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늘 바쁠까?
예묘 지음 / 묘책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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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꿈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떠올랐고 그것을 썼다.
* 이 책의 전체 주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과 동일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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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규칙에 따라서 파일 정리를 하는 것조차 헤맸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쉽게 정리한다. 원하는 파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도 곧잘 한다. 낯설었던 회사 용어를 적절하게 쓸 줄도 알고 핵심만 간추려서 작성하는 스킬도 익혔다. 이 정도 실력이면 어떤 회사로 옮겨도 일에 금방 익숙해지겠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런데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이 아린다. 왜 그럴까? 벌어야 할 돈을 벌고 있다. 친구들과 사회생활을 이야기할 수 있다.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다. (건강 같은 소소한 걱정은 하시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으신다.) 이 정도면 정말 보통의, 평범한 생활 아닌가? 내가 만족을 모르는 욕심쟁이일까? 만족할 줄 아는 겸손이 없을까? 뭐가, 문제일까?

아, 하나 있다.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 꿨던 꿈이었다. 대학을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교육기관을 다니면서 꿨던 꿈이다. 그 때는 그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열심히 대학교 공부를 하고 꿈과 관련된 교육을 받으면 그 꿈이 저절로 이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 꿈을 이루기에는 여전히 실력이 모자랐고, 나보다 더 높은 실력과 훌륭한 스펙을 지닌 사람도 많았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았는데 이루지 못한 꿈이라면 해낼 수 없다. 그렇게 믿었고 과감하게 꿈을 접고, 일반 회사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후회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평범한 생활을 지낼 수 있었으니까. 다만,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또 다른 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 세월이 분하다. 애써 외면하며 지내온 나날들이 아쉽다. 이제 안정된 생활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하고 싶다. 시간이 없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꿈에 다가가기 위한 아주 작은 것부터. 이게 여유가 생겼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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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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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됐을까. 정성이 부족했나. 노력이 부족했나. 어렸을 때부터 꿈을 꿨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아가는 것. 얼마나 심플한 꿈인가. 이 심플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해 왔다.


오피스 프로그램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 제1종 대형면허를 따기도 했고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 외국어 자격증─영어, 일본어, 중국어─을 따기도 했다. 자격증을 따는 일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어 공모전에 보내서 동상을 받기도 했고 글쓰기 공모전에 글을 보내 은상을 받기도 했고 그 실력으로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써서 파워블로거가 되기도 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따볼 수 있는 자격증을 따 봤고, 도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다. 그런데 어느 한 가지에 정착할 수 없었다. 이것을 하고 있으면 그것을 하고 싶었고, 그것을 하고 있으면 저것이 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무엇을 더 깊이 파고들면 좋을지 몰랐다.

하지만 단 한 가지는 확실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을 더 깊이 파고들지 고를 시간이 아니다. 저절로 깊이 파고들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것을 하다 그것을 하고, 그것을 하다 저것을 하다 보면 저절로 깊이가 생기지 않을까. 모든 것을 할 때마다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으니 자연스럽게 깊어지는 시간도 찾아오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 <멜랑콜리 해피엔딩>에 수록된 '꿈엔들 잊힐래야'를 읽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이야기를 씁니다.
*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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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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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마다 고민한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그래서 늘 오프라인 서점을 갔다. 사람이 많아서 번잡하면 대략 10, 사람이 없어서 한가로우면 대략 20쪽까지 읽어 본다. 그 정도를 술술 읽을 수 있다면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구매했다. 끝까지 읽은 책이라면 한 번 더 읽을 수도 있다는 확신도 함께였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책을 골라도 되는지 의문이었다. 술술 읽히는 책으로만 골라서 구입했더니 내가 구매하는 책의 장르가 장르 소설 혹은 에세이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편식 독서를 하는 느낌이 매우 강했다. 그렇지 않아도 삶의 지식과 배움이 부족한데, 편식 독서를 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경제·경영서도 읽고 인문 서적도 읽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이런 염려 때문에 해당 코너에 들러서 읽어 보지만 술술 읽히는 문체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보자고 생각해서 충동적으로 구입한 책은 완독을 한 적이 없다. 상황이 이러니 결국 다시 편식 독서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고민을 깡그리 날려주는 책을 만났다.

<쾌락독서>이다.

 

독서를 유쾌한 즐거운 놀이로 소개한다. 굳이 끌리지 않는 책을 필독도서라는 이유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영향을 받고 상호작용하면 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심오한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것도 다르다고 한다. 심지어 읽을 책을 고르는 방식도 나랑 유사하다. 그렇다. 독서는 즐거운 놀이다. 시간을 들여서 실행해야 하는 행위가 아니라 시간이 날 때 하고 싶어서 하는 즐거운 놀이이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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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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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는 탈출하고 싶었다. 모든 곳에서 탈출하고 싶다기보다 순간순간을 탈출하고 싶었다.

