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나 사이 - 흑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타네하시 코츠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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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게된 이유는 산타크로체님의 폭력과 범죄에 관한 연재 포스팅을 보고 마이클 브라운 사건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평결 사건등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관심이 생겨서 였습니다. 저자가 범죄로 악명높은 볼티모어시 출신이라는 점에도 호기심이 들었고요.
(http://santa_croce.blog.me/220346266257)

읽으면서 저자 타네하시 코츠가 결단력없고 소심하면서 쓸데 없이 사변적이라는 점, 그리고 주변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깨닫는 게 꼭 한 발짝씩 늦는다는 점에서 속터지더군요. 하워드 대학교재학 시절 역사학과 교수가 던진 질문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못하고 선전선동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해서 정말 --; 제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맘이 불편했습니다.

아내의 직장때문에 뉴욕으로 이사하지 않았더라면 저자가 스스로 볼티모어시를 떠날 수 있었을까요? 여권을 만들어 외국을 여행해볼 수 있었을까요?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계속 자기가 만든 반인종주의의 좁은 틀로만 세상을 바라봤을 것 같더군요. (역시 결혼을 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프린스 존스의 죽음에 대한 사색부분이 없었더라면 이 책의 가치는 절반 이하로 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 읽고난 후에도 이 책이 과연 전미도서상을 수상할 정도인가 의문이 드네요. 2015년이라는 출간 시점의 특수성이 수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많이 투덜거렸네요. 미국 흑인의 삶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 고향이 전라도다 보니 일주일에 두어 번씩은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도 거리낌없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글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글에 페친이 동조하는 걸 보면서 나도 저들이 말하는 부류에 해당하는지 자기 검열하는 처지라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였던 하버드 대학의 흑인 교수가 자기 집 문이 잠겨 뒷문으로 들어가려다가 이웃의 무단 침입 신고를 받고 출동한 크롤리 경사(백인)에게 체포된 사건에 대해 굳이 감정적으로 코멘트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더군요. ㅎㅎ

자신의 시행착오들까지 자세히 알려주면서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면서 지는 핸디캡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갖추길 바라는 삶의 방향성에 대해 애정을 담아 전달해 주는 나쁘지 않는 책이긴 합니다. 말콤 엑스에 대한 주석서 같은 느낌이라 말콤 엑스의 글을 찾아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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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그 패거리 ,자신들의 공포를 분노로 뒤바꿔 버린 그 젊은 청년들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었다. 그 패거리는 자기 동네 골목골목을 떠들썩하게 껄렁거리며 활보했어. 그렇게 떠들썩하게 껄렁거려야만 든든한 감정이나 힘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야. 그 힘을 느끼기 위해, 자기 몸뚱이의 힘안에서 흥청대기 위해 그들은 남의 턱을 부서뜨리고, 얼굴을 짓밟고, 총을 쏘아 죽이곤 했지. 그리고 그들의 난폭한 흥청거림, 경악할 만한 행동은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려주었어. 명성이 만들어지고 잔혹 행위가 회자되는 거야.

60쪽

당신이 흑인이라면,당신은 감옥에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말콤 X)

113쪽

넌 흑인 소년이고,그러니 다른 소년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네 몸에 대해 책임져야 해. 실제로 너는 다른 검은 몸뚱이들이 저지른 최악의 행동들에 대해서, 어떻게든 항상 너에게로 돌려질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지. 그리고 힘을 가진 사람들의 몸뚱이에 대해서도 너는 책임을 져야 해. - 곤봉으로 너를 박살 내는 경찰은 너의 은밀한 동작을 보고 금세 구실을 찾아낼 거야. 그리고 이건 단지 너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야. 네 주변의 여자들은 네가 결코 알지 못할 방식으로 자신의 몸에 책임을 져야 하거든.

