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사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책은 진중하다. 너무 진중해서 숨이 턱턱막힌다.

농사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농자천하지대본'에서 '농자천하지대빈'으로 바뀐지 오래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빚에 시달리는 것을 뜻하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것은 망하는 첩경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농사가 땅과의 약속이며 실천이라면, 지금의 농사는 땅을 지배하는 인간의 욕심이 많이 지배하는 산업에 불과하게 된다.

이런 인식의 저변에는 자본주의와 농사를 업신여기는 도시인들의 자만에서 기인한다(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하지만 전우익 선생의 책을 보면 농사와 땅에 대한 무거운 철학으로 머리가 띵하게 된다.

편지 형식의 가벼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사상과 가치관은 도시인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시각은 아직도 유효한 민족과 민주 그리고 공동체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우익 선생의 이 책속은 인간이 왜 낮아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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