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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 여성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10번째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고교입시>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드라마 '고교입시'가 원작인 작품입니다. 그 드라마의 각본을 작가 미나토 가나에가 집필하였고, 본인이 직접 소설화했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서 전하고자 했던 내용을 확실히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드라마를 이미 접해보신 분들은 드라마와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 역시 드라마를 이미 본 후였기 때문에 저절로 비교하게 되더군요. 드라마에서는 개인의 심리를 대사, 눈빛,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그러나 그 속마음까지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저 장면에서 저 인물은 정말 저렇게 생각하는지, 저런 표정을 지으며 어떤 생각을 하는 중인지 멋대로 상상하는 재미로 시청했습니다. 물론, 범인이 누구인지도 생각하면서. 반면에 소설에서는 등장인물의 속마음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그러다보니 그 때 그 장면에서 이런 생각을 했었군 하며 드라마를 복기하고 있더군요. 범인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기에 범인 찾기보다 비교하며 읽게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드라마를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기도 하고요.
이 작품은 제목만 보고 고교입시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교입시를 치열하게 준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 고교입시 결과에 따른 학생들의 이야기. 입시하면 보편적인 내용들입니다. 이 부분도 언급이 되지만, 가장 언급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온라인 속의 현상 같았습니다. 고교입시를 치르는 동안 발생되는 미스테리. 그 중심에는 온라인 속에서 언급되는 고교입시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인의 동기. 그 동기야말로 고교입시가 한 아이를 병들게 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이 결코 낯설지 않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사실 이 소설은 동명의 드라마 이외에 비교할 대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한 <경우>(비채 출판)입니다. <고교입시>는 사건의 흐름 속에서 등장인물의 속마음을 드러낸다면, <경우>가 같은 사건에 대해 서로의 시각을 부딪히며 전개합니다. 등장인물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특정 상황을 처음부터 다시 풀거나 등장인물의 추리 과정을 통해 복기하거나 합니다. 그에 반해 <고교입시>내용의 흐름 속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속마음만을 적어 놓았기 때문에 지문이 문장화되고 속마음이 추가된 드라마 대본을 읽는 기분이 듭니다. 더구나 그 등장인물이 두 명이었던 <경우>의 몇 배에 달하기 되기 때문에 조금은 흐름을 아는데 시간이 조금은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접 드라마를 각본을 집필하며 그 속마음까지 생각하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봅니다.
드라마를 본 분들에게는 대본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할 것 같습니다. 소설을 먼저 읽은 후, 드라마를 본다면 그 주제가 훨씬 더 잘 다가오고요.
*비교 작품인 <경우>의 리뷰 http://blog.aladin.co.kr/734337148/6136412
*위 리뷰는 제 블로그에 올린 글과 동일함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