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 칸 평전 - 불굴의 정신과 탁월한 전략으로 세계를 지배한 제왕 중국 역대 제왕 전기 시리즈
주야오팅 지음, 이진복 옮김 / 민음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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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썩어버리는 듯한 고통으로 읽은 이 책은 중국 베이징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몽골사와 베이징문화사를 전공했다는 작고한 주야오팅 교수의 2004년작인데 최근 번역되었습니다. 2005년 중국 CCTV에서 제작한 칭기스 칸 일대기 <성길사한>(국뽕 그득한 망작)의 원작격이라는 걸 알았으면 이 책 읽지도 않았을텐데. ㅠ.ㅠ

이미지로 올린 머리말 첫 페이지만 읽어도 느낌이 올 겁니다. 얼마나 개소리하나 싶어서 보긴 했네요. 중국 역사학계의 주류가 얼마나 민족주의에 경도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라면 모를까 다른 면에서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책의 번역판 제목을 <칭기스 칸 평전>이라고 했는지. 출판사도 너무 해요.

뭐,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역사 왜곡한다며 우리나라 학계에서 같은 식으로 이런 책이나 논문 내놓으면 국제 사학계에서 어떤 취급 받을지 반면교사의 기회는 되겠네요.

참고문헌에 오로지 중국 서적 밖에 없는 걸 보니 한자로 쓰여지지 않은 1차 문헌은 해독도 못하는 사람같고, 공산주의 역사이론에 따라 몽골사회를 고대 노예제 사회로 보는데 왜 그렇게 구분하는지 별다른 논거도 없고 아무 말 대잔치가 따로 없네요.

칭키스 칸 연구에 정통한 서구나 일본 학자들에 대한 언급도 거의 등장하지 않고,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인용하는 사료들이 매우 적은 데다 호라이즘 왕국 이후의 서방 원정에 대해서는 정말... 개인 블로거 포스팅보다 못해요. --;

무엇보다 참기 힘들었던 것은 한 때 당시 알려진 세계의 5분의 4의 땅에 720여 종족을 지배했던 '예케 몽골 울루스'를 중국사에 포함시키고, 중국인인 자기네 조상 칭키스 칸의 위업을 본받아 참된 중화 다민족 국가를 건설하자는 개소리가 책을 읽는 내내 나오고 마지막 장인 제8장 '칭기스 칸을 해독하다'에서 엑기스를 모아 한 번 더 설명해준다는 점입니다. 아 정말.. 우리는 이러지 맙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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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쪽

몽골족이 자고로 중화 민족 공동체의 일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바뀔 수 없다.
(중략)
주지하다시피 칭기스 칸의 출생지는 몽골국 경내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칭기스 칸을 중국인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중략)
칭기스 칸이 몽골국을 건립한 후에도 그는 친히 정주에 가서 금나라에 공납을 바쳤다. 당시 몽골부가 매년 금나라 황제를 조회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공납을 바쳤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몽골 부족이 중화 민족의 일부분이었음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칭기스 칸은 태어날 때부터 당연히 중화 민족의 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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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 부동산은 결코 죽지 않는다
이상우 지음 / 원앤원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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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욱 위원님의 신간에 이어서 좀 더 먼저 나온 이상우 애널리스트님께서 보는 주택시장 전망이 담긴 책입니다. 두 분께서 주택시장을 비슷하게 예상하고 있더군요.

그렇다보니 수요와 공급 요인에 대한 분석도 유사하지만 이상우님께서는 향후 국내 비거주 외국인 투자의 가능성, 대형 평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증가, 서울시 내부에서 대기업 본사의 이전으로 인한 영향,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독점하는 분양보증시장의 개방 필요성(우회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하는 수단이었다니 --;) 등의 내용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저는 왜 이렇게 리모델링 사업은 선호도가 낮고 지지부진한지 몰랐는데 향후 내력벽 철거 후 수직 증축에 대한 안전기준도 어떻게 될지 궁금하고요.

