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re You Going Through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어떻게 지내요 l 시그리드 누네즈 l 엘리>

원제 : What Are You Going Through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어나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지만,

내게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듯이”

우리를 둘러싼 삶의 미묘한 단면들을 글로 옮겨 논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 <어떻게 지내요>.

<어떻게 지내요>는 죽음, 상실감, 외로움 등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친구가 선택적 죽음을 결정하고, 주인공과 함께 그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하며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한다. 어딘가 적당한 곳에서 평온하게 끝을 맞이하고 싶다고. 주인공에게 그 길에 옆에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타인의 죽음을 옆에서 바라본 서사는 공감 그리고 연민이 함께 밀려들어왔다. 공감은 같은 여자의 삶으로 느껴지는 동질감으로 살아오면서 느껴보거나 스쳐간 감정들이었고, 연민은 한 여자로서 삶으로부터 오는 어쩔 수 없었던 상황들에 대한 것들로부터 온 결과가 만들어낸 인생에 안타까움이었다.

동시에 함께 전개되는 또 다른 죽음이 있다. 주인공의 전 애인은 지구의 종말에 대해 강의하러 다니며 우연히 주인공은 아픈 친구의 병문안을 왔다가 그의 강연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는 생태계 전체의 죽음에 대해 논한다.

누네즈는 이 두 개의 다른 양상의 죽음을 주제로 불가피한 죽음과 불필요한 죽음을 이야기 한다. 담담하게 그리고 현실적이게 질문한다.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제목처럼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에 ‘어떻게 지내요’라고 물으며 시작하는 관심은 꼭 필요 하다는 것이다.

내용이 ‘죽음’이라고 해서 전개가 어둡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 책에 대해 ‘오프라 매거진’은 “삶은 그렇게 고통스럽고 심각하면서도, 부조리하고 코믹한 것이다. 우리 인간으로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정한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그리드 누네즈 (Sigrid Nunez)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살고 있다. 그녀는 수전 손택을 회고한 산문 <우리가 사는 방식>을 펴냈다. 그 후 <친구>로 다수의 상을 받았다. 현재는 보스턴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어떻게 지내요>는 <뉴욕 타임스> 등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도서로 선정됐다.

#북큐레이터강민정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착한 여자’다.”

착한 여자가 더 상처받는다
라이이징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6월

<착한여자가 더 상처 받는다_라이이징 지음/미래지향>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착한 여자’다.”

‘K-장녀’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큰딸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는 부모님의 말을 잘 듣고 책임감도 강한 아주 착한 딸의 역할이다. 이밖에도 착한 며느리 병, 착한 아내 병, 착한 학생 병, 착한 직원 병 등이 있다고 한다.

<착한여자가 더 상처 받는다>의 저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라이이이징 박사는 그간 상담을 통해 만났던 일명 ‘착한여자’가 세상을 살아오며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실제 심리 상담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저자는 아내이자, 엄마이자 며느리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많은 여성들을 만났다. 그녀는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의사의 시각으로 상황을 분석한다. 다음으로 그에 맞는 현실적인 처방전도 함께 제시한다.

라이이징 박사는 책의 서문에서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착한 여자’다.”라고 말한다. 더불어 인간관계에서 ‘애매한 태도’는 착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어질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은 삶에 있어 중요한 덕목이지만, 누군가를 위한 애매한 착한 행위는 타인과 자신에게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너무나 공감)

저자가 만나온 내담자들의 다양한 사연들은 읽을수록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만,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도박에 빠진 시부모님, 딸에게 매일같이 요구하는 친정엄마, 남편과 바람이 난 친언니, 엄마 팔자를 닮은 딸 등의 사연들에 객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저자는 ‘착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한 대가가 따라온 다’고 한다. 많은 의미가 사연을 통해 이야기 되고, 나아가 자신의 인생을 먼저 잘 살아가야 한다는 가장 큰 중요한 점을 알려주는 책이다. (착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りんごへの固執

사과에 대한 고집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요시카와 나기 옮김, 신경림 감수 / 비채 / 2015년 4월

<사과에 대한 고집_다니카와 슌타로 시와 산문/비채>

원제 : りんごへの固執

“한국 독자 여러분, 이웃 시인으로 맞아주시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_다니카와 슌타로

'일본의 국민시인'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郞)를 처음 알게 된 건 그림책 <살아 있다는 건>으로 이었다. 살아 있다는 건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를 가슴 먹먹하게 써놓은 글과 그림이 힘이 됐다. 그는 그림책뿐만 아니라 시와 산문, 소설, 번역, 대담집, 작사 등의 2백여 편의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그 중 시와 산문을 모아둔 <사과에 대한 고집>. 다니카와 슌타로의 깊고 깊은 문학의 서사를 느낄 수 있는 육십여 편의 시와 산문이 담겨 있다. 그의 글에서는 소박하지만 진한 여운이 길게 남는 이유는 당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일본의 어두운 사회 분위기에 새로운 한줄기의 빛과 같았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펼쳐지는 페이지를 향유하며 읽었다. 그때 마다 풍겨오는 시어들이 참 아름답지만 철학적이다. 생각과 감정의 언어를 가장 황홀하게 표현하는 것은 ‘시’라고 생각한다. 그가 세상을 바라본 끝없는 고뇌의 시간들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나온 것 같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가를 작사하기도 했다. 그림책에는 <구덩이>, <우리는 친구>, <만들다>, <옛날 옛날에 내가 있었다> 등 다수의 작품들이 있다. 그는 요미우리 문학상, 아사히상, 일본번역문화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 내 마음, 괜찮나요?

