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버냉키 지음, 김홍범.나원준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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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님처럼 초학자들에게 가능한 쉽게 자신이 직면했던 상황과 판단의 근거에 대해서 전해주는 미덕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이왕이면 내 스스로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게는 무리다. 게다가 이런 훌륭한 요약글도 있다.
( http://blog.naver.com/darrel76/220156109368 )

 

다만 '대마불사'의 논리에 따른 초거대 금융기업의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을 '도드-프랭크법으로 방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연준 스스로 자신들이 이번 금융위기 때 사용했던 구제권한을 삭제했다고 하지만 다음번 금융위기 때 또다시 AIG와 가튼 초거대 금융기업이 무너질 것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 때 과연 연준은 시장에의 파급효과를 감내고 이러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을까? '도드-프랭크법'의 내용과 예상되는 효과에 대해서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없으니 다음번 금융위기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경하는 수밖에 없는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소위 '양적완화'가 왜 필요했고 어떤 점에서 탁월한 아이디어였는지 좀 더 '감'이 온다. 연준이 했던 통화정책 중 일부를 재정정책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고, M1과 M2가 뭘로 구성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감이 왔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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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쪽

 

나는 베어스턴스 및 AIG와 관련해 우리가 해야 했던 일들이 미래 위기의 관리에 무턱대고 적용할 수 있는 처방은 분명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먼저, 그것은 상당히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내키지 않았던 개입이었지만,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긴 해도, 몇몇 기업들에게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논리가 적용되는 시스템이라면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임이 분명합니다. 만약 어떤 기업이 너무 커서 자신이 구제 금융의 대상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는 전혀 공정한 일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 말고도, "대마불사"의 논리는 이들 대기업에게 과도한 리스크를 추구할 유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중략) 이런 상황을 우리가 너그럽게 보아 넘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213쪽

 

대형 기업이 지급불능의 고비에서도 해법을 찾지 못하는 - 예를 들어 신규 자기자본을 확충하지 못하는 - 일이 설사 벌어진다고 해도, 연준이 2008년에 행한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이미 제거되었습니다. 연준이 그런 방식으로 개입하는 일은 법률적으로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연준이 갖게 될 유일한 선택은, 연방예금보험공사와 협력해서 문제의 기업을 안전하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대마불사"의 문제는 결국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아니, 이런 조치로 "대마불사"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를 소망해봅니다.

 

188쪽

 

이런 질문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준이 2조 달러 어치의 증권을 구입하고 있네요. 그 대금은 어떻게 지급하지요?" 이에 대한 대답은 증권을 매각한 사람들의 은행 계좌 잔액을 연준이 늘려줌으로써 매입 증권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은행 계좌는 은행이 연준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으로 나타납니다.

 

189쪽

 

연준이 취득하는 증권의 대금 지급을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다는 말씀을 여러분은 때로 듣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을 글자 그대로 말하자면, 증권을 취득하기 위해 연준이 돈을 찍어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략) 증권 매입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은 부분은 현금통화층 바로 위의 지급준비금 잔액 부분입니다. (중략) 지급준비금은 연준 대차대조표 상에 그대로 적혀 있을 뿐, 실제로 유통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급준비금은 어떤 광의의 통화량 지표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193쪽

 

특히 연준이 대규모 자산매입 또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자산을 매입하는 경우, 이것은 정부지출의 한 형태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돈을 실제로 써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지출이 될 수 없지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자산을 매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 이들 자산을 시장에 되팔 것이고, 그렇게해서 애초의 매입가액에 대한 회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중략) 그러므로 연방준비제도의 대규모 자산 매입 조치가 재정적자를 확대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실은, 재정적자를 상당히 줄이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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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유년기의 끝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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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들 그렇듯 어린 시절 컬러판 학습도감 백과를 통해서 우주의 크기를 알고서 큰 충격을 받았다. <시간의 역사> 등의 교양서적을 통해서 차원이라는 개념, 시간과 공간의 왜곡 등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잠이 안와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


하지만 요즘 생활은 보통은 오늘 내일, 길어야 일주일 후에 할 일로 머릿속이 빼곡하다. 먼지같은 일들이 어쩜 그리 크게 보이는지. 웹과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는 정보들은 조각조각 쪼개진 사금파리처럼 형형색색 광채로 내 눈을 부시게 한다. 하지만 시야를 돌리면 언제 뭘 봤는지 하나도 기억에 남는게 없다.


요즘은 내 자신이 노를 저어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큰 강물에 카약을 하나 띄우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종종 노를 젓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요새 SF가 땡겼다. 그것도 두번쩨 세계대전을 경험한 직후, 핵전쟁으로 인해 인류가 절멸하는 일이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 발생할 수 있다고 느꼈던 세대가 쓴 SF.


