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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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시로 숨 쉬어 본 적은 없지만

- 다시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김기택다산책방

 

부끄럽지만 내게 시집은 공포의 대상이다시라는 것이 하나씩 다가올 때는 괜찮지만 시집이라는 덩어리로 오면 솔직히 말해 무섭다시집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내가 생각하는 책과 시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흔들기 때문이다책을 읽기 시작하면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어야 하는 내게 시집은 앞에서부터 읽기 보다는 마음 가는 순서대로 읽으라고 재촉한다소설 하나시 하나가 작품으로서 하나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면 시집은 정말 무거운 책이다그래서 회피하곤 했다게다가 현대 나온 한국 시들을 보면 하나같이 어렵다극단적이라고 할까대중성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시와 정말 무슨 말 하는지 시인만 알 것 같은 작품들이 라는 단어 하나 속에 묶여진다어렵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더 조심스러웠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라는 제목의 책을 접했다솔직히 말하면 제목에서부터 읽고 싶지 않았다나는 한 번도 시로 호흡을 해 본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야하는 거부 감정부터 올라왔다하지만 차근차근 읽기로 마음을 먹고 책을 펼쳤다여름가을겨울 계절을 주제로 하여 김기택 시인이 추천하는 시와 자기의 생각을 함께 풀어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나처럼 시집에(더 정확히 표현하면 현대시에공포감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시집이 한 시인의 생각을 응축해서 쏟아낸 것이라면 이 책은 다양한 시인들의 여러 작품이 나온다무슨 내용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시는 저자의 설명을 통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진다시가 마음을 울린다면 저자의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여름가을겨울 계절로 나눠 각 계절에 읽으면 좋은 시로 구성되어 있다처음부터 읽다가도 가을 냄새가 물씬 나는 요즘을 생각하며 가을에 읽으면 좋을 시로 순서를 뒤죽박죽 섞어서 읽었다정서를 함축해서 표현한 시 사이에 진솔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확실히 부담이 덜했다시원한 바람 선선히 부는 요즘하늘 가리는 건물전선사람 없는 공원에 혼자 가서 읽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책을 볼 때마다 책 제목이 순순한 아이의 눈망울처럼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읽는 내내 나는 정말 시로 숨을 쉬어본 적이 없는 것일까라는 물음이 올라왔다내가 시를 처음 접한 때는 아마 학교 수업시간이었을 것이다그 때는 입시에 대한 개념도성적에 대한 압박도 없어서 적어도 시를 문제로 접하지는 않았다이후 시 하나에 울컥 눈물을 쏟은 적도 있고마음 설레서 혼자서 필사하며 가지고 다녔다지옥이란 수식어와 함께 다니는 입시가 끝 후에도 나는 수업시간에 만난 시들만큼은 잊지 못했고그 때의 시인들의 작품은 시집으로 있다게다가 이 시집들은 무섭지 않다왜 그런지 이유는 더 생각해봐야겠지만나는 나도 모르게 시와 호흡했다고 생각을 바꾸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시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증가했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SNS의 영향으로 짧은 글에 익숙한 세대가 다시 시를 찾는다는 생각에서부터 세상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내면으로의 회피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유도 들은 적이 있다적어도 나는 이 두 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SNS의 짧은 글과 시는 다르다그리고 시더 나아가 시집은 때로는 그 길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종횡무진 하는 책이다두 번째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내면으로의 회피 또한 나는 잘 모르겠다경제가 항상 불황인 것처럼 세상은 항상 혼란스러웠다그저 나는 처음에 나를 불편하게 만든 이 책의 제목에서 답을 찾고 싶다사람들은 이제 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거라고그동안 어떻게든 참고 참았지만 시로 호흡하고 싶다는 마음이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맺히듯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 하고 싶다.

 

어제 새벽비가 왔다이미 날은 가을을 넘어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밖은 비록 춥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줄 책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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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래는 늘 남에게만 보이는가 - 비즈니스 리더 11인에게 배우는 논리를 넘어서는 직관의 힘
다카노 켄이치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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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래는 늘 남에게만 보이는가]끌려가지 않고 이끌기 위해

- 왜 미래는 늘 남에게만 보이는가다카노 켄이치샘터

 

