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 피터에서 피터 2.0으로
피터 스콧-모건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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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을 진단받고 자신의 몸을 사이보그로 만들려고 했던, 로봇공학자의 실제!! 이야기

자신의 몸을 조금씩 개조하려한다는 점에서 한 편의 SF소설같았다. 멀쩡한 위,결장,방광에 선제적으로 관을 삽입했고, 침이 기도로 넘어가 질식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후두적출도 했다.

대부분의 루게릭병 환자들은 2년정도의 시한부 인생을 살며, 그동안 우울증을 앓거나 먼저 목숨을 끊는 등 힘든 여생을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살아있는 동안 조금이라도 인간답게, 잘 살고 싶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한다.

🔖통계적으로 나는 2년 후 죽는다. 다시 말해, 미래를 다시 쓰고 세상을 바꿀 시간이 2년 있다는 뜻이다. ...이건 인간의 정의를 다시 쓰는 일이다. 죽지 않을 궁리나 하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이제부터는 나 같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번영'을 누릴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P.105-106

후두적출 이후 사용할 AI목소리를 위해 미리 자신의 목소리를 합성,녹음하고 앞으로 굳어버릴 몸을 대신할 아바타도 제작했다.

" AI 사이보그 피터 2.0 "

뇌와 AI까지 연결한다는 청사진은 너무 먼 미래같았고 불가능해보였지만,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긍정적 마인드는 참으로 대단했다.

그 이면에는 위대한사랑이 있었다.

성소수자로 세상의 편견과 싸우며 죽는 날까지 사랑했던 프랜시스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런 도전들이 불가했을 것이다.

이 책은 루게릭병에 지지 않으려 했던 로봇공학자의 도전 이야기이자, 진정한 러브스토리 그 자체였다.

결국 그는 위대한 도전을 끝까지 완성하지 못 했지만 그의 발상과 시도는 많은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한편으로는 성소수자들에게도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영국의 기득권층에서 자랐지만 기꺼이 편히 살아갈 날들을 버리고 가슴이 뛰는 대로 살았던, 멋진 인생을 살았던 피터의 감동 실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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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소피의 세계 1 - 소크라테스에서 갈릴레오까지의 철학 만화로 보는 소피의 세계 1
뱅상 자뷔스 지음, 니코비 그림, 양영란 옮김, 요슈타인 가아더 원작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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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흐름이 정말 탄탄하고 조밀하게 잘 짜여진 책이었다.

전 세계 5천만 부가 팔리고 67개 언어로 번역되었다는 이 책의 원작. 만화로 재탄생한 이 책을 읽어보니 그 명성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철학에 대해서는 늘 관심은 있지만 어려운 느낌이 있다. 만화로 표현된 철학은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던 책이었는데 역시나 마냥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산재해 있던 철학자들의 이름이나 명언들이 역사의 순서에 따라 잘 표현되어 있어서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었고 상세한 설명보다도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때문에 철학 입문자들에게 읽기 좋았다.

뿐만 아니라 철학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도 같이 나와서 철학만화임과 동시에 역사만화이기도 했다. 공부할 거리가 참 많았다.

원작은 91년에 나왔지만, 만화로 보는 소피의 세계는 지금의 시대적 분위기를 잘 담고 있어 더 좋았다.

주인공인 소피가 기후위기와 환경보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점, 아리스토텔레스가 위대한 철학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여성은 남성보다 못한 존재로 생각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점을 표현했다.

그리고 여러 철학자들이 생각한 ' 인간은 우월한 존재'라는 관점이 불러온 환경파괴 등의 부작용도 이야기함으로서 내용이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면서 밸런스를 맞추려하고 있는 듯 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나 철학자들의 명언과 가르침들이었다.

