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사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책은 진중하다. 너무 진중해서 숨이 턱턱막힌다.

농사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농자천하지대본'에서 '농자천하지대빈'으로 바뀐지 오래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빚에 시달리는 것을 뜻하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것은 망하는 첩경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농사가 땅과의 약속이며 실천이라면, 지금의 농사는 땅을 지배하는 인간의 욕심이 많이 지배하는 산업에 불과하게 된다.

이런 인식의 저변에는 자본주의와 농사를 업신여기는 도시인들의 자만에서 기인한다(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하지만 전우익 선생의 책을 보면 농사와 땅에 대한 무거운 철학으로 머리가 띵하게 된다.

편지 형식의 가벼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사상과 가치관은 도시인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시각은 아직도 유효한 민족과 민주 그리고 공동체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우익 선생의 이 책속은 인간이 왜 낮아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
허병섭 외 지음 / 함께읽는책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허병섭, 이정진 부부의 귀농의 삶은 내가 예상하는 전원적인 것은 아니었다. 특히 허병섭 선생의 철학인 '밀알농사' 또한 관념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허병섭 선생이 그동안 해왔던 빈민활동, 목회활동 등이 결집이 된 것이 바로 밀알농사이기 때문일 듯하다.
요즘 많은 이들의 눈을 붙잡는 것이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같은 류의 귀농과 자연 그리고 느림에 관한 책들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속화되고, 도시의 삶이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연의 품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나보다. 그래서 많은 관련 책들이 나오고, 자연과 귀농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고른 것도 보통의 사람이 책을 집어든 이유와 같이 농촌의 삶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함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자연과 인간, 농촌과 인간, 그리고 삶에 관한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몇몇 귀농에 대한 에피소드를 빼면 특히 허병섭 선생은 '밀알농사'에 대해 모든 것을 할애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농촌에 관련된 교육문제, 공동체 문제 등이 딸려온다. 그만큼 책은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다. 차라리 이정진 선생이 맡은 농촌생활이 재미있게 읽힌다. 하지만, 다른 비슷한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철학적 시각이 있기에 귀농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장점이다. 너무나 쉽게 농촌에 대해서 설명하고, 웃게 만드는 그런 가벼운 책들 속에서 무겁게 그러나 뻐기지 않는 책이 바로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칼릴 지브란과 차 한잔
칼릴 지브란 지음, 이수민 옮김 / 선영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세기의 단테'라고 불리는 위대한 작가 '칼릴 지브란' 사랑에 관한 그의 글, 수필, 시 등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가 비수처럼 혹은 솜사탕처럼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독자들은 행복감과 당혹감에 그의 글들을 읽어갔다.

칼릴 지브란이 사랑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그의 글이 지금까지 읽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가 남긴 글들은 그의 열정과 열병에서 나왔을 것이고, 그런 감정을 그리워하는 이들은 아직도 그의 글을 읽고 있다.

사랑이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정의도 여전히 많고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칼릴 지브란이 말했던 사랑도 이런 다양한 견해와 생각 중의 한 줄기일 뿐이다. 왜 우리는 칼릴 지브란의 이야기를 그렇게 잊지 못하는 것일까? 그의 글이 위대하고 너무나 감성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의 글이 지금도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의 지명도가 책을 파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때문일까.

이제는 칼릴 지브란과 차 한잔이라는 고리타분하고, 편집도 떨어지는 이런 책들은 고만 양산했으면 한다. 아직까지 그를 기억하기에 이 책을 집어들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5
조한욱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조한욱 교수의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는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색다른 시각을 전해주는 책이다. '신문화사'라는 잘 몰랐던 부분이 우리가 흔히 고민했던 '밑으로부터의 역사' 그리고 '일상속의 역사' 즉 '미시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흔히 민중의 역사를 고민했던 아니 보고 싶어했던 이들에게 이 책은 또 다른 민중의 역사를 볼 수 있을 듯 싶다. 정치사에서 사회사로 넘어가면서 역사학자들은 민중에게 눈을 돌리게 된다. 역사의 분수령이 바뀐 큰 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사에서는 도식화된 공식이 또하나의 한계점으로 비쳐졌나보다. 그 후 나온 신문화사는 보통 역사학자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상에 대한 고찰로부터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 책 속에 나온 많은 책과 역사학자들의 언명을 통해서 신문화사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조한욱 교수도 인정한 것처럼 역사학의 본령이라고 해야 할 '온고이지신'이 가능하지 못하다면 신문화사 역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일상성'이라는 화두가 이 시대에 끼친 영향 중 좋지 않은 것은 서로의 목소리만 높인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일상성만을 외치고, 서로들 해체만을 주장하다 보면 공통적인 목적의식은 필요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만다. 신문화사가 과연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창비시선 214
김용택 지음 / 창비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섬진강 시인, 김용택. 자연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인, 김용택. 그의 시 속에서는 풋풋함과 인간미 그리고 자연미가 느껴진다. 구수한 사투리 속에 숨어있는 사랑을 좋아하기에 <나무>를 골랐다. 하지만, 얼마전 김용택 시인이 <조선일보> 논단 필자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떤 생각으로 이 신문의 필자로 참여하게 되었는지 나는 잘 모른다. 다만,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보수이데올로기의 강력한 힘들이 지금 시대와 사람들을 피폐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용택 시인이 그런 이데올로기의 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김용택 시인의 시가 힘없는 자, 소외된 자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던 것이 아닐까. 과연 이 세상에 정치적이지 않은 생각과 행동이 있을까. <나무>라는 시는 전작들과 비슷한 감동을 준다. 김용택 시인의 순수함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다만, 장편시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김용택 시인의 내면인 것 같다. 그리 할이야기가 많았을까. 그리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많았을까. 그리도 주저리주저리 풀어놨어야만 할까. 왠지 <나무>라는 시집은 두번 읽지 않을 것 같다. 김용택 시인의 순수함은 어디까지 튈것인지...걱정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