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한 닢의 힘 베틀북 철학 동화 11
조지 섀넌 지음, 김재영 옮김, 피터 시스 그림 / 베틀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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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죠?

대체 무슨 말을 얼마나 잘 했으면 그 큰 빚을 말로 갚을 수 있는 걸까요?

그건 듣기 좋은 입발림이나 권모술수가 아닌 깊이 있는 지혜로

위기를 극복해 낸다는 뜻일거예요.

또 세 치혀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말이 있어요.

신체적으로 죽이는 것만큼 정신적인 충격이나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 말이요,

또 말 한 마디로 살아가는 힘과 용기,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말이지요.

그만큼 말은 어마어마한 힘이 있답니다.

동전 한 닢의 힘에는 자신이 가진 지혜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고요.

또 이야기 뒤에 생각의 사다리가 있는데 어떤 지혜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총 열 네개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치 있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 드릴게요.

 

< 선 짧게 만들기 >

무국 제국 황제의 어릿광대이자 말상대, 또 놀림감이었던 비르발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영리하고 지혜로운 비르발을 좋아했지만

황제는 어떻게 비르발을 곯려 줄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악바르 황제가 바닥에 선을 하나 긋고는 비르발에게

절대 선을 눈곱만큼도 지우지 말고 그어 놓은 선을 짧게 만들라고 하였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마침내 황제가 비르발을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언뜻 생각해보면 어떻게 선을 지우지 않고 짧게 만들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였지요.

그렇지만 비르발은 곧 선을 조금도 지우지 않고 짧게 만들었어요.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요? 여러분은 아시겠어요?

맞아요. 비르발은 황제가 그어 놓은 선 옆에 더 긴 선을 그렸던 거예요.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재치 아니겠어요?

아마도 황제는 머리를 쥐어뜯지 않았을까 상상이 되며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렇게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책에 실린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공감을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나스루딘 뮐라라는 말썽쟁이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언제나 사람들에게 속임수를 쓰고 교묘한 거짓말을 늘어 놓아 피해를 주었지요.

그러다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한 번만 더 거짓말을 하면 교수형에 처한다는 거예요.

그 때 나스루딘은 한 마디 말로 생명을 부지하게 됩니다.

바로 "저는 곧 교수형을 당할 것입니다."라는 말이었죠.

교수형을 하면 참말을 한 것이고, 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니

재판관은 난색을 표하며 풀어줄 수 밖에 없었어요.

물론 재치있는 말로 곤경을 피해가긴 했지만 사람들에게 속임수와 거짓말로

피해를 주었으니 썩 공감이 가지 않더라고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좋은 머리를 사용하나 싶기도 하고요. 얄밉기도 했죠.

생명은 소중한 것이니 자신의 지혜로 어려움을 모면한 것에는 그렇구나~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썩 마음에 와닿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른 이야기들은 모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

 

요즘 아이들을 보면 말을 참 생각없이 막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말은 생각이 담긴 그릇이라고 여겼는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고요.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가 염려되기도 했답니다.

제 두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말을 이제 배워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가면서도 염려스럽기도 해요.

좋은말, 희망적인 말, 사람을 살리는 말, 행복이 가득한 말, 현명한 말.

그런 말을 배워가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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