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먹는토끼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엄마의 얼굴>

 

그리움은 오래된 애도입니다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이 문장이 마음을 떠나지 않았어요.

 

KBS 아나운서 김재원 님의 에세이 <엄마의 얼굴>은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기억에서 시작돼요.

열세 살의 소년이었던 그는 그때 충분히 울지 못했어요.

너무 어려서, 너무 갑작스러워서, 제대로 애도할 겨를이 없었던 거죠.

그 미완의 감정이 세월을 지나 다시 떠오르며 이 책으로 피어났어요.

 

이 책은 짧은 글을 통해 어머니와의 추억, 아버지와의 거리,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고민, 그리고 이라는 언어에 대한 성찰이 잔잔하게 이어져요.

 

저자는 직업적으로 말을 다루는 사람이에요.

그래서인지 문장은 조심스럽고, 단어 하나하나에 온기가 있어요.

 

그는 우리가 하는 말이 백김치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죠.

짠맛 대신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 말, 상처보다는 위로가 되는 말을 꿈꾸는 마음이 느껴져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엄마 얼굴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 속에서 불러내는 순간, 저 또한 제 안의 엄마를 떠올리며 조용히 미소짓거나 눈시울이 뜨거워졌죠.

 

어릴 적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손잡고 걸었던 골목길, 그때는 몰랐던 사랑의 무게.

이 모든 장면들이 저자의 문장 속에서 다시 살아나더라고요.

그의 문장은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그 단정한 문장 사이로 스며드는 감정의 깊이는 마치 오래된 가족 앨범을 넘길 때의 묘한 울림을 줘요.

 

<엄마의 얼굴>은 단순히 그리움의 기록만이 아니에요.

저자는 언어가 가진 힘, 말이 타인에게 남기는 흔적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요.

 

말은 나무입니다. 심은 말은 언젠가 그늘이 되어 돌아옵니다

직업인으로서의 언어 감각과 인간으로서의 따뜻한 사유가 교차하며, 책은 한 편의 긴 성찰문처럼 읽혔어요.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사랑을 되돌려주는 에세이다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 부모와의 관계에 미안함이 남는 사람, 그리고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