의문이 드는 내용도 하나 있었는데 이번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 폭과 최저임금 인상폭 확대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향후 한국의 임금수준이 2000년 이후 지금까지처럼 매년 물가상승률을 상회할지는 의문입니다. 유용한 지표로 보셨던 자동차산업은 노동자측의 교섭력이 예외적으로 높은 섹터가 아닌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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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쪽

분양 보증은 20가구 이상을 분양하는 건설사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보험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이드라인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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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 부동산 애널리스트가 알려주는
채상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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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시대, 사야할 집 팔아야 할 집>의 저자 채상욱 위원님의 신간입니다. 업무하시면서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시다니 존경스럽네요.

제가 지금 직장에서 일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지식서비스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기 유난히 인색해하는 한국사회의 문화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때문이었습니다.

만오천 원도 안되는 수업료로 현업 전문가의 꼭 필요한 내용을 정리한 간결한 컨설팅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을 다른 분들도 많이 누리시도록 내용에 대한 정리나 인용은 생략하겠습니다.(시의성이 중요한 정보들이다보니)

저는 채위원님께서 제3장에서 분류한 기준 중 2-2그룹 아파트 소유자인데, 혼자서 장미빛 전망을 해보기도 했지만, 분석하신 내용이 객관적이고 타당해서 바로 수긍하게 되더군요.

아쉽게도 직장때문에 작년에 세종시 아파트도 분양받다보니 저는 앞으로 10년은 두 아파트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갚느라 전혀 투자여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투자할 실탄이 충분해서 채위원님의 조언을 활용할 수 있는 눈밝은 독자분들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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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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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작가의 이런 책은 일요일 밤에 그냥 잠들기는 아쉽고, 묵직한 책을 새로 펴기엔 부담이 될 때 읽기 좋네요.

1967년도에 나온 책인데 저자 와타나베 쇼이치는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인인 필립 길버트 해머튼의 <지적생활>을 읽고 동시대의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체험을 담아 썼다고 합니다.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동안 애서가는 아니었는데 요새 슬슬 서재를 갖고 싶어지네요. 그래서인지 개인 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2년 후 준공될 분양받은 아파트에 전세 안돌리고 바로 입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큰 일입니다. ㅠ.ㅠ)

독서가들이 강조하는 조언들은 다들 비슷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좋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나, 영감을 핑계대지 말고 일단 무조건 쓰라, 고독 속에서 작업해야 한다 등.

나만의 고전이 없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고 해도 진정한 독서가라고 할 수 없다는 일침이 특히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아이를 위한 공부방보다 부모의 서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저자의 지적에도 동의하고요.

저자가 알려준 지적 생활의 전범이 될만한 선대 인물들 중에서 데이빗 흄과 월터 스콧이 인상깊었습니다. 저자는 흄의 삶을 통해서 지적생활을 위해 경제적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서술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에 가게 되면 아보츠포드에 있는 월터 스콧의 서재를 구경해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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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지금까지 나는 유치원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배움에 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누군가를 속이지 않겠다는 원칙이 도덕적인 인성뿐만 아니라 학습능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었고, 인생의 중요한 철칙으로 여기게 되었다.

45쪽

어떤 책이 읽고 싶어졌을 때 그 책이 곁에 없어 읽을 수 없다면 그것은 귀한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그 책을 구해서 읽으려고 했을 때는 이미 책에 대한 감흥이 사라져버리고 난 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1쪽

필요한 참고문헌을 직접 갖고 있는 경우와 그것을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빌려야 하는 경우 소요되는 시간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98쪽

나는 시간 절약을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도서관 등에서 책을 빌려 읽지 않고 사는 편이다. 빌린 책은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요점 내용을 노트에 적는 등 부득이하게 쓸데없는 작업을 해야 한다. 차라리 그 책을 사버리는 편이 결과적으로 시간을 절약하는 셈이다.