136쪽

Manhanttan이라는 지명은 <언덕이 많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델라웨어족의 말인 Manna-hat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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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본인, 일본의 힘 - 선우정기자의 일본 리포트
선우정 지음 / 루비박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요새 일본을 잘 못가니 일본에 대한 책이라도 읽고 싶더군요. 고 선우휘 주필의 아드님인 선우정 기자님이 도쿄 특파원 시절에 보고 경험한 일본에 대한 소회를 모은 책이었습니다. 존 다우어 교수의 <패배를 껴안고> 다음 처음 읽은 현대 일본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이미 십년 전의 일본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제가 잘 모르는 시기의 일본에 대한 관찰기라 도움이 되더군요.

존 다우어 교수가 주문했던 개인주의의 확립을 통한 근본적인 근대화와 정상국가화에 대해서 일본이 2006년 당시에도 나름 노력을 했지만 결국 '개인주의의 확립'에 대한 문제의식은 여전히 부족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공무원이 쥐고 있던 규제의 민간이양은 고이즈미 총리 이래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반일 민족주의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훌륭한 교보재인 일본의 사례를 냉철하게 연구하려는 시각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결국 일본의 성공동력과 시행착오를 배우지 않으면 손해보는 건 우리 아닌가요?

미라이공업과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씨에 대한 인터뷰와 취재내용들도 직원들의 충성도 확보로 고민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네요. 다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자 하는 강박과 자기 일에 대한 일본 수준의 책임의식이 없이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겠죠.

예를 들어 아래에 책 159페이지에서 인용한 아이디어 제안 제도를 월간 상한건수 제한 없이 한국에 도입하면 제대로 운영이 될까요?

내용 중 일본이 도시개발정책을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 즉 정부가 규제권한을 상당부분 포기하고나서 주요 대도시가 어떻게 변했는지가 제겐 가장 유용했습니다.

직접 봤던 롯본기 힐스,미드타운, 도쿄 미나토구 도요스의 맨션들과 쇼핑몰 라라포트등의 풍경을 보면 국토교통성이 아닌 미쓰이, 미쓰비시, 모리 등이 이룩해낸 부동산 개발 실적을 볼 수 있죠. 하다못해 민영화된 철도회사들이 개발한 나고야,후쿠오카,교토 등지의 민자역사만 해도 이름뿐인 역세권 개발법만 있는 우리나라와는 스케일이 다르니.

이런 내용을 보면 다음 도쿄 하계 올림픽을 통해 일본이 세계에 선보일 도쿄와 일본의 새로운 역동성을 선우휘 기자는 이미 10년 전에 알아봤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전에 트럼프 황상의 <거래의 기술>을 읽으면서 티파니 빌딩의 공중권(Air right) 거래부분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인정하지 않는 물권 개념이라 재미있어 했는데 일본도 2000년 '공중권'을 물권으로 인정하여 대도시 중심부의 고층 건물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니. 우리나라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일본의 교통에 대한 몇 가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도 새롭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1917년 나카지마 비행기회사가 설립된 이래로 미쓰비시 중공업의 제로센등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비행기 제조기술을 보유했던 일본이 나카지마비행기를 12개 사로, 미쓰비시중공업을 3개 사로 분사하고 '항공기금지령'까지 내려 항공기 제조와 연구를 금지하기까지 했었다네요.왜 시장성도 없는 YS-11과 MRJ 제트기에 높은 비용을 투자했는지 몰랐는데 정상국가화의 상징격이니 그럴법한 이유가 있더군요.

도시 주민들의 높은 대중교통분담률의 원인도 하나 더 알았습니다. 엄격한 차고지 증명제(+대도시의 높은 주차장 임대료)와 편리한 전철망,비싸고 엄격한 자동차 정기검사비용 정도만 알았는데 출퇴근 직원에 대한 교통비보조가 대중교통이용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되더군요. 그래도 책에서 예시한 시즈오카현 공무원이 자택에서 현청까지 신칸센으로 출퇴근하면서 월 30만엔을 교통비보조로 받게 해주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월급에 육박하는 교통비보조라니...

