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3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혼불이란 작품 중에서도 아주 중요한 강실이와 춘복이의 일이 시작될 것이란 복선을 깔고 있는 3권.
쇠여울네의 몰매 속에서 맞는 자도 아니고 때리는 자가 되어 놓고,
그 피를 갚겠다고 이를 악무는 춘복이의 앙갚음이 실재가 될지 두고 보아지는 3권.
매안의 정신적 지주 청암부인이 죽는 것에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 되는 3권.
피를 갚겠다던 춘복이가 멍석말이를 당하는 계기가 된 무당 당골네도 처음 등장하는 3권.
3권은 혼불의 시작과 다름없다.
 

107쪽에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혼불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날 밤, 인월댁은 종가의 지붕 위로 훌렁 떠오르는 푸른 불덩어리를 보았다.
안채 쪽에서 솟아오른 그 불덩어리는 보름달만큼 크고 투명하였다.
그러나 달보다 더 투명하고 시리어 섬뜩하도록 푸른 빛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청암부인의 혼(魂)불이었다.
어두운 반공중에 우뚝한 용마루 근처에서 그 혼불은 잠시 멈추더니 이윽고 혀를 차듯
한 번 출렁하고는, 검푸른 대밭을 넘어 너훌너훌 들판 쪽으로 날아갔다.
서늘하게 눈부신 불덩어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향하여 인월댁은 하늘을 우러르며 두 손을 모은다.
삭막한 겨울의 밤하늘이 에이게 푸르다.
사람의 육식에서 그렇게 혼불이 나가면 바로 사흘 안에, 아니면 오래 가야 석 달 안에
초상이 난다고 사람들은 말하였다. 그러니 불이 나가고도 석 달까지는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석 달을 더 넘길 수는 없다는 말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은 그 말이
영락없이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운명하기 전에,저와 더불어 살던 집이라고 할 육신을 가볍게 내버리고 홀연히 떠오르는 혼불은
크기가 종발만 하며, 살 없는 빛으로 별 색같이 맑고 포르스름한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선히 보이는 것이었다. 그것도 남자와 여자는 그 모양이 다른데, 여자의 것은 둥글고
남자의 것은 꼬리가 있다. 그것은 장닭의 꼬리처럼 생겼다 한다. 어쩌면 남자의 불이 좀더
크다고 하던가.
비명에 횡사를 한 원통한 사람의 넋은, 미처 몸 속에서 빠져 나가지 못한 채
거리 중천에서 방황하게 된다.
그래서 혼불도 흩어져 버린다.
하지만 제 목숨을 다 채우고 고종명하여, 제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가는 사람의 혼불은,
그처럼 미리 나가 들판 너머로 강 건너로 어디 더 먼 산 너머로 날아간다.
그렇게 날아서 다음에 태어날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하였다.
아니면 저승으로 너훌너훌 날아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196쪽부터는 상황에 따라 달리 입는 상복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다.
필요한 상황에 찾아 쓰면 좋을 듯하다.

198쪽 부모상에 오동나무와 대나무를 짚는 의미가 나오는데,
이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 사심 없이 자신을 모두 비워 내고
존재의 천연심으로 돌아가 우주 정기의 공간에서 부모와 자식이 아무 걸림 없이 서로
감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충정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을 상징한다고. 

다음은 찾아 본 단어들

울바자[명사]
1.울타리에 쓰는 바자.
2.[같은 말] 바자울(바자로 만든 울타리).

웅긋중긋[부사]
1.여러 군데 쑥쑥 불거지거나 툭툭 비어져 있는 모양.
2.모여 서 있는 사람들의 키가 들쑥날쑥한 모양. 

밍밍하다[형용사]
1.음식 따위가 제맛이 나지 않고 몹시 싱겁다.
2.술이나 담배의 맛이 독하지 않고 몹시 싱겁다.
3.마음이 몹시 허전하고 싱겁다. 

혼자말[명사] '혼잣말(말을 하는 상대가 없이 혼자서 하는 말)’의 북한어.

찰찰하다 (察察--)[형용사]
1.지나치게 꼼꼼하고 자세하다.
2.[북한어]맑고 깨끗하다.

전아하다1 (典雅--)[형용사] 법도에 맞고 아담하다.

툼벙툼벙[부사] 크고 묵직한 물건이 깊은 물에 자꾸 떨어져 잠기는 소리. 또는 그 모양.

몸뻬[명사] 여자들이 일할 때 입는 바지의 하나. 일본에서 들어온 옷으로 통이 넓고 발목을 묶게 되어 있다.
'왜 바지’, ‘일 바지’로 순화.

데불다[동사] [방언] ‘데리다(1. 아랫사람이나 동물 따위를 자기 몸 가까이 있게 하다)’의 방언(경상, 함경, 황해).

갊다[동사] [옛말]
1.감추다. 저장하다.
2.‘염습하다(殮襲―)(시신을 씻긴 뒤 수의를 갈아입히고 염포로 묶다)’의 옛말.

야차1 (夜叉)[명사]
1.<민속>[같은 말] 두억시니(모질고 사나운 귀신의 하나).
2.<불교>팔부의 하나. 사람을 괴롭히거나 해친다는 사나운 귀신이다.
3.<불교>[같은 말] 염마졸(염마청에서 염라대왕의 명을 받아 죄인을 벌하는 옥졸).

발견된 오탈자 

25쪽 끝줄: 되서야 -> 돼서야
28쪽 밑에서9줄: 제 정신 -> 제정신
108쪽 6줄: 다른데. -> 다른데,
119쪽 밑에서10줄과 127쪽 7줄, 152쪽 3줄, 182쪽 4줄, 200쪽 밑에서 6줄, 215쪽 밑에서 3줄, 256쪽 5줄, 257쪽 끝줄, 285쪽 6줄, 287쪽 4줄, 301쪽 10줄, 303쪽 밑에서 9줄 : 그리고는 -> 그러고는
226족 밑에서 8줄과 260쪽 밑에서 10줄: 또 다시 -> 또다시
236쪽 8줄: 연두빛 -> 연둣빛
245쪽 4줄: 소롯길 -> 소로(소로길로 써도 '로'와 '길'이 중복되는 단어다)
254쪽 5줄: 별 다른 -> 별다른
256쪽 밑에서 8줄과 279쪽 밑에서 10줄: 꼼꼼이 -> 꼼꼼히
260쪽 9줄: 그 동안에 -> 그동안에
278쪽 밑에서 6줄: 잘 났고 못 났고 -> 잘났고 못났고
288쪽 밑에서 4줄: 별 것 -> 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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