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고양이
이준희 지음 / 폴앤니나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맥살롱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평행우주 고양이>

 

기억, 고통, 그리고 다른 가능성에 대한 여섯 편의 질문

 

이준희 님의 소설집 <평행우주 고양이>는 일상의 작은 틈새에서 시작해 기억, 자아, 고독, 그리고 평행우주라는 거대한 상상으로 뻗어나가는 여섯 편의 단편을 담고 있어요.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하나의 큰 강줄기로 이어지듯 나는 누구인가, 나의 고통은 어떻게 나를 만들었는가, 다른 삶은 가능할까라는 공통의 질문이 다가오죠.

 

<루디>에서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소방관 태주가 인공지능 루디와 함께 기억을 지운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있어요.

고통은 잊어야 할 짐일까요, 아니면 내가 나일 수 있는 증거일까요?

 

<대수롭지 않은>은 사소해 보이는 일상적 순간들이 사실은 삶을 이루는 중요한 파편임을 보여줘요.

비둘기 떼가 날아오르는 장면처럼, 작은 순간이 남기는 감정의 흔적을 다시 보게 되죠.

 

<평행우주 고양이>는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대학원생 레나의 이야기에요.

다른 우주에는 더 나은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그녀를 위로하지만, 결국 마주해야 하는 것은 현재의 자신이죠.

고양이는 그 상상과 현실 사이에 묘한 다리를 놓고 있어요.

 

<심해의 파수꾼들>특별하다는 것이 때로는 고립의 이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줘요.

심해라는 공간처럼 고요하지만,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특별함과 고독의 이중성을 성찰하게 되죠.

 

<마인드 리셋>은 자기 안의 목소리와 싸우는 한 여성의 내면을 그려요.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지만, 결국 그것까지 포함한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수용의 중요성을 말해요.

 

<여자의 계단>은 사회적 역할과 진짜 자아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두려움 속에서도 성장과 변화의 씨앗이 피어날 수 있음을 은유적으로 보여줘요.

 

이렇듯 여섯 편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색깔의 고양이처럼 느껴지죠.

조용히 곁에 와 앉아 있지만, 그 시선은 날카롭게 내 마음 깊숙이 들어오고 있어요.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나았을까?’

내 고통은 지워야 하는 걸까, 안고 가야 하는 걸까?’

특별함은 축복일까, 고독일까?’

이런 질문들이 마음에 오래 남게 되더라고요.

 

<평행우주 고양이>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거나 지나쳐 버린 기억과 감정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에요.

평행우주를 상상하며 잠시 위로받지만, 결국 지금 여기의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만들죠.

 

철학적 상상을 좋아하는 분,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 의미를 찾고 싶은 분, 고양이처럼 조용하지만 강렬한 위로가 필요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소설집이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