그리고 매번 일몰 때마다 문제가 되는 교특법 특별회계의 원류가 일본이었다는 사실, 이미 건설비용을 회수한 유료도로도 계속 이용료를 징수하는 유료도로법상의 근거가 1972년 다나카가 만든 요금풀제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재미있더군요. 

도로족들이 지탱해온 다나카주의와 국토균형성장론 vs 후쿠다 다케오(+후계자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도쿄일극집중전략의 오랜 대결에 대해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교특회계를 비롯해 19개의 특별회계와 57개의 기금이 있는 나라. 엄격한 수도권 산업입지총량 규제와 대학신설 금지제도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열망이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많더군요.

-----------

45쪽

일본의 가난엔 한국과 다른 아주 큰 특징이 있다. 초라하지만, 결코 더럽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의 가난은 왜 더럽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도쿄 '시타마치'골목길을 몇 차례 돌아보고 이유를 쉽게 알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동네를 부지런히 청소하기 때문이다.

84쪽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한국 유통업체는 여전히 대기업 생산자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에서 본격적인 '가격파괴'가 일어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159쪽

미라이공업은 늘 사원들에게 작은 아이디어를 쪽지로 모집한다.어떤 내용이라도 일단 500엔. 제품에 적용되면 최고 3만엔까지 준다.연간 9000건이 모인다.
"사원 아이디어를 일단 500엔에 사는 것이지. 원칙이 있어. 아이디어 내용을 보지 않고 일단 내면 500엔부터 지급하지. 그것도 현금으로."
-이유는?
"내용을 보면 열 받거든. 열 받으면 돈에 손이 가지 않을 테니까 눈을 질끈 감고 일단 주는 것이지.

217쪽

도쿄역 일대가 동서남북 사방에서 솟아난 고층빌딩에 포위된 것은 일본 정부가 2000년 '공중권'이란 생소한 개념을 수용하여 고층 건물을 장려하는 정책(특례용적률 적용규역 제도)을 폈기 때문이다. 

'공중권'이란 어떤 건물이 사용하지 않는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남에게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마루노우치 지역의 규정 용적률은 1300%. 2007년 4월 문을 연 '신마루비루'는 도쿄 역이 사용하지 앟는 용적률 500%를 사들여 자신의 용적률을 1800%까지 확대했다. 도쿄 역은 다시 용적률을 팔아 마련한 자금을, 일본 최대의 역세권 쇼핑몰인 '도쿄 스테이션 시티'를 건설하는 데 투입했다.

239쪽

21세기 일본에서 실시된 정부 개편의 본질은 부처를 줄여 단지 장관자리를 줄였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관료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 민간인이 참여하는 강력한 법적 권력기구를 창설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처럼 기존 관료 조직과 별도로 민간의 의사를 반영하는 위원회가 있으나 법적인 권한이 없기에 정권 초기가 지나면 언제나 관료들의 견제로 인해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2001년 정부 개편으로 단행된 대장성 해체와 경제재정자문회의 창설이야말로 일본의 개혁 방향을 보여주는 핵심 중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요새 일본을 잘 못가니 일본에 대한 책이라도 읽고 싶더군요. 고 선우휘 주필의 아드님인 선우정 기자님이 도쿄 특파원 시절에 보고 경험한 일본에 대한 소회를 모은 책이었습니다. 존 다우어 교수의 <패배를 껴안고> 다음 처음 읽은 현대 일본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이미 십년 전의 일본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제가 잘 모르는 시기의 일본에 대한 관찰기라 도움이 되더군요.

존 다우어 교수가 주문했던 개인주의의 확립을 통한 근본적인 근대화와 정상국가화에 대해서 일본이 2006년 당시에도 나름 노력을 했지만 결국 '개인주의의 확립'에 대한 문제의식은 여전히 부족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공무원이 쥐고 있던 규제의 민간이양은 고이즈미 총리 이래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반일 민족주의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훌륭한 교보재인 일본의 사례를 냉철하게 연구하려는 시각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결국 일본의 성공동력과 시행착오를 배우지 않으면 손해보는 건 우리 아닌가요?

