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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 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원진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1월
평점 :
😍😍<단단한 맘과 구름님의 서평모집>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복잡한 도시 생활에 지친 모든 분들의 로망을 현실적으로 끄집어내는 책이에요.
15년 넘게 방송국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서울촌놈’ 작가 부부가 충남 당진으로 이주해 겪는 생생한 5도 2촌(닷새는 도시, 이틀은 촌)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인데요.
시골살이의 아름다움만 꿈꾸던 저에게는 마치 차가운 물 한 잔 같았던 솔직하고 유쾌한 책이었죠.
혹시 ‘시골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평화로운 텃밭, 한가로운 오후, 고요한 자연소리.
하지만 원진주 님의 시골 생활은 달콤함보다는 쫄깃함으로 시작해요.
폭망한 첫 농사
유튜브에서 본 대로 따라 심었건만, 태풍 한 번에 싹 다 뽑아야 했던 눈물의 농사 실패기.
텃밭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현실 조언이 될 거예요.
도시 워라밸의 딜레마
주중에는 서울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시골집을 지켜야 하는 두 집 살림의 고단함.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도시와 시골 생활의 속도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리얼하게 다가와요.
정(情)과 소문 사이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면서도 따뜻한 인정을 베풀어주는 시골 이웃들.
공동체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해프닝과 소문에 대한 저자의 담백한 시선이 매우 인상적이죠.
이 책은 시골살이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유쾌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풀어내며,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저자의 고군분투에 박수를 치게 만들어요.
결국 부부가 시골로 간 이유는 멈춤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도시에서 숙제하듯 버티며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 흙을 밟고 하늘을 보며 진짜 나를 회복하는 과정을 책은 섬세하게 포착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었어요.
모든 것을 통제하려 했던 도시의 습관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도록 놓아주는 법을 배우면서 비로소 마음이 단단해지는 작가님의 성장을 엿볼수 있죠.
‘자연은 기다림을 가르쳐주었고, 욕심을 버리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다시 살아 숨 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시골집은 저자에게 쉼표를 넘어, 인생의 속도와 방향을 재설정하게 해준 중요한 공간이 되었어요.
길고양이를 입양하며 집사가 되는 소소한 일상 속 행복 찾기는 우리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요.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는 무작정 떠나라고 부추기지 않아요.
다만, 지금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을 마련해줘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떠나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속의 나만의 시골집 하나를 짓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