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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
허병섭 외 지음 / 함께읽는책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허병섭, 이정진 부부의 귀농의 삶은 내가 예상하는 전원적인 것은 아니었다. 특히 허병섭 선생의 철학인 '밀알농사' 또한 관념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허병섭 선생이 그동안 해왔던 빈민활동, 목회활동 등이 결집이 된 것이 바로 밀알농사이기 때문일 듯하다.
요즘 많은 이들의 눈을 붙잡는 것이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같은 류의 귀농과 자연 그리고 느림에 관한 책들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속화되고, 도시의 삶이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연의 품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나보다. 그래서 많은 관련 책들이 나오고, 자연과 귀농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고른 것도 보통의 사람이 책을 집어든 이유와 같이 농촌의 삶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함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자연과 인간, 농촌과 인간, 그리고 삶에 관한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몇몇 귀농에 대한 에피소드를 빼면 특히 허병섭 선생은 '밀알농사'에 대해 모든 것을 할애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농촌에 관련된 교육문제, 공동체 문제 등이 딸려온다. 그만큼 책은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다. 차라리 이정진 선생이 맡은 농촌생활이 재미있게 읽힌다. 하지만, 다른 비슷한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철학적 시각이 있기에 귀농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장점이다. 너무나 쉽게 농촌에 대해서 설명하고, 웃게 만드는 그런 가벼운 책들 속에서 무겁게 그러나 뻐기지 않는 책이 바로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