미라이공업과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씨에 대한 인터뷰와 취재내용들도 직원들의 충성도 확보로 고민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네요. 다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자 하는 강박과 자기 일에 대한 일본 수준의 책임의식이 없이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겠죠.

예를 들어 아래에 책 159페이지에서 인용한 아이디어 제안 제도를 월간 상한건수 제한 없이 한국에 도입하면 제대로 운영이 될까요?

내용 중 일본이 도시개발정책을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 즉 정부가 규제권한을 상당부분 포기하고나서 주요 대도시가 어떻게 변했는지가 제겐 가장 유용했습니다.

직접 봤던 롯본기 힐스,미드타운, 도쿄 미나토구 도요스의 맨션들과 쇼핑몰 라라포트등의 풍경을 보면 국토교통성이 아닌 미쓰이, 미쓰비시, 모리 등이 이룩해낸 부동산 개발 실적을 볼 수 있죠. 하다못해 민영화된 철도회사들이 개발한 나고야,후쿠오카,교토 등지의 민자역사만 해도 이름뿐인 역세권 개발법만 있는 우리나라와는 스케일이 다르니.

이런 내용을 보면 다음 도쿄 하계 올림픽을 통해 일본이 세계에 선보일 도쿄와 일본의 새로운 역동성을 선우휘 기자는 이미 10년 전에 알아봤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전에 트럼프 황상의 <거래의 기술>을 읽으면서 티파니 빌딩의 공중권(Air right) 거래부분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인정하지 않는 물권 개념이라 재미있어 했는데 일본도 2000년 '공중권'을 물권으로 인정하여 대도시 중심부의 고층 건물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니. 우리나라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일본의 교통에 대한 몇 가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도 새롭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1917년 나카지마 비행기회사가 설립된 이래로 미쓰비시 중공업의 제로센등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비행기 제조기술을 보유했던 일본이 나카지마비행기를 12개 사로, 미쓰비시중공업을 3개 사로 분사하고 '항공기금지령'까지 내려 항공기 제조와 연구를 금지하기까지 했었다네요.왜 시장성도 없는 YS-11과 MRJ 제트기에 높은 비용을 투자했는지 몰랐는데 정상국가화의 상징격이니 그럴법한 이유가 있더군요.

도시 주민들의 높은 대중교통분담률의 원인도 하나 더 알았습니다. 엄격한 차고지 증명제(+대도시의 높은 주차장 임대료)와 편리한 전철망,비싸고 엄격한 자동차 정기검사비용 정도만 알았는데 출퇴근 직원에 대한 교통비보조가 대중교통이용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되더군요. 그래도 책에서 예시한 시즈오카현 공무원이 자택에서 현청까지 신칸센으로 출퇴근하면서 월 30만엔을 교통비보조로 받게 해주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월급에 육박하는 교통비보조라니...

그리고 매번 일몰 때마다 문제가 되는 교특법 특별회계의 원류가 일본이었다는 사실, 이미 건설비용을 회수한 유료도로도 계속 이용료를 징수하는 유료도로법상의 근거가 1972년 다나카가 만든 요금풀제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재미있더군요. 

도로족들이 지탱해온 다나카주의와 국토균형성장론 vs 후쿠다 다케오(+후계자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도쿄일극집중전략의 오랜 대결에 대해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교특회계를 비롯해 19개의 특별회계와 57개의 기금이 있는 나라. 엄격한 수도권 산업입지총량 규제와 대학신설 금지제도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열망이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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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쪽

일본의 가난엔 한국과 다른 아주 큰 특징이 있다. 초라하지만, 결코 더럽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의 가난은 왜 더럽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도쿄 '시타마치'골목길을 몇 차례 돌아보고 이유를 쉽게 알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동네를 부지런히 청소하기 때문이다.