집에서 학교 그리고 사회로 나아갈수록 세상에는 소위 잘난 사람들이 많다외모학력재력 비롯하여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하지만 여러 요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남다른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다외모학력재력은 외적인 요인이다그리고 이러한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서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보다는 낫다고 여겨도 전 세계를 기준으로 보면 나는 해안가에 있는 모래알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통찰력은 내면에 존재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이 엿볼 수도 훔쳐갈 수 도 없다개인적인 삶과 경험이 응축돼 나타난 것으로 과정은 오직 나만의 것이다이번에 읽은 책은 부러워 마지 않는 남다른 통찰력직관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구글애플아마존 등을 필두로 한 초국가 거대기업을 이끈 사람들의 생각과 내면을 엿볼 수 있다우리가 단순히 세월 흐르는 대로 따라가기 보다는 좀 더 시대를 주도적으로 휘어잡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생각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정보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대는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과거가 아닌 미래기존의 상식의 틀을 넘는 자세가 요구된다전제라고 생각하는 것도 언제 변할지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이러한 사회에서는 기존의 가치관만 고수하며 살 수 없다남들과 다른 것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영역을 활성화 시켜야한다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찰과 다양한 경험이 바탕을 이뤄야한다기존의 틀을 초월하는 직관의 영역을 자극해야 남다른 통찰력을 지닐 수 있다무언가를 할 때는 관찰을 바탕으로 한 가설수립과 검증이 필요하다오늘날 우리가 앞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을 11인의 비즈니스 리더의 일화삼성과 애플펩시와 코카콜라 등 일류 기업의 마케팅 사례 등을 활용하여 설명한다.

 

이 책은 목적이 분명하다비즈니스 리더 11인의 자세와 가치를 트레이닝하는 것이다앞에서 언급된 내용이 뒤에서 다루는 내용과 연결을 지어가며 반복 설명한다처음에는 낯선 단어나 내용도 지속적인 설명에 이해도 쉽고 기억에도 또렷이 남는다이와 비슷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다 읽고 나서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에 비해 확실히 실천할 것이 무엇인지 떠오른다도표와 그래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연습문제 형식으로 독자에게 펜을 잡고 생각하길 제시한다조용한 방에서 혼자 읽지만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기업에서 여는 세미나 같다.

 

천재적인 사람이라면 으레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부족할 것 없이 누리며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이 책에 나온 비즈니스 리더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고 입양자양자가 된 이도 있었다안정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생각 속에서 남다른 통찰력을 얻은 이도 있었다우리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배웠다누군가의 위에서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리는 권한을 얻으려면 20년 후의 일이 아닐까 싶다하지만 오늘부터 조금씩 남다른 직관과 통찰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면 미래에는 나도 이 책에 나온 비즈니스 리더처럼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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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이 하나라는 깨달음 아우름 12
김경집 지음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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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지금 곁에 있는 정의를 만나다

- 정의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김경집샘터

 

몇 년 전정의열풍이 분 적이 있다하버드 대학교수가 쓴 정의와 관련된 책은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책의 내용은 쉽지 않았다어렵게 책을 읽으며 정의와 관련된 철학과 미국의 사례들을 접목한 점이 신기했다실제 발생한 사건을 이론철학과 연관 시켜 보다 심도 깊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관점이 조성된 사회가 부러웠다언젠가 우리나라의 사례와 사회 현상을 정의라는 시각을 통해 보는 책이 나왔으면 하고 어렴풋이 바라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우리나라의 사례를 바탕으로 정의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청소년이 대상 독자인 듯 읽는 도중에 청소년 여러분이라는 말이 나온다처음에는 청소년 대상의 책을 읽는 건가하고 의아했다하지만 정의를 다루는 것이 사실상 너무 어렵기 때문에 청소년을 화자로 상정하여 자세히 설명하는 책의 내용에서 더 많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대한민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풀어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인상을 받았다서두에 학교라는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풀어내면서 차츰 정의라는 화제로 전환한다왕따문제학교폭력 등 학창 시절 한번쯤은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그 사건을 바탕으로 정의에 대한 물음을 시작한다그리고 정의와 관련된 동서양의 철학을 소개한다공자플라톤,공리주의루소 등 지면의 한계 속에서 압축적으로청소년 화자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에 처음 접한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의는 증명하는 것만큼이나 이해하기도 어렵다따라서 정의를 소개하는 책은 선뜻 들기에는 망설이기 쉽다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 화자를 대상으로말을 거는 듯 한 문체를 쓰기 때문에 다른 책에 비해서는 쉽다한국의 사회와 정치 등을 언급하면서 설명하는 부분 역시 저 멀리 타국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에 좀 더 눈을 돌리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하지만 정의에 대한 저자의 입장과 견해가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자신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후대에 정의로운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이 깨어있어야 한다그런데 그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데 각자의 입장과 처지마다 다 다른 생각과 의견을 표현한다그러나 겉으로는 다 다를지라도 기저 속에는 변하지 않고 관통하는 하나의 가치가 있다이 책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우리 사회가 정의를 추구할 때 나 자신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해 한 걸음 나아가도록오늘도 산소처럼 존재하는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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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 히사이시 조가 말하는 창조성의 비밀 아우름 11
히사이시 조 (Joe Hisaishi) 지음, 이선희 옮김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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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감동을 주는 음악, 그리고 감동을 선사하는 책

-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히사이시 조, 샘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브랜드다. 작품을 보면 볼수록 신뢰감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처음 봤을 때, 말로 이루다 표현 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그 중에서도 온천장에서 신들의 모습을 표현할 때 웅장하고 쿵쾅거리는 음악은 다시 볼 때 마다 벅참 그 자체였다.

