을 기점으로 넬은 예언된 운명을 믿고 살아간다. 안정 대신 모험을, 계획 대신 즉흥을, 깊은 관계보다는 가벼운 만남을 선택하며 살아온 그녀. 그리고 마침내 죽음의 날이 다가오자, 넬은 인생의 정리를 결심한다. 그동안 숨겨왔던 진심을 담은 편지 5통을 부모님, 언니, 옛 연인, 그리고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보낸다. (편지내용은 이불킥 각.)

다음 날 아침. 넬은 죽지 않고 깨어난다. 그녀 앞에 펼쳐진 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두 번째 인생이다. 그리고 이제 넬은 그동안의 후회, 진실, 그리고 새롭게 마주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식상하지 않다. 짜릿했다. 작가의 문장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공간이 많았다. 어쩌면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를 살아가고 있어서였을까. 이 이야기는 단순한 몰입을 넘어, 삶에 밀착된 감정의 진동으로 다가왔다. 최근 고민한 화두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서 행복하기.’
넬의 삶처럼, 우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게 될지, 또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전혀 알 수 없다.

세상에는 단순히 좋고 나쁜 것을 나누는 기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이에는 수백만 가지의 감정과 선택, 애매함과 반짝임이 공존한다. 무엇이 되었든, 최고의 순간을 위해 아껴두지 않을 것.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그 모든 것을 느끼고, 충분히 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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