84쪽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한국 유통업체는 여전히 대기업 생산자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에서 본격적인 '가격파괴'가 일어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159쪽

미라이공업은 늘 사원들에게 작은 아이디어를 쪽지로 모집한다.어떤 내용이라도 일단 500엔. 제품에 적용되면 최고 3만엔까지 준다.연간 9000건이 모인다.
"사원 아이디어를 일단 500엔에 사는 것이지. 원칙이 있어. 아이디어 내용을 보지 않고 일단 내면 500엔부터 지급하지. 그것도 현금으로."
-이유는?
"내용을 보면 열 받거든. 열 받으면 돈에 손이 가지 않을 테니까 눈을 질끈 감고 일단 주는 것이지.

217쪽

도쿄역 일대가 동서남북 사방에서 솟아난 고층빌딩에 포위된 것은 일본 정부가 2000년 '공중권'이란 생소한 개념을 수용하여 고층 건물을 장려하는 정책(특례용적률 적용규역 제도)을 폈기 때문이다. 

'공중권'이란 어떤 건물이 사용하지 않는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남에게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마루노우치 지역의 규정 용적률은 1300%. 2007년 4월 문을 연 '신마루비루'는 도쿄 역이 사용하지 앟는 용적률 500%를 사들여 자신의 용적률을 1800%까지 확대했다. 도쿄 역은 다시 용적률을 팔아 마련한 자금을, 일본 최대의 역세권 쇼핑몰인 '도쿄 스테이션 시티'를 건설하는 데 투입했다.

239쪽

21세기 일본에서 실시된 정부 개편의 본질은 부처를 줄여 단지 장관자리를 줄였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관료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 민간인이 참여하는 강력한 법적 권력기구를 창설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처럼 기존 관료 조직과 별도로 민간의 의사를 반영하는 위원회가 있으나 법적인 권한이 없기에 정권 초기가 지나면 언제나 관료들의 견제로 인해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2001년 정부 개편으로 단행된 대장성 해체와 경제재정자문회의 창설이야말로 일본의 개혁 방향을 보여주는 핵심 중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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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 - 글로벌 금융전문가 이도헌의
이도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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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페친님들을 통해 추천받은 책입니다. 저자 이도헌님께서 ‘왜 잘 다니던 금융기관을 그만두고 돼지농장 대표가 되었는가?’라는 지인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쓰게 되었다고 하시네요.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유식한 체나 남의 생각 인용 없이 오로지 본인의 경험과 고민을 담은 책이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잘 읽힙니다. 책에서 사용한 단어들도 쉬운 말이고 중간중간 핵심내용들을 장표로 간결하게 정리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대중교양서 글쓰기의 모범인 것 같아 본받고 싶네요.

작년에 읽었던 우치자와 준코씨의 <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가 일회적인 가정 내 양돈을 통해 생태주의 축산에 대한 체험수기였죠. 반면, 이 책은 국내에 5천 곳도 안되는 양돈농장의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과 고민들을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돼지사육에 대한 책을 두 권 읽은 사람이 흔하진 않겠지만 제가 일주일에 돼지고기를 먹는 끼니 수를 생각해보면 소비자로서 관심을 가지고 책 한 권쯤 찾아볼 필요는 있지 않나 싶습니다.

몇 년 전 스페인 자전거여행 때 날마다 한 끼는 하몽을 듬뿍 올린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면서 나중에 나이들면 하몽만드는 기술 배워서 값싼 국산 돼지 뒷다리살의 부가가치를 올려봐도 좋겠다 싶었는데 이미 누가 하고 있겠죠? ㅎㅎ

홍성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만해 한용운 선생의 고향, 국내에서 관측된 가장 높은 진도의 지진이 발생한 곳 정도 밖에 없었는데 2016년 6월 기준으로 돼지 54만두를 키우고 있는 국내 최대의 양돈지역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요. (돼지고기 매니아라면 성지로 경배하셔야)