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 3 - 지금 내 마음, 괜찮나요? ㅣ 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 3
서늘한여름밤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3_서늘한여름밤/아르테>

- 지금 내 마음, 괜찮나요?

저자 서늘한여름밤은 오랜 시간 심리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녀는 늘 끝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방황했고, 자신을 ‘취약한 멘탈 소유자’라고 소개했다. 그런 작가의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기에 타인을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걸까.

저자는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집중하며 그림일기를 그렸다. 유튜브 <서늘한여름밤의 아무 마음>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느꼈던 불안함을 드려내며 비슷하게 아픈 사람들과 함께 소통에 힘쓰고 자신도 함께 치유하고 있다.

이번 <30일 셀프 카운슬링 다이어리3- 지금 내 마음, 괜찮나요?>는 작가의 시리즈로 세 번째 책이다. 책을 통해 마음의 상태를 확인한다. 30일이란 시간 동안 단계별 질문과 상태 점검을 통해 마음을 관리하고 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 나갈 수 있다.

첫 번째, 두 번째는 ‘일’과 ‘관계’에 대한 것이며, 세 번째는 ‘마음’에 대한 카운슬링이다. 심리 상담을 고려하는 사람이나 혹은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도대체 내 마음이 자꾸만 힘든 이유는 무엇이고, 그 근원지를 찾아가는 여정이 비록 힘들지라도 알게 된다면, 진정 나를 이해하고 누구보다 나를 사랑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을 위해 이기적이게 행동하기는 하지만, 그 이기적인 행동도 자신을 모르기에 나오는 행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답은 분명 내가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북큐레이터강민정

#한국북큐레이터협회

***위 책은 ‘아르테’로 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

‘밤’이 와서 잠을 자니 ‘꿈’을 꾸는 것이겠지? ‘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 ㅣ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9월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_이와무라 카즈오/진선아이>

‘생각하는 개구리’ 세 번째 이야기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볼 점은 단어 하나하나가 가볍게 의미하는 바가 없다는 것이다. 보고 또 보고,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주어진 ‘답’은 딱히 없다. 내가 생각하고 철학하는 것이 ‘길’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생각의 스위치를 켜준다.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의 주인공인 개구리와 쥐가 이번에는 ‘밤’과 ‘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밤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밤은 땅속에서 오는 건가?’ 그렇다면 ‘밤에는 왜 잠이 오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의 연속이다.

자연스레 ‘꿈’으로 넘어간다. ‘밤’이 와서 잠을 자니 ‘꿈’을 꾸는 것이겠지? 그런데 ‘꿈은 내가 꾸고 싶은 대로 꿔지지 않은데 왜 그럴까?’ 생각하기 좋아하는 개구리와 쥐는 정말 끊임없이 탐구하고 사색한다.

생각하는 개구리의 책은 보다보면 ‘나만의 사색의 길’로 빠져든다. ‘꿈’에 내포돼 있는 중첩적인 의미를 철학의 그림책으로 풀어낸 것에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잠을 자며 꾸는 ‘꿈‘도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내가 바라고자 하는 장래희망의 ‘꿈’에 도달하는 일도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생각하게 한다.

‘‘꿈’이란 정말 무엇일까?‘ 내가 원하고자 했던 장래희망의 ‘꿈’은 정말 한낱 ‘꿈’에 불과한 일인가. 잠을 자는 꿈에서는 책에서와 같이 ‘나비’도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왜 모든 것이 ‘꿈’같은 걸까. #재밌다재밌어.

저자 이와무라 카즈오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주변을 천천히 보고 느껴보는 장치를 심었고, 이를 계기로 깊이 있는 생각과 세상을 마음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저자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생각하는 개구리>시리즈와 <탄탄의 바지>, <행복한 생쥐 가족>, <뾰족 산의 모험>, <행복한 생쥐 가족> 시리즈 등이 있다.

[ #MJBOOK큐레이터_PICK ]

철학 그림책으로 ‘깊이 있는 생각’ 길러주기

1) 사물을 바라보고, 느껴본다.

2) 그로부터 느낀 감정과 생각을 질문으로 연결해 만들어본다.

3) 키워드 제시 혹은 주변 환경에서 궁금했던 점으로 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