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광선 꿈꾸는돌 43
강석희 지음 / 돌베개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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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녹색 광선>

 

가끔 어떤 책은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가도, 책장을 덮을 즈음엔 묘한 위로를 건네곤 하죠.

강석희 님의 <녹색 광선>이 바로 그런 소설이었어요.

 

이야기의 주인공 연주는 한때 모범적인 학생이었지만, 특목고 입시에 실패하면서 균열이 생겨요.

성취와 실패의 무게, 부모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려 애쓰다 결국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섭식장애로 이어지는 연주의 모습은, 단순히 한 소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압박과 불안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어요.

 

연주의 곁에는 장애를 가진 이모 윤재가 있어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고 싶으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죠.

때론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이 관계는,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인간관계의 진짜 얼굴을 닮아 있어요.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진실하죠.

 

<녹색 광선>이 특별한 건, 주인공들이 갑자기 모든 문제를 해결하거나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 대신 아주 작은 걸음으로 서로의 세계를 조금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죠.

이 과정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겪는 회복의 현실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책 제목처럼 마음속에 은은한 빛이 남아요.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고, 또 그 손을 잡아줄 수 있다는 가능성 말이죠.

그것이 삶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라는 걸 이 소설은 차분히 일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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