첫 파트인 <인생 후반전을 열다>에서는 금융 비즈니스의 유목민으로 살았던 저자가 새 출발을 위해 세운 세 가치 원칙과, 사업아이템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할 요인들에 대해 공감하고 또 감탄하며 읽었네요. (직접 보시라고 구체적인 내용은 옮기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 파트 <돼지농장으로 출근하다>에서는 돼지농장 대표로서 장기적인 농장의 장기적인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고민과 시도들을 지켜보면서 왜 기존 양돈인들이 원가절감과 대형화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호응이 좋다고 들었던 박찬일 쉐프님이 버크셔K 품종 돼지로 만든 돼지국밥집처럼 식당 종사자와 소비자들이 좋은 재료를 찾아야 농장에서도 이러한 수요를 노리는 경영전략을 짤 수 있겠죠.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방향으로 갈 거라 봅니다.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방역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도 처음 알게 되었고요.

세 번째 파트 <경계인의 눈으로 본 농촌과 도시의 삶>은 책 제목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내용들이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면단위 시골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지라 저와 반대로 전세계 유수의 대도시에서만 살다가 충남 홍성군 결성면으로 옮기신 입장을 들으니 반갑더군요.

1인당 온실가스 배출 세계 3위국의 도시민들이 누리는 편익의 대가가 이상기후로 돌아와 농촌에 입히는 타격에 대한 소회나 농촌생활을 경험한 세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디어마저 농촌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생기는 단절에 대한 내용, 대한민국헌법 제121조(경자유전)와 그 구체화법인 농지법에서 ‘농촌·농민과 대한민국 간의 약속과 합의’를 읽어낸 부분들도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OECD 최저수준인 식량자급률의 제고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국산 돼지의 항생제 오남용 우려에 대한 항변은 일부 설득력이 있었지만 의구심이 다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축산물 위생관리법’과 ‘식품의약품검사법’에 따라 도축시 무작위로 잔류항생제 검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2016년 8월 농림식품부에서 발표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2016-2020)>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가축의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이 기준치 이내이긴 하나 선진국에 비해 높다고 인정하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파트 <지속가능한 상생의 길을 꿈꾸며>에서는 도시인들의 눈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농촌사회에서 계속 유지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관찰과 바이오가스 발전소 사업제안 경험담이 인상깊었습니다. 매칭펀드 방식이 장점이 많긴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사업제안을 사실상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생각못했던 부분이었고요.

축산분뇨 발전 문제는 전부터 생태학쪽에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던데 아직 성공적인 모델이 없는지 몰랐습니다. 어릴 때 시골 외갓집 근처 백수십 마리를 키우던 돼지농장에서 나던 악취를 떠올려보면 이런 부분에 정부 R&D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게 아닌가 싶네요. <똥이 자원이다>와 <똥도 자원이라니까>를 쓰셨던 인류학자 전경수 교수님도 생각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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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나에게 양돈업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반도체 산업의 성패는 수율,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개수가 좌우한다.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첨단의 생산 시설과 현장 생산자의 세심한 노력이 중요하다.

46쪽

업계 분위기를 들어보니 의외로 도시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돌아와서 농장을 승계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괜찮은 사업이 아니라면 굳이 자식에게 물려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162쪽

대한민국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를 소유한 농부는 농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농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농지를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평생 농사짓던 농부가 땅을 잃고 터전을 떠나 다른 생업으로 전환하여 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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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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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플레인이라는 말 덕분에 유명해진 책인데 정작 리베카 솔닛이 이 말을 만들어낸 건 아니고 사람들이 이 단어를 사용하는데 영향을 끼친 정도더군요.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언론 기고글 모음집인데 <멀고도 가까운>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보기 드문 완성도의 글쓰기의 보여줬던지라 찾아 봤습니다.

 

다양한 소재들에 대한 생각들이 실이 베틀을 거쳐 천이 되는 것처럼 이어지는 맥락 중심의 글쓰기(물론 그 중심에는 솔닛의 작가로서의 정체성인 페미니즘이 있습니다만)가 역시 매력 있습니다제가 그동안 주로 접해온 문장들과 달라서 종종 난삽하게 느껴지기도 하고몸에 안맞는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지만요.