 

기분이 우울해서 음악을 찾다가 기쿠지로의 여름이라는 영화 음악을 들은 적이 있다. 피아노 소리가 중심이 되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가 고조되는 부분에서 기분이 전환됐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음악과 기쿠지로의 여름의 영화 음악이 같은 작곡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히사이시 조. 그렇게 나는 히사이시 조의 열성 팬이 됐다.

 

악보 까막눈에 다룰 수 없는 악기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들으면 바이올린을 배워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일렁였다. 이미 영화를 통해 들어본 음악이라면 그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다. 때로는 가사를 상상하며 듣기도 했다.

 

이번에 히사이시 조의 책을 읽게 됐다. 책의 저자가 히사이시 조라는 것을 발견한 순간 그의 음반을 구매했을 때처럼 기대됐고 신이 났다. 설령 음악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더라도 어떻게든 읽어보리라는 다짐을 하고 목차를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히사이시 조의 생각과 가치관,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음악에 대해서 하나도 알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히사이시 조 작품의 기저에 깔린 그의 자세를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음악을 만드는 창조성을 품은 직업에 대한 생각, 현재의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면서도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고자 하는 도전 정신 등은 정말 인상 깊었다.

 

히사이시 조가 생각하는 일류는 자신의 컨디션이나 환경에 영향 받지 않고 항상 동일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는 인생을 관통하는 조언이다. 음악관련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최고를 지향하는 누구나 그의 생각에 동의해 마지않을 것이다. 창조성이 직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때 그 직관을 구성하는 것은 그동안의 수없이 많은 경험과 논리성이라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그동안 창조는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던 내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다. 규칙적으로 하루 일과를 정하고 하루 업무 할당량을 정한다.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에 연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갖고 임한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곡가 역시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느긋하게 앉아서 갑자기 창작의 혼을 불태우는 것이 아닌, 하루하루를 꾹꾹 밟고 나아가는 한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영화음악을 할 때는 감독이 요구하는 바에 부응하지만 절대로 휘둘리지는 않는다. 그 역시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바를 응축해서 음악에 쏟아붓는다. 사람에 대한 샌드위치인상 은 공감하며 읽었다. 나 역시 히사이조의 생각처럼 사람은 곤경에 빠졌을 때 그 진면모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보면 현대 일본사람들에게 따끔한 말을 하기도 한다. 오늘, 한국에 사는 나 역시 현대 일본의 젊은이들과 닮아 있는지 때로는 정신이 번쩍 뜨이기도 했다. 배워야할 점과 본받아야할 점 그리고 공감하는 점 등이 책 한 권에 두루두루 퍼져있다.

 

히사이시 조는 일본을 넘어 우리나라와 중국과도 많은 작업을 했다. 웰컴투동막골, 태왕사신기 등 작품이야기, 그리고 국민성에 대해 그가 느낀 바를 서술하는 점은 타인이 본 나를 본 기분이자 내가 사회에서 처음 느꼈던 생각을 서술한 것 같았다. 동아시아 국가와 그 국민들의 모습을 보며 이 역시 내가 본받고 싶은 점은 취해서 적용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읽었다.

 

매일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히사이시 조,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의 음악을 들으며 감동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히사이시 조의 작품은 끊임없는 열정과 치열함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늘도 감동을 주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의 그 바탕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그의 팬이라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그의 음악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히사이시 조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감동을 선사하는 책이다. 가을에 성큼 다가가는 요즘, 새로운 감동을 이 책을 통해 만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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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 작지만 강한 출판사 미시마샤의 5년간의 성장기
미시마 쿠니히로 지음, 윤희연 옮김 / 갈라파고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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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마음 한편에 놓을 주머니 하나를 얻다

-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미시마 쿠니히로, 갈라파고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호감여부를 떠나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일상담, 일상툰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만 상기해도 이런 사실은 쉽게 납득이 간다. 거기에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이야기라면 배고플 때 밥이 생각나는 것처럼 손이 가는 것도 당연지사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의 한 출판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인 출판사에서 시작해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 자신 만의 길을 걸어가는 미시마샤의 시작과 오늘날까지의 일화를 담고 있다.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주택 사옥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등에서 각각 국내 몇 개의 출판사들이 생각났다.

