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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아, 우울해? - 침몰하는 애인을 태우고 우울의 바다를 건너는 하드캐리 일상툰
향용이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비전비엔피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상봉아, 우울해?>
이 책은 제목부터 제 마음을 흔들었어요.
‘상봉아, 우울해?’ 이 단순한 물음의 책 속 주인공 향용이 중증 우울증에 빠진 연인 상봉에게 건네는 가장 솔직하고 따뜻한 인사에요.
<상봉아, 우울해?>는 어느 날 갑자기 싱크홀처럼 찾아온 남자친구의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게 된 향용 님의 리얼리티 그림 에세이에요.
세상 든든했던 애인이 세상과 단절한 채 게임과 잠에 빠져들 때, 저자는 이 특별하고도 이상한 집콕 연애를 시작하게 되죠.
우리는 흔히 우울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해요.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우울을 ‘함께 살아가야 할 또 다른 세계의 질서’로 바라본다는 점이에요.
‘사랑이란 결국, 상대의 세계를 통째로 받아들이는 일!’
저자는 상봉의 우울 앞에서 좌절 대신 다정한 방관자가 되기로 결심해요.
억지로 그를 끌어내려고 애쓰거나, ‘왜 우울한지’를 따져 묻지 않죠.
그저 곁에 묵묵히, 든든하게 머무르는 것.
이 ‘머무름의 힘’이 가장 큰 위로로 다가와요.
상봉이 잃어버린 것 같다는 지난 5년의 시간 속에서도 저자는 ‘허무하게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시간에도 이렇게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고 속삭이죠.
이 진솔한 기록을 통해 삶의 고통 속에서도 가치를 발견하는 법을 배우게 돼요.
주제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놀라울 만큼 유쾌해요.
오랜 연애의 내공이 느껴지는 두 사람의 엉뚱 발랄한 코믹 대화와 덤덤하게 그려낸 일상툰 덕분이죠.
덕분에 숨 막히는 감정 속에서도 따뜻한 웃음을 발견하며, 우울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더라고요.
우울증 환자를 곁에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곁에서 지켜보는 너도 힘들겠다’는 말.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울과 사랑이 공존할 수 있다는 잔잔한 확신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뿐 아니라, 그 곁을 지키는 연인, 가족, 친구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헌사 같아요.
만약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예기치 못한 싱크홀에 빠졌다면, 그들을 힘껏 끌어올리려 하기보다 이 책의 향용처럼 그저 곁에서 ‘괜찮아, 오늘은 그냥 이렇게 살아도 돼!’라고 말해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될 거예요.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힘을 주는, 따뜻하고 끈끈한 사랑의 기록을 만나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