아서 C. 클라크가 근 반세기 전에 쓴 이 소설에서 그린 유년기의 끝자락이었던 황금시대'가 지금 시대가 아닌가 싶다. 내용 중에 더 쓰고 싶은 인상깊은 내용들이 있지만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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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들지 않는다 - 젊음을 죽이는 적들에 대항하는 법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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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과 에세이 통틀어서 처음 읽어본 책이다. 이런 자신의 주관성을 이렇게 강렬하게 드러내는 솔직한 글쓰기는 참 오랜만이다. 이십대 초반이었더라면 이런 식의 화법에 꽤나 기분나빠했을텐데 지금은 이런 사람이 반갑다.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철저하게 인식하고 있는 근대적인 개인은 특히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부족한 유형의 사람이기에. 사람들이 듣기 불편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돌직구들을 던지는 마루야마 겐지 자신의 글쓰기가 그가 이 책에서 계속 설명하는 '자립한 젊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물론 인간의 역사는 이런 '야생적인 자립한 개인'들이 비루한 신체와 의존적인 정신상태로 조직을 이룬 다수의 노예와 소수의 지배자로 이뤄진 집단에게 끊임없이 패배해온 역사이다. 그 패배는 몇몇 국지전에서의 승리를 통해서 잠시 유예될 수 있었지만 긴 흐름에서... 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수렵민인 호텐토트족(부시먼)들이 땅딸막한 반투계 농민들에게 밀려서 칼라하리 사막으로 쫓겨나고, 아이누족들이 현재의 일본인들에게 밀려서 홋카이도 북단으로 밀려났다. 이는 세계 도처에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개인으로 독립한 자유민의 탄탄한 말벅지와 유연한 두 팔로도 정착 농업이 주는 생산력 증대를 통해 수를 불리는 대신 곡물 위주의 부실한 식사로 키도 작고 각기병으로 고생하는 열 명, 스무 명의 겁쟁이 농민들의 창 끝을 막아낼 수 없었다.

게다가 항상 이동하며 식량을 찾아야 했기에 아내가 젖먹이를 품에 안고 있을 때 나머지 아이는 자기발로 걸어서 부모를 따라갈 수 있는 네 살 터울로 아이를 낳아야했던 수렵민(그래서 불가피한 영아살해가 행해졌다.)들은 '자립한 젊음'을 버린채 굴종하는 노예적 삶을 살면서 대를 잇는 일 정도로 수컷임을 과시하며 자기 위안을 했던 정착민들에 비해 인구 측면에서도 불리했다.

 

가끔은 칭기스 칸의 시대처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다 들어갈 10만의 정예병력으로 유라시아를 휩쓸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개인들이 그렇게 무리를 이루는 건 자신들의 삶의 원칙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몽둥이로 머리를 내려치는 듯한 매력 때문에 마루야마 겐지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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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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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up in the air>는 사람들이 비행기를 탈 때의 느낌을 잘 묘사해서 기억에 남는다. 이륙 직후 좌석안전띠 불이 꺼질 때 창 밖을 내다보면 도로를 달리는 차 한대와 나무 한 그루가 다 보이는데 대략 도시의 크기가 감이 잡힌다. 자기가 사는 도시를 개미집처럼 관찰하면서 '아 부질없다. 뭘 그리 지지고 볶고 싸울 필요가 있는지.'라는 느낌은 다들 받아봤으리라.

 

이 책은 지금은 일본의 손꼽히는 지성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우주를 체험한 우주비행사들을 인터뷰한 글들을 정리하여 묶어 낸 책이다. 인류 200만년 역사상 익숙하게 지내온 지구 환경 밖으로 처음 나간 이들의 특이한 체험에 대해 썼다. 1981년도에 게재된 글이지만 그 후 아직도 달에 인류를 보낸 나라도 없는 실정이라 지금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미국 정부가 NASA, 군부대, 수십 개의 대학과 기업들의 협력을 얻어 '머큐리'-'제미니'-'아폴로' 계획을 진행해간 궤적을 보니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런 것이고, 이런 일을 맡아서 할 때 정부가 잘 할 수 있구나란 생각도 들었고. 내가 태어나기 2년 전에 발사된 보이저 1호, 보이저2호가 지금도 훌륭히 제 역할을 다하면서 초당 20byte씩의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는 사실에도 감탄.

 

우주비행사들이 비행을 준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력관리와 NASA에서의 다방면의 교육과 훈련, 이해받기 어려운 스트레스의 가정의 위기 등에 관한 내용부터 우주비행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적 문제들, 휴스턴 관제센터의 역할, 우주비행 시도 중에 겪었던 다양한 사고들과 이에 대한 대처들 이런 에피소드들 모두가 내가 어린 시절 한 때 겪었던 우주비행에 대한 동경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그래비티>도 다시 보고 싶고 아직 못본 <아폴로 13호>도 이번 연휴 때 볼 예정이다.