 

문돌이의 페미니즘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진화심리학에 기반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앞으로 솔닛의 책을 또 찾아보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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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누군가 내게 편지를 보내 대학 수업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강사는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강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하는지 말해보라고 했다젊은 여학생들은 자신이 늘 교묘한 방식으로 경계하고세상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사전에 조심하며기본적으로 아주 자주 강간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내게 글을 쓴 남자가 덧붙이기를남학생들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따고 한다.). 그들의 세상을 가르는 간극이 일순간이나마 갑자기 가시화된 느낌이었다.

 

107

 

베일의 역사는 깊디깊다지금으로부터 3천년도 더 전인 앗시리아 시절에도 베일이 있었는데당시에 여성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점잖은 아내와 과부들은 베일을 써야 했고창녀와 노예 여자아이들은 베일을 쓰는 게 금지되었다베일은 일종의 프라이버시의 벽이었고여자가 한 남자의 소유라는 표지였으며휴대 가능한 감금용 건축물이었다.

(이젠 결혼식 때도 신랑이 베일을 올리는 모습을 거의 못본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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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아웃 네이션 - 2022 세계경제의 운명을 바꿀 국가들
루치르 샤르마 지음, 서정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은 모건스탠리에서 15년 넘게 일해 왔고 이 책을 펴낸 2012년 당시 신흥시장 부문 총괄사장이었던 인도계 루치스 샤르마가 앞으로의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할 신흥국들을 분석한 책입니다.

 

학자들이 쓴 책과 같은 통찰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2012년 시점에서 경제지에 실리는 신흥국에 대한 기획기사들을 한 사람의 시각에서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전 고등학교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폴 케네디 교수의 <21세기 준비>와 비슷한 느낌이라 참 반가웠습니다. <강대국의 흥망>에서 일본의 부상을 예측했다가 빗나가긴 했지만 <21세기 준비>에서 폴 케네디 교수는 21세기에 가장 대비가 잘 된 국가로 한국을 꼽았었지요그 당시에 저는 이 할아버지가 한국을 참 모르네 하고 어이없어 하며 읽었는데 근 20년 후에 보니 폴 케네디 교수가 맞았죠육민혁님께서 쓰신 <글로벌 금융탐방기>와 비슷한 느낌도 있습니다.

 

저자 루치스 샤르마 자신이 말하듯 5년 이상의 장기 전망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영향을 너무 많이 받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저자가 이 책을 펴낸 2012년에서 5년이 지난 2017년 시점에서 저자의 예측을 점검해보며 읽으니 재미이었었습니다.

 

저자가 필리핀을 가능성 있다고 본 점이나 칠레를 빼놓은 건 의문이 들긴 합니다하지만 책이 나온지 5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을 신흥국에서 가장 유망한 금메달 주자로 봤던 점이나 중국경제의 투자추세와 소위 당시 바람이 불었던 브릭스(BRIC)에 대해서 유보적으로 보면서, 2012년 기준으로 멀지 않은 시점에 원자재 버블이 꺼질 것이고세계경제는 평균적으로 연간 3%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한 거시적인 시각은 대부분 들어맞은 것 같습니다.

 

뭐 북한의 주민들을 통일이 되면 곧바로 산업에 투입될 수 있는 잘훈련된 인력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기본적인 이해력이 의문가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수십 개의 신흥국을 챙기는 입장에서 인상비평으로 인한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나름 잠재력있는 신흥국으로 평가받는 각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약점잠재적인 기회와 취약한 리스크 등 분석한 내용들을 읽으면서 OECD통계나 산타크로체님의 포스팅에서 본 현재의 그 나라의 상황하고 비교해보니 더 재미있네요.

 

터키의 에르도안이 집권하게 된 과정과 경제발전을 추진한 전략과 영향을 미쳤던 요인들에 대한 제8장과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는 베트남이 2012년 당시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과대평가되었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도 인상깊었고세계적으로 볼 때 아주 성공적이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역부족으로 뒤지는 은메달리스트 대만의 한계도 잘 포착하고 있었습니다.(2012년엔 이미 이런 인식이 퍼진 상태였는지 저는 잘 몰라서요.)

