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and Found (Paperback) - 느리게 100권 읽기_2021년 3학기 대상도서 느리게100권읽기_2021년 3학기
올리버 제퍼스 지음 / HarperCollins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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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제퍼스 Oliver Jeffers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기분은 어때 보이나요? 걱정스러운 표정,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얼굴, 망설이는 듯한 표정, 쓸쓸하거나 외로워보이는 느낌? 뭔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나요? 정말로 필요한 게 뭘까요?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관계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알아차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요. 동시에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공감해 주거나 도움을 준다면 그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고, 이해받고 있다는 기분은 자꾸만 파고들고 싶을만큼 포근합니다.

‘내 마음을 이해 하지 못해.’

‘왜 내 마음을 몰라주지?’

‘아무리 설명하고 이야기해도 이해하지 못할꺼야.’ 

이러한 생각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누구나 해봤을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섭섭함, 답답함,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알아차리고 헤아려 줄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만 생각하다보니, 정말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림책 작가 올리버 제퍼스(Oliver Jeffers)는 삶을 살아가는데 단순하지만 잊기 쉬운 요소들을 끌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스토리로 그 중요성을 전달합니다. 어쩌면 그림책에 끌리는 이유도 짧은 책 한 권이 품고 있는 단순한 진리에 대한 공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Lost and Found>는 올리버 제퍼스의 두 번째 그림책으로 그는 이 책에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어느 날 펭귄이 소년의 집에 찾아옵니다. 갑자기 나타난 이 펭귄 어쩐지 쓸쓸하고 슬퍼보이네요. 소년은 펭귄이 길을 잃어 버려서일꺼라 생각하고 사방으로 펭귄이 온 곳을 찾아보지만 실망스러운 결과 뿐입니다. 소년은 펭귄이 남극에서 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펭귄을 데려다주기 위해 펭귄과 함께 항해를 시작합니다. 열심히 노를 젓어 남극으로 향하는 여러 날 동안 소년은 펭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또 큰 파도와 험한 날씨를 만나기도 합니다. 모든 모험을 마치고 펭귄을 무사히 남극에 데려다 줘서 기쁜 소년과 달리 펭귄은 여전히 슬펴보입니다. 펭귄과 헤어지며 돌아보니… 이런 어떻게 된 일 일까요? 펭귄의 표정은 더 슬퍼보입니다. 홀로 남은 소년이 이리저리 곰곰히 생각해보다 아차! 펭귄은 길을 잃은게 아니라 그냥 외로웠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소년은 다시 남극으로 돌아가지만, 펭귄은 이미 사라져버렸습니다. 소년과 펭귄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펭귄의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차린건 아닐까요? 그림 속에서 머리를 부여 잡고 이리 저리 두리번거리고, 펭귄을 불러보는 소년의 안타까움과 불안함이 느껴집니다. 







수채화로 표현한 올리버 제퍼스의 그림은 그가 그려낸 이야기 만큼이나 사랑스럽습니다. 올리버 제퍼스의 다른 그림책 역시 그가 가진 그림의 흡입력은 무척이나 강렬합니다. 캐릭터들의 표정을 그려낸 표현들을 살펴보는 것은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 만큼이나 즐겁습니다. 단순한 텍스트 안에 표현되지 못한 인물들이 상황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그려낸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가 마음에 쏙 들어옵니다.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미묘한 감정들 말이죠. 어렸을 적 이불 속에서 <꼬마 니콜라>시리즈를 보며 언니와 깔깔거리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책의 그림을 보고 하나하나 읽어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글은 읽지 않고 그림만 열심히 본 다음,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상페가 특유의 그림체로 인물들의 표정들을 생생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그 그림들은 이야기에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올리버 제퍼스의 그림 역시 글을 읽지 않아도 그가 그려낸 그림만으로 펭귄과 소년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화면을 만들어 나가고 자신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세계를 가슴 가득이 채우는 힘이 있으니까요.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애정과 관심 때때로 겪는 시행착오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대를 알기 위한 관심과 헤아리는 마음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겠지요. 이 그림책에서 소년이 보여주는 펭귄에 대한 애정과 노력은 그림책을 보는 내내 미소짓게 합니다. 비록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소년과 펭귄은 친구가 되는 첫 발걸음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을 알아가는 것, 이해한다는 것은 함께하는 그 시간에 마음을 쓴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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