이 책의 중심적인 주제인 우주비행이 이를 겪은 사람들에게 미친 정신적인 영향과 관련해서는 지구 궤도 밖에서 지구를 바라본 경험이 있는지, 우주선을 벗어나 달에서 걸어본 적이 있는지, 혹은 우주유영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초 단위로 할 일이 정해져있는 촘촘한 스케줄 중에서 아무런 방해없이 그저 우주의 광경을 바라볼 시간을 가졌는지 여부에 따라서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같은 부류끼리는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사실도 인상깊었다.

 

그리고 은퇴한 우주비행사들이 요 몇년간 채산성을 갖춰 OPEC를 긴장시키고 있는 오일샌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최전선의 분야에서 만들어내는 성과가 나같은 일반인에게 전달될 때까지의 시간적 간격에 대해 가늠해보게 된다. 분야별로 어느 정도 편차는 있겠지만 자기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가늠해보는 지표로 자신의 지식과 일반인의 지식과의 시간적 격차를 사용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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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쪽

 

(다치바나 다카시) 육안으로 그렇게 지구가 잘 보이나?

 

(월터 쉬라) "보인다. 놀랄 정도로 잘 보인다. 예를 들어 대양을 항해하고 있는 배의 흔적이 보인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보인다. 어느 쪽도 커다란 폭이 없는데도 잘 보인다. 색채와 명도의 대비가 있으면 아주 작은 것까지 보인다. 베트남 상공에서는 전쟁터에서 서로 쏘고 있는 포의 불빛이 보였다."

 

257쪽

 

(유진 서넌) 우주선 안에 갇혀 있는 것과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은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체험이다. 우주선 밖으로 나갔을 때 비로소 자신의 눈앞에 우주 전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의 정중앙에 자신이라는 존재가 던져 있다는 느낌이다. 그 때의 충격에 비하면 지구 궤도를 떠나 달로 향하는 것이나 달 위를 걷는다는 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258쪽

 

(다치바나 다카시) 지구 궤도를 떠나 달로 향할 때는 어떤가?

 

(유진 서넌) "그 때의 광경은 각별하다. 인간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지구를 볼 수가 있다. 지구와 멀어짐에 따라 대륙과 대양이 한눈에 조망되었다가, 마침내 지구의 둥근 윤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계가 한 눈에 보인다. 전 인류가 내 시야에 속으로 들어와 버린다. 눈 앞의 청색과 백색의 구체 위에서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현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감동적이다. 게다가 지구상에서 시간이 흐르는 모습이 눈으로 보인다. 해 뜨는 지역과 해 지는 지역이 동시에 보이고, 지구가 회전하고 시간이 흘러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건 정말 신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다. 살아 있는 세계가 조금씩 내 눈앞에서 그 생을 전개하고 있다. 나도 그 세계에 속한 일원이지만, 나는 여기에 있고 나머지 모든 세계는 나에게 보여지며 거기에 있다. 나는 사람이면서 눈만은 신의 눈을 가지고 체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구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지구는 점점 아름다워진다. 그 색깔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평생 잊을 수 없다."

 

328쪽

 

(다치바나 다카시) 우주 체험이기 때문에 특별한 건 없었나?

 

(에드가 미첼) "이런 건 말할 수 있다. 신비적 종교 체험의 특징은 거기에 항상 우주 감각(cosmic sense)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체험을 얻기 위해서는 우주가 최고의 장소이다. 역사상 위대한 정신적 선각자들은 지상에서 우주 감각을 얻을 수 있었다. 이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범속한 사람이라도 우주 감각을 지닐 수 있다. 어찌 되었든 그게 우주이기 때문이다. 우주 공간으로 나가면 허무는 완전한 암흑으로서, 존재는 빛으로서, 즉물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존재와 무, 생명과 죽음, 무한과 유한, 우주의 질서와 조화라는 추상 개념이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즉물적으로, 감각적으로 이해된다. 역사상의 현자들이 정신적 지적 수련을 거쳐 겨우 획득할 수 있었던 감각을 우리들은 우주 공간으로 나가는 행위를 통해 쉽게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체험이 개인적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인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체험은 인류 진화사의 전환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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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공기 속으로
존 크라카우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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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라가봤던 가장 높은 산이라고는 설악산 대청봉 뿐이고 공룡능선을 엉덩이로 내려왔던 왔을 정도다. 그러니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전문 혹은 아마추어 산악인들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고. 


이 책은 1996년 5월의 에베레스트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묵묵히 차분한 어조로 전달하고 있다. 옴진리교 신자들의 도쿄지하철 사린가스 유포에 대한 하루키의 논픽션 <언더그라운드>처럼 최대한 사건과 관련된 여러가지 요소들을 충실히 언급하고 있다. 


근 이십년전 사건에 대한 충실한 사실전달과 묘사는 에베레스트 등정의 의미에 대해 나같은 문외한에게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광우병보도와 MBC파업, 50억 모금을 바탕으로 출범했던 국민TV의 좌초. 이런 굵직굵직했던 사건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쓴 책들이 필요한데 단편적이고 편파적인 책들, 개인의 시각에 매몰된 회고록들만 많다. 이 책과 손정목씨의<서울도시계획이야기>같은 책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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