 

책 속에는 규모는 작지만 추구하는 가치와 꿈은 절대 작지 않은 출판사가 있었다. 한 권의 책에 혼을 불어넣는다는 자세, 독자에게 파는 것이 아닌 기쁨을 전달하려는 마음가짐은 해당출판사가 실제 얼마나 잘나가는지와 별개로 큰 울림을 주었다. 일본은 장인정신이 투철한 나라라고 했던가, 초밥 장인이 생각나면서 이 책의 저자역시 출판 장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시마샤의 직원들, 대표 자신의 일화를 그리며 귀여운 일러스트, 블로그에 게시했을 법한 글을 실제로 옮겨 와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소리 내어 웃을 정도의 내용부터 사회문제에 관한 고찰까지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말할 때 으레 나오는 가르치려는 어투, 고자세가 없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사장님이 쓴 글이라서 현재 출판사를 진로로 선택한 이들, 사원급에서 이 책 내용만 보고 무작정 벤치마킹하는 것은 자제해야한다. 입사하자마자 경험 보다는 감각’, ‘계획과 무계획 사이라고 외치며 야생의 삶을 강조하면 단박에 사내에서 어떤 꼬리표를 하나 붙여줄 것이다.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회사에 변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그런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별칭을. 하지만 그 기저에 깔려있는 가치와 회의할 때 전제하는 사항들은 개인적으로 배워놓으면 실무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일화도 모두 좋았지만 계획과 무계획 사이라는 말이 가장 뇌리에 꽂혔다.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효율성이나 계획성을 우선해선 자랄 것도 안자란다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도 계획과 무계획의 선 사이에서 자유를 구가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나의 일상을 돌아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후로 매일 아침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월간, 연간 계획도 세운다. 한 때 계획을 위한 계획은 소용없다, 과거를 청산한다는 미명하에 처분해버렸지만 결국 다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내게 계획과 무계획의 사이’, 한국어판 서문에 있는 말에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알려주었다. 학교를 다닐 때 매일 계획 속에 파묻혀 살면서도 유일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는 시기가 있다. 시험기간의 플래너는 항상 백지였다.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일과를 보내면서도 방종에 빠지지 않았다.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목표 단 하나만을 갖고 보내는 그 시기는 항상 몰입과 즐거웠다. (사실 수업이 빨리 끝나서 그런 건 아니었을까?) 시험기간이 내게는 계획과 무계획의 사이를 느끼게 해주는 시기였을 것이다. 미시마샤도 계획과 무계획의 사이에서 자유를 누리면서도 단 하나 책을 만드는 의지는 확고하다. 책에 대한 목표의식이 변함없기 때문에 계획과 무계획의 사이에서 매몰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자기 자리를 지켜온 것이다.

 

미시마샤의 이야기는 출판의 꿈을 품고 나아가는 이들에게 가슴 속에 작은 희망을 선사한다. 출판업이 불황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뛰어드는 판국에 쉽게 드는, 부정적인 생각을 깨끗하게 지워준다. 향후 출판업에 한 사람으로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자세를 담고 있다. 단순히 책이 좋아서 출판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단순히 일화를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언자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답습하기 보다는 미시마샤가 지향하는 바를 하나의 주머니에 담아 마음 한편에 놓아두고 싶었다. 향후 출판사를 다니며 업무에 지칠 때, 회의감이 들 때 이 주머니를 열어보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나오기 전, 출판사 sns에서 해당 책은 표지 설문조사를 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 역시 해당 글에 투표를 했다.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던진 시안이 아닌 다른 표지가 책을 장식하고 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땐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 선택한 디자인 보다는 현재의 표지가 훨씬 예쁘고 책 내용을 잘 담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이 책의 원서를 어디서 출간했는지 정말 궁금했다. 출판사 사장이 자기 출판사에서 낸 것 인가 했지만 미시마샤에서 낸 책은 아니었다. 표지부터 원서까지 많은 궁금증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현재 나는 출판사를 다니고 싶어 그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다. 현재 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면 그래도 출판이 낫다라는 식의 답을 준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잘 다니고 있던 직장을 정리하고 출판을 배우고자하는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확신한다. 하루 빨리 문턱을 넘고 문을 열 그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출판에 관심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이 책을 건네고 싶다. 평범한 일상에 톡톡 튀는 즐거움을 가미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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