🔖모든 것이 일시적임을 절대 잊지 말기를. 행복하다고 해서 너무 기뻐하지 말 것이며, 비탄 속에서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_소크라테스

🔖그대의 의지가 견딜 만하다고, 받아들일 만하다고 여기는 것이라면,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그대에게 이익이 되거나 그대의 의무라고 여기기로 결정한다면, 그대는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견딜 수 있다.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자연의 법칙을 받아들이고, 우리의 육신과 화해하라고 가르치는 스토아철학 , 적은 것으로 만족하며 자기만의 정원을 가꾸고 우정을 나누는 것이 행복의 본질이라는 에피쿠로스철학 등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 좋았다.

교육적으로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서양만큼 한국에서는 철학을 대중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서 아쉽지만 끊임없이 사고하고 질문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은 분야임은 확실하다.

아직 1권밖에 안 나왔는데 2권도 기대가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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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겨울나기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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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대가족의 겨울을 사는 그림책

그림이 정말 따뜻하고 서정적이었다.
생쥐 가족의 집은 촛불을 켜놓은 노랗고 은근한 색채로 그려져있는데 그 덕분일까 더 마음이 훈훈해지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쓱싹쓱싹 썰매를 만들고, 사각사각 가위로 고깔모자를 만들고, 따뜻한 주전자가 보글보글.

다른 한쪽에서는 찐빵을 만든다. 막내 열찌가 찐빵을 옮기고 대가족이 함께 나눠먹는데, 아주 어린 시절 큰 할머니댁에 육촌,팔촌까지 모두 모여 송편이나 전을 먹던 때가 생각이 났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왁자지껄하고 따뜻한 분위기.

찐빵을 다 먹고 썰매를 타는 모습도 어린 시절 포대에 앉아 동네 언덕을 달리며 소리지르다가 이웃주민이 화냈던 어린 시절의 겨울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은 느낄 수 없는 그 옛날의 정들이 느껴졌다.

아기에게 읽어주려 신청한 책인데, 결국은 엄마가 참 좋았던 책.

참 훈훈했고 따뜻함이 전해지는 그림도 너무 좋았다. 글이 길지 않은데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참 좋다.
그저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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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외로워서 그래 - 도시인의 만물외로움설 에세이
오마르 지음 / 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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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난 문장들 속에서 외로움과 따뜻한 마음과 솔직한 찌질함들이 느껴졌던 에세이. 뭐랄까,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아니면 내용이 공감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는 사이처럼 저자가 친숙하게 다가왔다.

밤마다 외로워서 써내려갔다는 그의 글에는 내 얘기같은 내용들이 많았다

첫장부터 그는 혼자 있을 때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며 스마트폰을 보며 몰라도 좋을정보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의 소식들로 머릿속을 끊임없이 채운다고 얘기했다.

생각해보면 매일 진짜 폰을 손 닿을 거리에 두지않으면 불안한 내 마음과 얼마나 비슷한지. 손과 눈은 언제나 움직이며 어딘가에 가닿아 있지만, 이따금씩 느껴지는 마음 한 켠의 쓸쓸함이나 공허, 외로움같은 것들은 지우거나 가릴 수가 없는 것 같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1화에서 기안84가 넓은 숙소 바닥에 혼자 앉아 격한 숫자와 함께 외롭다고 말했던 순간, 빵 터짐과 동시에 뭔지 알 것 같은 그 기분이란.

그리고 이 에세이에는 외로움과 감성이 포텐터지는 밤에 써 내려간 덕에 촉촉함과 섬세함이 느껴졌다.
때로는 시크하거나 쿨하게. 때로는 재미난 에피소드로 적절한 유머 한 스푼까지.

심야식당의 한 켠에서 술 한잔과 함께 관찰자가 되어 수많은 외로움들을 지켜보고 있을 그의 밤이 조금 궁금해졌고, 한 편으로는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은 다행인 것 같은 느낌.