 

또 두바이의 신기루가 꺼지고 민낯이 드러난 중동의 산유국들은 정말 암담해 보이네요아람코의 상장과 같이 마지막으로 아껴둔 카드까지 다 써버리면 세금도 안걷고 팔 물건이라고는 석유와 천연가스밖에 없는 생태학적 한계지대에 위치한 나라들이 어떻게 지탱할지 걱정될 정도입니다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리라 생각은 안하지만 황금의 샘이 종말을 맞이하면 이 지역의 정치적인 파국이 미칠 세계적인 영향이 어떨지 아득하네요.

 

물론 금메달리스트 한국도 산적한 문제들이 많지만 이제 대통령이 압력을 행사하더라도 기업이 뇌물을 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고개발독재 모델의 승계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퇴장했다는 점은 지난 5년 동안 성취한 뚜렷한 발전인 것 같습니다.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총투자율이 낮고그 중에서도 도로철도항만 등에 투자된 비중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낮은 국가들이 노동과 운송비용이 높아 국제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있고 그 결과로 경제성장에도 제약이 되고 있는 걸 보면 SOC 투자에 대해 지나친 거부감을 갖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책을 보니 푸틴의 러시아가 석유천연가스광산 등에 의존하는 국영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고 5년이 지난 지금도 제조업과 금융업의 취약성은 여전한 것 같아 제가 러시아의 존재감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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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988년에 개정된 (브라질)헌법은 무상 보건과 무상 대학교육을 보장해주었다또한 최저 임금 수준이 너무 높아서 근로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경제학자들은 큰 정부가 나쁜 정부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정부 지출이 1인당 국민소득의 추이에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우리나라 일부 진보진영이 주장하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반값등록금최저임금 시급 1만원 등의 정책들하고 비슷한데 과연 재원마련 방안은 있을까요참고로 브라질은 이렇게 됐습니다,)

정부 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비용을 추당하기 위해 세율을 올렸고그 결과 세금부담이 신흥국에서 가장 높은 GDP 대비 38%에 이르렀다이는 노르웨이나 프랑스 등 유럽 복지국가의 세금 부담에 맞먹는 수준이다상대적으로 빈곤한 나라에서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의 부담이 이처럼 과중하다는 것은 기업이 첨단기술이나 직원교육에 투자할 돈이 부족하고그 결과 산업의 능률성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163

 

러시아는 2007년 연금 지급을 대폭 늘려서 실질 임금 대비 연금지급액 비중이 25%에서 40%로 급증했다현재 러시아 국민 절반 이상이 국가에서 생활비를 받고 있다그중 40%가 사회복지수당 수급자이며 12%는 정부공무원이다경제에서 국유부문의 비중이 자그마치 50%에 이른다.

(이런 은혜를 베풀었으니 그동안 푸틴을 열렬히 지지할만 하네요그런데 지속가능해보이지 않습니다.)

 

244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을 파악하는 규칙 중 하나는 제1도시와 비교해 제2도시의 규모와 성장 정도를 알아보는 것이다면적이 큰 나라의 제2도시라면 제1도시 인구의 30~50% 정도가 거주하는 것이 보통이다이러한 인구비율은 그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지역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266

 

금융위기가 임박하면 자금이 세 단계에 걸쳐 이탈한다먼저 대형 투자자들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돈을 이전한다신흥국들 대부분에 자본 유출을 규제하는 법규가 있기 때문이다비공식 경로를 이용한다는 말은 자본 이탈 사실이 해당 국가의 국제수지에 표시되지 않는다는 말이다하지만 국제수지 보고서를 보면 그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오차와 누락이라는 포괄적인 항목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두 번째 이탈자는 외국인 채권자들이고세 번째 이탈라자는 현지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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