 

의류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이런 옷은 너랑 어울리지 않아. 이런 옷이 너랑 잘 어울려. 이런 옷을 사서 입어. 네가 고른 그 옷은 왠지 너랑 잘 어울리지 않아. 그런 옷은 네가 소화를 못 시켜. 네가 가진 옷 중에 네가 고른 그 옷과 어울리는 옷은 없어. 그래서 자주 입지도 못할 테니까 그냥 이런 옷을 사. 그러면 네가 가진 옷과 잘 매치해서 일주일 코디를 바꿔서 입을 수 있어. 그러면 기존의 느낌도 유지하면서 새로운 느낌도 드러낼 수 있으니까 이런 옷을 입어. 알겠지? 패션 잡지를 구독하지만 그 목적이 인터뷰를 읽는 과정에 있는 우미로서는 패션에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는 우미로서는 그냥 입고 싶은 옷을 멋대로 입고 싶은 우미로서는 이 순간을 탈출하고 싶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반찬이 먼저 나온다. 배추김치도 나오고 두부조림도 나오고 샐러드도 나오고 호박전도 나오고 생선도 나오고 시금치나물도 나오고 콩나물무침도 나오고 수육도 나오고 어묵볶음도 나온다. 그리고 밥이 나오고 국이 나오고 찌개도 나온다. 밥 한 숟갈에 반찬을 세 네 번 먹어야 반찬을 다 먹을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많은 양이다. 그렇게 먹으면서 너 집에서 밥은 해 먹니? 반찬은 해 먹니? 반찬 뭐 할 수 있어? 콩나물무침? 두부조림? 어묵볶음? 뭐든 네가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해. 밖에서 밥을 먹어도 되지만 조미료가 너무 들어가서 몸에 안 좋거든. 그러니까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해. 알았지? 육수를 우려내는 과정이 귀찮아서 육수 맛을 내는 우미로서는 맛을 잘 낼 줄 몰라서 항상 간장이고 된장이고 고추장이고 소금이고 설탕이고 고춧가루이고 후추이고 올리고당이고 온갖 양념을 듬뿍 넣는 우미로서는 밖에서 먹는 음식과 집에서 먹는 음식의 조미료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우미로서는 이 순간을 탈출하고 싶었다.

 

탁자 위에는 흰 입김이 나는 커피가 두 잔. 너 커피는 얼마나 마시니? 많이 마시니? 이왕이면 원두커피를 마셔. 믹스커피는 프림이고 설탕이고 많이 들어서 몸에 별로 좋지 않아. 그러니까 원두커피를 마셔. , 집에 커피머신이 없지? 그러면 그냥 가루커피만 파는 데가 있더라. 그거 사서 설탕 넣지 말고 마셔. 조금이라도 건강에 신경 써야 하지. 그리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건강에 안 좋으니까. 뭐냐, 몸속에 흐르는 호르몬을 건드려서 쉬어야 할 때도 멀쩡하게 만든다고 하지 않니. 쉴 때는 쉬어 줘야지. 안 그래? 이미 믹스커피와 커피숍에서 커피머신으로 내리는 커피의 맛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우미로서는 커피 한 잔을 매일 아침 먹어야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우미로서는 노래를 화이트 비지엠으로 틀어놓듯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우미로서는 이 순간을 탈출하고 싶었다.

 

순간순간이 힘들지도 않았고 괴롭지도 않았는데 탈출하고 싶었다.


*위 글은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동일합니다.

* 이 책을 읽고 왠지 <도시의 시간>의 우미가 떠올랐고, 탈출하고 싶어하는 우미가 떠올랐고 그래서 우미가 탈출하고 싶어하는 감상을 적는다.

* <인터내셔널의 밤>과 <도시의 시간> 전체 주제와는 무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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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회전목마처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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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 계기를 알아내어 절차에 맞게 설명하는 것

<계절은 회전목마처럼 中>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자와 노는 방식이다. 예를 들자면 왜 저 여자는 남자 앞에서 울고 있을까. 왜 저 사람은 길거리에 누워 있는 걸까. 왜 저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는 걸까. 일상생활에서 저 사람은 왜 그러는지 서로 추측하면서 즐긴다. 실제로는 어떤지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이상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니까 한 번 즐기고 마는 유희의 일종이다. 그러나 타인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계절한다면 어떨까.

출근길, 여러 사람이 나를 흘깃거린다. 왜 그럴까. 만원 지하철에서 나도 모르게 떨고 있다. 왜 그럴까. 사무실로 들어가는데 사람의 이목이 모인다. 왜 그럴까. 항상 쾌활하던 동료가 오늘따라 기분이 저조해 보인다. 왜 그럴까. 점심시간 혼자서 식사를 하는데 다른 쪽에서 식사하는 여러 명이 나를 흘깃거리며 식사한다. 왜 그럴까. 퇴근하기 5분 전 준비를 다 해 놓고 일어나지 못하는 내가 있다. 왜 그럴까. 하루에도 몇 번씩 나에 대해서, 나와 관련된 사람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나름대로 풀어낸다. 풀어내지 않으면 답답해 미칠 것 같으니까. 사실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아마 이러저러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한다. 여기까지는 유희의 일종이다. 하지만 그 내용이 내 기분을 바꾸고, 내 행동을 바꾼다면 유희의 일종이 될 수 있을까.

출근할 때는 내가 튀는 색의 옷을 입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고, 내 패션이 좋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전자라면 조금 민망할 테고 후자라면 조금 기분이 좋아진다. 만원 지하철에서는 사람이 지나치게 많아서 순간 대인공포증이 발현됐을지도 모르고, 단순히 냉방이 너무 세서 추워서일지도 모른다. 전자라면 주위 눈치를 볼 테고 후자라면 몸을 더 움츠린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그 수많은 경우 중 자신이 고른 계절이 다음 행동을 정하게 한다. 사소하지만 계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분도 행동도 달라지는 셈이다. 설령 내가 고른 계절이 부정적인 나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괜찮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계절을 고를 수 있으니까.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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