삶에 임하는 여러 지혜로운 노하우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별 수 있나 정신' 은 참으로 중요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의 잡다한 요소들을 별수 있나 내버려두고 할 일이나 제대로 하는 것. 삶의 보푸라기들을 여기저기 붙이고도 그저 무심하게 지금에 집중하는 것._p.60

1월 1일이 되면 서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전부 동시에 한 살씩 먹는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이상하게 정겹다. 그와 비슷하게 다들 외롭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그러면 마음이 좀 괜찮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의 마음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_작가의 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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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유령 잡는 화학자 - 귀신부터 저승사자까지, 초자연현상을 물리치는 괴심 파괴 화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김영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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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부터 저승사자까지, 초자연현상을 물리치는 괴심 파괴 화학 이야기'

무심코 TV 채널을 돌리다가 심야괴담회 를 본 적이 있다.

지금도 출연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자 곽재식님이 한껏 귀신이야기로 고조된 촬영 현장에 찬물을 끼얹는 과학이야기로 출연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막연하게 귀신은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 끼워맞추기 아닌가 싶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나름 일리가 있었다.

검은 한복과 갓을 쓴 저승사자 썰은 전설의 고향에서 연출한 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고착화되었다고 한다. 아주 오래 전의 문서 속 저승사자의 모습은 검은 한복이 아니라 오히려 울긋불긋한 관복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왜 여성 저승사자는 없을까? 오히려 저승은 이승의 기준을 초월하는 세계가 아닌가? 결국은 내 머릿속 고정 관념, 기억 속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말도 공감이 갔던 부분이다.

가위눌림 현상에 대해서도 귀신때문이 아니라 입면환각 이라는 의학적 용어로 설명했는데, 설득력이 매우 있었다. 특히 가위눌림은 렘수면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 때는 뇌가 몸을 뜻대로 움직이는 능력이 차단된다고 한다. 무조건 귀신이나 혼령으로만 볼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았다.(물론 나는 한번도 귀신을 보거나 가위에 눌린 적이 없기 때문에 저자의 말을 더 믿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또 공감했던 부분은 많은 이들이 신년운세를 보거나 힘들때 점집을 찾아가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포러효과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포러라는 심리학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했는데 일부러 전원에게 대충 잘 맞을 만한 아무말이나 써서 돌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검사결과가 맞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포러효과란 모두에게 평균적으로 대충 맞아떨어질만한 말을 자신에게 특별히 잘 들어맞는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점집에 가면 누구에게나 맞을만한 두루뭉술한 이야기를 하는데, 마음이 답답해 찾아간 사람들의 입장에선 자기에게 딱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법 한 것이다.

물귀신에 대한 이야기도 상세히 풀어놓는데, 측정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물살이 세거나 갑자기 바닥이 꺼지는 땅의 특성을 모른채 귀신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간다고 생각했던 것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물 근처에서는 모기를 통해 말라리아에 감염될 수 있는데 말라리아가 중증일 경우 이상한 증상을 겪게되어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하며 다양한 가설을 제시했다.(아직도 한국에서 말라리아 감염이 있다고 한다.)
물귀신과 말라리아를 연관지어 이야기하다니..ㅋㅋ 신선한 발상이다.

어쨌든 결국은 귀신을 없애기 위해 하는 주술보다도 사람을 진정으로 이롭게 하는 것은 기술발전과 연구의 힘이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 소금을 뿌리고 팥을 뿌리면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는 뽑을 수 없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악귀를 달래려고 사용했던 별의별 기도방법과 주술들과는 아무 상관없이 바이러스 연구와 백신의 힘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P.258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있듯, 불가사의한 일들도 결국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밝혀지고 있다. 좀 더 넓게 보고 계속 지식을 넓혀나간다면 우리를 괴롭히는 막연한 일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점집에 가서 나쁜소리 듣고와서 속상해했던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물론 저자의 모든 가설들이 다 와닿진 않았다. 악귀들린 인형이 열팽창의 원리로 움직인다는 건 너무 끼워맞추기 아닌가요..ㅋㅋ

전반적으로는 초자연현상을 화학으로 분석하는 이야기들은 나름 일리있으면서도 신선하고 재밌었다.

진짜 귀신을 믿거나 귀신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로 철저히 괴심을 파괴하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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