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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 긴 겨울을 지나온 당신에게 건네는 봄의 위로
온벼리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아이는 기쁨이지만 크나큰 두려움이기도 했다. 나 또한 지옥 같은 육아의 시간을 지나왔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딸 바다지만, 첫 아이는 나에게 두려움과 불안 그 자체였다. 초보 엄마에게 아이는 새로운 세계였고 그 세계는 너무나 작고 여려 감당하기 두려운 존재라고 여겼으니.
온벼리 작가님의 <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읽으며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를 키우는 데도 나는 얼마나 많은 밤을 울고 소리치고 억울해하고 분노했던가.
아이는 존재만으로 사랑스러움임에도 그때 아이를 그렇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지 못했다. 나를 자기 세상 안에 가두는 존재,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붙드는 존재, 고로 사랑하지만 동시에 미운 존재로 여겼다. 육아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래서 겁이 났다.
온벼리 작가님 또한 그러했으리라. 그녀의 고통이 문장 곳곳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계획에도 없던 아이가 생기고 3주 차가 된 어느 날 아이가 갑작스러운 경기를 일으키고 아이와 구급차에 올라 응급실로 향하는 순간, 그녀는 어떤 심정이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단순 경기였다면 좋았으련만, 뇌수막염으로 인한 발작으로 판명되었고, 너무 어려 무엇도 해줄 수 없는 현실 앞에 그녀는 세상을 잃은 기분이었으리라. 이후 불시에 찾아오는 발작은 그녀를 오랜 시간 잠 못 들게 했고 더 깊고 깊은 동굴로 그녀를 깊숙이 빠져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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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07 누구나 저마다 아픔을 이겨내는 방법이 하나쯤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게는 글쓰기였다. 동굴에서 나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지금 당면한 상황만큼이나 나를 오래 힘들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는 사실이었다.
💓p.032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상처를 두려워하면서도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랑, 그것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가장 오래된 힘이다.
💓p.104 아이가 가사는 기억하지 못해도 행복감을 느낀 건, 자장가가 아이의 감정 기억 속에 ‘엄마의 따뜻한 사랑’으로 깊이 박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어쩌면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언어로 쓰인 기억’인지도 모른다.
💓p.117 아이는 이렇게 웃는데, 나는 왜 웃지 못할까? 아이는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는데,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한 걸까?
💓p.176 진정한 행복과 기적은 비범함에 있지 않고, 고통과 불안이 없는 ‘무탈한 일상’ 그 자체일 것이다. 잔잔한 일상이 기적처럼 소중하다는 깨달음, 그것은 고통을 지나온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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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로 나를 힘들게 했지만(유아기 한정), 나에게 딸은 내 삶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 사실 세상에 내놓기만 했지, 먹고 입히고 재우는 것 외에는 특별히 정성을 쏟지 못했음에도 아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주었고, 나는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나는 감정 표현에 인색한 사람인지라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로는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지도,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못한다. 쑥스럽기도 하지만, 타고난 성향이 그러하다. 그래서인지 104쪽 문장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온벼리, 그녀는 글쓰기를 통해 아픔을 극복했다고 한다. 나는 독서를 통해 누군가의 아픔을 지켜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나의 아픔까지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글은 불완전한 우리를 연결해 준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그곳에 존재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것을 믿는다. 나는 그것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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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모임 <사각> ( @hestia_hotforever & @yozo_anne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더케이북스 @the_.k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