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서점
여원 지음 / 담다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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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저승서점>

 

죽음 이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 문장은 여원 님의 <저승서점>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 같아요.

 

삶을 스스로 마감한 숙희는 저승에서 눈을 뜨게 돼요.

그곳에서 그녀를 맞이한 염라대왕은 숙희에게 저승서점을 맡기며 망자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무화수에 꽃을 피우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제안을 하죠.

 

그날부터 숙희는 죽은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후회와 미련, 그리고 사랑을 책으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서점에는 매일 다양한 영혼들이 찾아오죠.

딸에게 미안했던 아버지, 떠나지 못한 연인, 그리고 마지막에는 숙회가 생전에 마음속 깊이 품었던 사람 윤재가 등장해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숙희는 점점 깨닫게 돼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 역시 다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숙희가 처음으로 한 영혼의 사연을 책으로 완성하고, 무화수의 꽃이 피어나는 장면은 이 작품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인 것 같아요.

꽃이 피지 않는 나무라는 뜻의 무화수는 결국 삶의 끝에서도 피어나는 구원과 희망을 의미하죠.

한 송이씩 피어나는 꽃은 망자들의 사연이 비로소 해방되고, 그들의 마지막 마음이 전해졌음을 보여줘요.

 

<저승서점>은 죽음을 다루지만, 정작 이야기의 중심에는 삶의 의미가 있어요.

여원 님은 저승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조용히 묻고 있죠.

정말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남긴 이야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이 책은 누군가의 이야기 한 조각이 곧 나 자산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그렇게 숙희와 함께 우리는 타인의 슬픔 속에서 나를 위로받고, 나의 후회 속에서 타인을 이해하게 되죠.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작은 저승서점이 있는 듯해요.

후회로 가득 찬 페이지를 덮고, 다시 한 장의 새 페이지를 펼칠 수 있는 그곳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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