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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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우리가 외면한 의도의 그림자, 그 끝에 남는 건 무엇일까?'


기유슬 님의 <미필적 고의>는 제목부터 마음을 단단히 잡아 끌어요.

법률 용어인 '미필적 고의'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 결과를 받아들일 의사가 있을 때 성립하는 개념이죠.

하지만 저자는 이 단어를 법정이 아닌 인간관계와 윤리의 영역으로 확장해내요.

이 소설은 결국 '우리가 알고도 모른 척한 일들', '피해를 외면한 침묵의 공모'를 다루죠.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 속 인물들의 작은 균열에서 출발해요.

누군가의 고의는 명백하지 않지만, 분명히 ‘의도된 무관심’이 있죠.

저자는 그 미묘한 심리의 틈을 치밀하게 포착하며, 법과 감정, 죄책감과 자기합리화가 어떻게 얽히는지를 보여줘요.


읽는 내내 '나는 과연 완전히 무고한가?'라는 질문이 따라붙게 되더라고요.

저자의 문장은 담백하지만 날카로워요.

불필요한 장식 없이, 차갑게 절제된 문체로 인물들의 내면을 파고들죠.

그 덕에 감정의 파동이 더 크게 전해져요.

특히, ‘고의’와 ‘우연’의 경계가 무너지는 후반부의 전개는 불편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요.


<미필적 고의>는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가를 묻지 않아요.

오히려 '우리는 왜 침묵했는가', '나의 방관은 죄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죠.

사회적 윤리와 개인적 양심의 교차점에서 서성이는 우리 모두의 초상을 비추고 있어요.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오래도록 시려요.

불쾌한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결코 편한 독서는 아니에요.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이야말로, 우리가 외면해온 현실을 직면하게 하는 진짜 문학의 힘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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