187쪽

테뉴어(tenure)는 본래 영국의 법률용어였는데, '윗사람으로부터 토지 등의 재산을 안정적으로 빌릴 수 있는 영구임대권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22쪽

흄이 외국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낀 국제 정세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의견은 친구인 애덤 스미스에세 큰 자극이 되었다. 애덤 스미스는 흄의 영향을 받아 글래스고 대학의 교수직을 버리고 귀족의 개인교수가 되어 파리로 갔고, 돌아온 후에도 대학에 복귀하지 않고 시골로 들어가 학문에만 힘썼다. 그렇게 해서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불후의 명저 <국부론>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226쪽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없다면 정신적 자유와 지성의 독립이 필요한 지적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 데이빗 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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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 사이 - 흑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타네하시 코츠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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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게된 이유는 산타크로체님의 폭력과 범죄에 관한 연재 포스팅을 보고 마이클 브라운 사건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평결 사건등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관심이 생겨서 였습니다. 저자가 범죄로 악명높은 볼티모어시 출신이라는 점에도 호기심이 들었고요.
(http://santa_croce.blog.me/220346266257)

읽으면서 저자 타네하시 코츠가 결단력없고 소심하면서 쓸데 없이 사변적이라는 점, 그리고 주변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깨닫는 게 꼭 한 발짝씩 늦는다는 점에서 속터지더군요. 하워드 대학교재학 시절 역사학과 교수가 던진 질문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못하고 선전선동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해서 정말 --; 제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맘이 불편했습니다.

아내의 직장때문에 뉴욕으로 이사하지 않았더라면 저자가 스스로 볼티모어시를 떠날 수 있었을까요? 여권을 만들어 외국을 여행해볼 수 있었을까요?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계속 자기가 만든 반인종주의의 좁은 틀로만 세상을 바라봤을 것 같더군요. (역시 결혼을 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프린스 존스의 죽음에 대한 사색부분이 없었더라면 이 책의 가치는 절반 이하로 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 읽고난 후에도 이 책이 과연 전미도서상을 수상할 정도인가 의문이 드네요. 2015년이라는 출간 시점의 특수성이 수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많이 투덜거렸네요. 미국 흑인의 삶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 고향이 전라도다 보니 일주일에 두어 번씩은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도 거리낌없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글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글에 페친이 동조하는 걸 보면서 나도 저들이 말하는 부류에 해당하는지 자기 검열하는 처지라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였던 하버드 대학의 흑인 교수가 자기 집 문이 잠겨 뒷문으로 들어가려다가 이웃의 무단 침입 신고를 받고 출동한 크롤리 경사(백인)에게 체포된 사건에 대해 굳이 감정적으로 코멘트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더군요. ㅎㅎ

자신의 시행착오들까지 자세히 알려주면서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면서 지는 핸디캡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갖추길 바라는 삶의 방향성에 대해 애정을 담아 전달해 주는 나쁘지 않는 책이긴 합니다. 말콤 엑스에 대한 주석서 같은 느낌이라 말콤 엑스의 글을 찾아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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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그 패거리 ,자신들의 공포를 분노로 뒤바꿔 버린 그 젊은 청년들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었다. 그 패거리는 자기 동네 골목골목을 떠들썩하게 껄렁거리며 활보했어. 그렇게 떠들썩하게 껄렁거려야만 든든한 감정이나 힘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야. 그 힘을 느끼기 위해, 자기 몸뚱이의 힘안에서 흥청대기 위해 그들은 남의 턱을 부서뜨리고, 얼굴을 짓밟고, 총을 쏘아 죽이곤 했지. 그리고 그들의 난폭한 흥청거림, 경악할 만한 행동은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려주었어. 명성이 만들어지고 잔혹 행위가 회자되는 거야.

60쪽

당신이 흑인이라면,당신은 감옥에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말콤 X)

113쪽

넌 흑인 소년이고,그러니 다른 소년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네 몸에 대해 책임져야 해. 실제로 너는 다른 검은 몸뚱이들이 저지른 최악의 행동들에 대해서, 어떻게든 항상 너에게로 돌려질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지. 그리고 힘을 가진 사람들의 몸뚱이에 대해서도 너는 책임을 져야 해. - 곤봉으로 너를 박살 내는 경찰은 너의 은밀한 동작을 보고 금세 구실을 찾아낼 거야. 그리고 이건 단지 너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야. 네 주변의 여자들은 네가 결코 알지 못할 방식으로 자신의 몸에 책임을 져야 하거든.

136쪽

Manhanttan이라는 지명은 <언덕이 많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델라웨어족의 말인 Manna-hat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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